1-1. 진로고민
'하고 싶은 게 없어요'
'잘하는 게 없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쭉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거기에 속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나처럼 '진로고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료, 유료 진로상담도 받아보고 책도 읽고 이것저것 많이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도움이 될만한 진로설정 방법을 소개해본다.
STEP1 진로설정 - 진로고민 편
노트를 펼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 어떤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자.
나는 곤충이 재밌어, 나는 아이돌이 좋아, 나는 선생님이 멋져보여 등등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관심있던 것도 좋고 먹는 것, 여행, TV, 전시회 등등 취미도 좋다.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좋아, 나는 사람들을 돕는 게 좋아, 나는 무언가 창의적인 걸 만들어내는 게 좋아 등등 성격적인 것도 물론 해당된다. 현재의 능력, 상황은 제쳐두고 직업이랑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써보자.
이렇게 써둔 좋아하는 것들을 공통점을 중심으로 묶어본다. 예를 들어 나는 아이돌이 좋아, TV보는 것이 좋아, 창의적인 걸 만들어내는 게 좋아를 묶어놓으면 이를 '방송국 or 엔터테인먼트'라는 진로분야와 연결시킬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명확하게 연결이 안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씩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니까.
그리고 어느 한가지로 딱 연결이되서 '진로설정 끝!'을 외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마 아직까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 여러 카테고리들이 나올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우리 손에 몇가지 선택지가 주어지게 된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무엇을 할지 고민된다면 그 고민은 당장 그만두는 게 좋다. 왜냐하면 지금 아무리 머리로 고민해도 정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선택지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아니, 진로에 있어서 정해진 답이라는 건 없으니 표현을 달리해 이제 '좋아하는 것을 하고싶은 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제 머리로 고민하지 말고 직접 행동할 차례이다.
막연하더라도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자신이 걷고있는 길이 어떤 길인지 차차 윤곽이 잡힐 것이다. 1년 동안 열심히 고민하는 것보다 한달이라도 관련 업무를 직접 해보는 것이 진로고민에 도움이 된다. 정규직이 아니더라도 아르바이트, 계약직도 괜찮다. 이제 일을 하면서 정말 '나의 가슴이 뛰는 일'인지 생각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나의 우선순위는 '가슴뛰는 일인가'이다.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노트를 펼쳐서 자신이 잘하는 것, 평소에 칭찬받았던 것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떠오르는 것을 적어보자.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배웠던 국영수가 될 수 있고, 꼭 과목이 아니더라도 성격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사교성이 좋아, 나는 암기력이 좋아, 나는 협상을 잘해, 나는 여러 사람앞에서 떨지 않고 말을 잘해 등등. 심지어 나는 거짓말을 잘해 같은 단점도 내가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나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만약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다른데 둘 중 어떤 일을 해야하나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직업에 있어서는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을 권한다. 타고난 재능은 앞서있는 출발선을 의미한다. 남들에 비해 그 일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같은 노력이라면 더 좋은 결과를, 남들보다 덜 노력해도 비슷한 결과를 내게 만들어줄 것이다.
또한 좋아하는 일도 일로 하면 좋아지지 않을때가 있고, 잘하는 일은 계속 잘하고 칭찬받고 인정받다보면 가슴이 뛸 정도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일이 좋아질 수 있다.
잘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꼭 재능이 있는 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들에 비해 내가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 역시 재능만큼이나 나를 다른 출발선에 놓아준다.
유리한 조건의 대표적인 예는 '대학 전공'을 들 수 있다. 입시 점수에 맞춰 대학교 학과를 선택했는데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고 딱히 다른 것도 할 게 없어 진로고민이 된다면 일단 그 전공으로 일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 분야를 전공했다는 졸업장 자체가 내가 가진 하나의 무기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외에도 동아리 활동, 아르바이트 활동, 봉사 활동, 외국어점수 등등 내가 여태까지 받은 교육이나 활동 등을 정리해본다. 딱히 어떤 목적과 진로를 염두해 두고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그리고 어필할 수 있는 강점과 스토리가 무엇인지 파악해본다. 사소한 어느 것 하나 나의 자산이 아닌 것은 없다.
나는 도저히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모르겠다 고민하는 것도 머리 아프다 싶으면 주변 사람들의 직업을 살펴보자. 가장 가까운 부모님부터, 친척, 친구들, 선후배 등등 나에게 정보와 도움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면 된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속담은 다소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나는 주변 사람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학교에서 공부만 하던 학생들에게 가장 친숙한 직업은 주위 사람들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단순한 게 가장 좋은 선택일 때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직업을 따라가는 것은 진로선택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만 후에 그 진로를 준비하고(자기소개서, 면접 등) 또 현업에서 일할 때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부정청탁이나 불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위의 세가지 방법으로도 도저히 모르겠으면 그냥 '남들이 좋다는 직업' 중에 고른다. 공무원, 대기업, 의사 약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등등.
진지하게 진로고민 중인데 그냥 남들이 좋다는 직업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할 수도 있지만 사실 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남들이 좋다는 직업을 그냥 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굉장히 좋은 쪽에 속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저 부모님의 기대와 남들의 눈치에 맞춰 '남들이 좋다는 직업'을 하는 것과 열심히 진로고민을 해봤지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서 '남들이 좋다는 직업'을 가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요즘 젊은 애들은 다 공무원을 하려고 해서 문제야'라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나는 진로고민을 하며 허송세월 보내느니 차라리 뭐라도 일단 하는 것이 백배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 언급한 '남들이 좋다는 직업'은 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중에 생기더라도 절대 시간낭비가 아니라 '강력한 스펙'이 되어준다. 아무리 진로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나오지 않는 답을 붙들고 괴로워하고 시간낭비하는 것 보다 일단 뭐라도 일하면서 고민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