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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불안정에 대한 단상들

짧은 스쳐 지나가는 생각

by 반항녀 Feb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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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라고 작은따옴표를 찍은 것에서 다들 아실 수 있겠지만 제 글로 타인의 불안정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습니다. 즉, 소극적인 단상입니다.


1. 불안과 불안정의 차이

불안 :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함.

불안정 : 안정성이 없거나 안정되지 못한 상태임.


요즘 내 상태는 ‘불안’이 아닌 ‘불안정’ 한 상태다. 마치 게임 중반 정도로 들어선 곧 넘어질듯하지만 넘어지지 않는 젠가 상태 같달까. 예전에는 불안이 컸다. 불안하고자 한건 아니지만 미래의 내 상태와 과거의 내 행위로부터 불안할 건덕지들을 억지로 데려와 꾸역꾸역 불안해했다. 요즘 사람들은 불안증은 디폴트값으로 장착하고 계시니 아시리라 생각한다. 지금 내 불안정은 포인트 없이 아슬아슬한 기분이다. 아, 적다 보니 마음이 문젠듯 싶다. 곧 변화할 환경에 쉬이 안정감을 갖지 못하는 상태다. 솔직히 객관적으로는 복에 겨웠다할 수 있겠지만 무언가 시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나에게는 괴롭다. 무엇에 대한 결정이냐 물으신다면 것도 사실 모르겠다.


2. 불안정의 좋은 점

흔들릴랑 말랑하는 젠가 같은 상태의 불안정한 나는 이 흔들림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자기 계발 욕구랄까. 책을 더 읽고 더 많은 걸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몸을 실제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민은 하고 있다. 과학용어로 뭔가가 있을 듯한데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향하는? 그런 용어 없나요? 없다면 문송합니다.


불안정함으로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원서로 읽을 수 있는 노벨문학상 작품이 생겼음에도 그 원서를 굳이 영어로 읽겠다고 한강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영문판을 샀다. 골치 아프다. 생각보다 어렵네.


3. 불안정의 나쁜 점

슬픈 감정이 든다. ‘왜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불안정한 걸까? 뭐가 문젤까?’하는 자책성의 생각과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아, 자기만족이 안 되는 상태인 걸까. 텅장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그저 지금 내 상황에 만족하고 어느 정도 안주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안주한다’라는 말이 부정적으로만 보였는데 요즘은 ‘되고 싶은 상태’가 되었다. 아무튼 문득 불안정함이 목 끝에 차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울고 싶다. 술이 좀 들어가면 대성통곡을 할 텐데 안타깝게도 술찌다.


4. 의학의 도움

신경안정제를 먹어도 일시적이다.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마음의 근육은 어떻게 키우나요? 극도의 시련을 겪으면 되나요? 저는 충분히 겪은 듯한데 아직 딴딴해지지 않은 거라면 이것도 맷집이 세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역시나 자기 계발이 필요하다. 명상을 좀 해볼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아니, 나를 마냥 예뻐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5. 책과 함께

요즘 내 삶은 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불안정을 얘기할 때도 빼놓을 수는 없지 않을까. 책꽂이에 책이 잔뜩 꽂혀있는 모습을 보면 안정감이 든다. 안타깝게도 여기서 몇 권은 정리를 해야겠다. 회자정리. 아니, 나랑 결이 안 맞는 친구들. 다시 읽지 않아도 될 책들을 골라 알라딘에 가서 그 돈으로 또 좋은 책들을 발굴할 생각을 하니 든든하다. 당장 내 불안정함은 책으로 채울 수 있다!!


끝에 가서 글이 길을 잃은 기분이다.


하지만 뭐 어때.


나 조차도 길을 잘 잃는데. 그래도 멀쩡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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