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
처음 보는 모습에서 떠오르는 어떤 모습
호기심이 만드는 양치식물의 fun fern story
몽블랑 MTB 트레킹에서 본 알프스 양떼
코로나가 유행하기 직전 몽블랑 MTB 6일간 투어에 참여한 것은 극적이었다.
몽블랑트레킹 연습차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랙을 걷고, 오름을 오르고, 계곡을 탔다.
몽블랑트레킹 6개월 전 월드컵경기장 트랙에서 걷던 중 발목을 뼜고
5개월을 한방, 양방을 드나들며 얼마나 알프스 트레킹을 고대했던가?
우여곡절 속에 참여했고, 트레킹 3일차 알프스 빙하 아래 초원에
무수한 양떼들의 풍경에 감탄하며 흥분했던 추억을 만들었다.
양의 이빨이라는 뜻을 가진 양치식물(羊齒植物)의 개념을 설명하는 이 글에
알프스 양떼 풍경을 소개할 수 있음에 내 다리에 감사한 마음이다.
세포큰조롱에서 익룡을 모습을 상상하다.
졸저 "야생화 일기(2020.12.19 이분의일)"에서
세포큰조롱이라는 박주가리과의 풀을 찾아
4시간을 달리고, 눈알빠지게 작은 꽃에 초점을 맞추며
하늘을 나르는 익룡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촬영했고,
"쥐라기공원 영화에는 꽃이 나왔을까?"라는 글을 썼다.
"쥐라기공원" 영화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은
동물을 납치하여 먹잇감으로 삼는 무서운 공룡이었다.
익룡의 영명 Pterosaurs는 "날개가 있는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양치식물의 영문명은 Pteridophyte인데,
그 어원은 익룡(Pterosaurs)과 비슷한 ‘날개가 있는(winged)’이란 그리스어이다.
동양에서는 고사리의 갈라진 잎에서 양의 이빨을 상상했다면
서양에서는 익룡의 날개 모습을 상상했던 것이다.
별고사리 모습에서 익룡의 날개와 양의 이빨을 찾아보세요.
별고사리는 제주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고사리 중의 하나이다.
알고 보면 흔한데, 알지 못할 때는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서귀포 박수기정에서 별고사리를 처음 보고, 볕이 좋은 날 다시 찾아갔다.
고사리 초보의 설레임은 먼길을 가야 했다.
역광으로 보니 포자낭이 별처럼 보인다.
숲에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면 별고사리 포자낭군은 은하수 같다.
제주도에서는 기름진 땅을 벨진밧이라고 부르는데, 별이 떨어진 밭이라는 뜻이다.
숲에 군락을 이룬 별고사리들은 하늘에 떨어진 별들이었다.
하늘의 별을 상상하는 숲속의 별고사리 탐사는 행복의 시간이었다.
별고사리 포자낭군
인간의 상상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양의 이빨, 익룡의 날개, 땅에 떨어진 별들은
양치식물을 보고 그린 인간의 이미지이다.
어려운 양치식물은 텍스트보다 이미지로 기억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상상하며 자기만의 그림으로 양치식물을 보는 시각이 양치식물을 즐기는 것이고 본다.
앞에서 소개한 나의 야생화 이야기는 꽃을 본 이미지에 상상의 옷을 입힌 텍스트이다.
날개나 이빨을 뜻하는 이미지들은
고사리 종류(furn)에 해당하는
우편(날개)이 있는 좁은 의미의 양치식물이다.
그러나 날개가 없는 다양한 모습의 양치식물도 있다.
넓은 의미의 양치식물은 관다발을 가지고 포자로 번식하는
석송류와 고사리류를 모두 포함하는 더 큰 이미지를 그려야 한다.
관속식물 중 종자식물 이외의 것을 통틀어서 양치식물이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그런데 양치식물 중 고사리류(fern)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양치식물이란 용어 자체도 고사리류에서 나왔기에
양치식물을 고사리라고 지칭해도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계통적으로는 단일적이지 않더라도
양치식물(Pteridophyte)의 개념은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 중에서
이끼와 종자식물 사이에 있는
석송류(석송류, 부처손류, 물부추류)와
양치류(속새류, 솔잎란류, 고사리류)의 2개 계열을 묶어
인위적으로 정의된 형식적인 개념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별고사리
별고사리
별고사리 엽신의 정우편은 뚜렷하다.
별고사리의 학명은 Cyclosorus acuminatus 이다.
여기서 종명 acuminatus는 끝이 뾰족하다는 뜻이다.
산 속이나 길가 양지 등 비교적 해가 잘 드는 곳에서
흔히 보이는 상록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북한에서는 이삭고사리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