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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Oct 28. 2024

그 여자



하루가 생쌀처럼 씹히던 날

낮술 한잔 걸치고 나오다 문득

그 여자 생각을 해냈다

우리 어디 가서 옛날영화 한 편 보자

나오다 국밥집도 들르고

쓴 커피도 한 잔 하자

골목길 허름한 담에 반송될 편지를 쓴다

알몸에 대고 꿈이 뭐냐고 묻던

어머니 젖가슴처럼 뽀얗던 여자가

수수밭처럼 붉게 쏟아져 내렸다

세상이 독약을 마실 때마다

외로웠다 산 채로 나는 외로워서

간신히 간신히 그 여자 생각을 해냈다

생이 자꾸 커덩 흔들릴 때마다

잊혀진 완행을 타고 만나러 가는

그리운 슬픔의 화석

내 사랑의 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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