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로 짧게 가서 금방 돌아오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에 확연히 가깝다. 어영부영 세월아 네월아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넋놓고 바라보고 천천히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찍고찍고 한 바퀴 휘돌아오기 보다는 유명한 곳, 교과서에 나오는 곳은 다 제외하고 어디 작고 맑은 강물을 따라 몇이 래프팅하고 노래부르고 그런 소소한 여행에 애정이 간다.
그런 기질이 멍때림으로 이어진다. 불 앞에서는 멍하니 있어도 부족함이 없다. 따뜻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물은 흘러가는대로만 따라 걸어도 그 흐름을 따라 시간이 된다. 차도 그렇다. 물을 받고 끓이고 차를 우리고 붓고 하는 그 행위와 물소리만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차멍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