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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맛! 어묵탕

부들부들 어묵 오동통통 전복

by 이루나 Feb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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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집 식탁에 어묵탕이 올라오는 날은, 대부분 아부지의 퇴근이 늦으시거나 아침 일찍 해장이 필요하실 때였다. 엄마께서 손 빠르게 후다닥 만드셨던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게 어묵탕은 금방 만들 수 있으면서도 따끈하게 속을 풀어주는 요리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남편과 나에게 '부산'은 굉장히 친근한 도시인데, 함께한 부산 여행 때 먹었던 어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관광지에서 먹은 흔한 어묵이었는데, 어묵의 색이 하얀색이어서 한 번 놀라고, 너무 맛있어서 두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나에게 있어 하얀 어묵은 맛있는 어묵으로 정의 내려졌다. (실제로도 어육 함량이 높다고도 한다.)


서로가 바쁜 월요일, 나는 재택 하는 날이기도 하고 한 주 힘냈으면 하는 마음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외쳤다. "내가 어묵탕 해줄게! 빨리 와!"



사용한 재료

어묵 1봉지

물 500ml

다진마늘

파 약간

양파 약간

맛술 약간

간장 1스푼

어간장 2스푼

소금 1꼬집


추가한 재료

전복 1개


까먹은 재료

후추 - 마지막에 뿌려주려다 잊어버림:)


아쉽게도 집에 육수를 낼 수 있는 다시마나 멸치가 없었다. (너구리 봉지라면이라도 있었으면 다시마를 꺼냈을 텐데, 그조차도 집에 없었다....) 시판에 코인육수나 육수팩 같이 넣기만 하면 되는 제품들도 있어 구매를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었다. 그때 번뜩하고 떠오른 전복! 요리하지 않는 딸을 위해 냉동해 주신 전복이 생각나 같이 끓여보기로 했다. 다행히 조리를 한번 해 주신 것 같아 별다른 세척은 필요가 없어 보였지만, 혹시 몰라 솔(라고 쓰지만 사실은 조리용 솔이 없어 새 칫솔)로 솔질해 주었다.


하얀 어묵에 뜨거운 물을 한 번 부어주고, 미리 썰어 얼려둔 파와 양파를 준비했다.


냄비에 어묵과 전복을 넣어준 후 먼저 끓이기 시작했다. 어묵이 불어 흐물거려졌을 때 파와 양파를 넣어준 후 간을 위해 간장, 어간장, 그리고 소금을 넣어주었다. 간을 하니 기대했던 어묵탕의 맛이 나기 시작한다.


나는 불어서 부드러운 어묵을 좋아해 다시 한참을 끓였다. 다시 맛본 어묵은 예상보다 진한 맛이 우러났다.


현실은 로맨틱하지 않아서 그는 결국 정시퇴근을 하지 못했지만, 어묵탕은 바람대로 대성공!

국물에 밥을 말아 따뜻하게 배를 채운 후, 마치 포장마차에서 어묵꼬치에 국물을 마시듯 술 한잔 함께 기울였다. 어묵 덕분에 부산 여행 이야기도 나누며 추억을 되새겨 보기도 했다. 친숙한 재료이기도 하고 만들기 간편한 만큼,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컵에 국물과 어묵을 담아 나눠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지면 아직은 추운 겨울을 조금 녹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


+덧.

지금껏 요리 재료에 '간장'이라고 적었는데, 지금까지 사용했던 간장이 '조선간장(국간장)'이 아니라 '진간장'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다. 요리 초보답게(?) 간장의 종류를 고려하지 못했다. 대신 어간장이 육수 맛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 이번에는 어간장을 주로 넣었다. 혹시 국 요리를 하시는 분들은 '조선간장'을 사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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