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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관능적이고 주술적인 사랑

by 아피 Mar 13. 2025

민음사 유튜브에 세계문학 전집 월드컵 콘텐츠가 있는데 나는 그 콘텐츠를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최악의 애인 편인데 이 책에 나오는 페드로가 최악의 애인 탑 2 후보로 뽑혔고 그 영상이 너무 웃기고 재미있어서 이 책이 보일 때 덥석 집어왔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달마다 하나의 요리를 주제로 요리하는 방법과 함께 페드로와 티타의 사랑을 표현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또 달마다 티타가 요리하는 음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그런 점에서 책의 내용이 약간은 주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책에서 장미꽃을 사용한 요리를 하는데 그걸 먹은 티타의 둘째 언니가 자기 안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웨딩 케이크를 먹은 사람들이 모두 울어버린다거나 하는 내용이 나온다. 또 요리하는 과정이 굉장히 관능적으로 묘사되는데 노르웨이의 숲처럼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뭔가 은밀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티타는 막내딸은 평생 엄마를 부양해야 한다는 운명 때문에 사랑하는 페드로랑 결혼하지 못하는데 페드로는 티타의 옆에 있고 싶다는 이유로 티타의 언니와 결혼한다. 그래서 티타는 굉장히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은밀한 만남을 즐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페드로와 언니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자신의 아이처럼 지극정성으로 보고 마음을 준다. 말로만 들어도 페드로가 그다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책에서 나오는 묘사를 보면 페드로가 글로 써지는 것보다 더 나쁜 사람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저런 사람한테 미련 가지는 티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티타가 존이라는 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좀 화? 가 났던 것 같다. 왜 저런 놈한테 미련 가지는 거야! 하고서


멕시코 소설은 또 처음 읽어 보는 것 같은데 멕시코 소설 중에서도 꽤나 진취적인 책을 읽은 것 같다. 작가가 페미니스트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가족 구조에서 오는 관습적 폭력에 대해서 생각했는데 가문 대대로 막내딸이 결혼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엄마를 보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그리고 이걸 탈피하고 나오는 내용이기에 꽤나 진취적이라고 느꼈고 주인공이 여자인 점에서 작가가 페미니스트 같았다. 


막 엄청나게 흥미돋우며 읽지는 않았는데 괜찮았다. 책을 강박적으로 읽으려다 보니 좀 마음이 급해지는데 일단 좀 여유를 가지려고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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