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오생 Aug 20. 2024

18. 동네 변소는 아고라의 광장

'싸는 문화'와 화장실 중국어

/웨이() tóngxué, ()지아() hǎo!”

여러분도 방글방글 웃으면서,

두 손을 반갑게 흔들면서 인사합시당~!

Lǎoshī, hǎo!

어떤 중국어 회화 교재에는 맨 먼저 "찌우(↘)밍(↘)아~"부터 가르친다. 무슨 뜻일까?
▶ 찌우(↘)밍(↘) [ 救命, jiùmìng ] : 사람을 살리다, 살려주다
▶ 찌우(↘)밍(↘)아 [ 救命啊, jiùmìng'a ] 사람 살려! 이때 '아'는 어기조사.

큰일 난다! 절대 그러지 마시라! 실제로 어떤 위급상황에 이 말을 쓸 수 있을까?
(1) 물에 빠졌을 때? 천만의 말씀! 물에 빠져서 꼴까닥 대는 상황에선 아무 말도 못 한다.
(2) 불이 났을 때? "자오(↗)훠(↓)러! 着火了, 불이야!"라고 외쳐야 한다.
(3) 강도/깡패가 칼 들고 위협할 때: "사람 살려" 외치면, 강도는 진짜로 찌른다. 다른 주변 사람들도 오히려 도망간다. 그게 인간 심리다. 중국에선 더 그렇다. 그러니까 어쩌자고? 그런 일을 당하기 전에 내가 먼저 진심과 성의를 다해 방글방글 웃으며 인사하자! 최소한 두 번에 한 번은 봉변을 면한다.


자, 웃음운동 15초, 시이작~

다음에는 혓바닥운동!

자(↗) (ㄹ)(), 자(↗)/(ㄹ)(),

[ zá ], 혀를 폈다가, [ zhì ], 말았다가, [ zá, zhì ] 폈다가 말았다가, 시이~작!


다음에는 복습 시간!!!

<16. 괜찮다고요? 난 아니걸랑요!>

얼른 클릭해서 30분 정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다시 오시라.


자, 그럼 오늘의 중국어,

정말 정말 중요한 말들을 배워봅시당?

이름하여... 변소 중국어~! ㅋ

좀 더 우아하고 고상하게 말하자면... 화장실 중국어~! ㅋㅋ


근데 변소랑 화장실은 달라도 완전 다르답니다~

중국에서 잘못 말하면 그대로... 으으으윽... 난 몰러 몰러 ㅠㅜ

개피보기 십상이니깐 피 터지게 열공해봅시당 ^---^

 


급하다, 급해. 화장실을 찾아라


앗, 물건을 잔뜩 사고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배가 꾸륵꾸륵, 아무래도 (을)라(→) 뚜(↘)즈, 설사인 것 같네?(어쩐지 아까 많이 먹더라…) 으악, 클났다! (↗)스(↗)워(↓)ㄹ러(↑), 급하다, 급해! 화장실이 어디 있지? 헉,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그걸 중국말로 어떻게 하지? 그런 비상사태를 대비하여 미리미리 연습을 하자.

▶ 지(↗)스(↓)ㄹ러(↑) [ 急死了: jísǐle ] : 급하다, 급해!
여기서 '스(↓)'는 진짜로 죽는다는 뜻이 아니라 죽을 만큼 '~하다'는 뜻.
흔히 [ 지(↗)스(↗)워(↓)ㄹ러(↑) ]라고 한다. 이때 '워(↓)'는 '나(我)'. 급한 행위에 처한 당사자.

▶ (을)라(→) 뚜(↘)즈 [ 拉肚子: lā dùzi] : 설사하다.
'(을)라(→)'는 '잡아당기다', '뚜(↘)즈'는 '배(腹)'라는 뜻.


[ ~이 어디 있죠? ]Hànyǔ zěnme shuō? 중국어로 어떻게 말할까요?


[ 짜이(↘) 나~얼(↺)? : 在哪儿, zài nǎr? ]이라고 하면 된다.

[ nǎr : 哪儿 : 어디 ]이라는 의문사를 활용한 의문문이다.


이때 [ 짜이(↘): 在, zài ]라는 단어는 품사가 아주 재밌다. 그 뒤에 동사가 있으면 [ (어디 어디)에 ]라는 전치사이고, 그 뒤에 동사가 없으면 [ (어디 어디)에 있다 ]라는 뜻의 동사가 된다. 예를 들어 드릴까? 빨간색 글자가 동사다.


▷ 你哪儿? 너 어딨 니?

▷ 你哪儿汉语? 너 어디서 중국어 배우니?




화장실Hànyǔ zěnme shuō? 중국어로 어떻게 말할까요?


하하, 이게 아주 여러 가지 표현법이 있다. 우리말도 그렇지 않은가? 화장실, 변소, 측간, 해우소(解憂所, 解忧所)…. 중국말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우선 세 가지만 배우자.


▷ [ 시(↗)shǒu jiān : 洗手间 ] : 수세식 화장실

▷ [ 웨이()ㄹ성(→) 지엔(→) : wèishēngjiān,卫生间 ] : 수세식 화장실

▷ [ ()수오(↓) : 厕所 ] : 옛날 푸세식(?) 측간


중국 사람들은 수세식과 푸세식을 비교적 엄격하게(?) 구분하므로 잘 구별해서 사용하자. 점잔을 떠느라고 오지에 있는 시골 마을에서 [ Qǐngwènyixia. Xǐshǒujiān zài nǎr? ] 하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 모두들 고개를 가로저으며, 몰라요. 그런 거 없어요, 할 게 뻔하다.


반대로 으리으리한 6성급 호텔에 가서... 프런트의 어여쁜 안내 아가씨에게...

[ Qǐngwèn. suǒ 짜이() 나~얼(↺)? ]이라고 물어보면? 그건 국제적인 개망신! 아시겠지?



자, 여기서 퀴즈! 전통 시장 바닥에서 배탈이 난다면 어떤 곳을 찾아야 될까요?


suǒ 하이(↗)쓰-  xǐshǒujiān?

()수오(↓) háishi 시(↗)ㄹ서우(↓)지엔(→)?

厕所, 还(還)是- 洗手间?

변소일까요, 화장실일까요?

정답 : 이때는 [ ()수오(↓) ]가 어딨 냐고 물어봐야 한다. 하지만 대도시의 전통 시장이라면 [ 시(↗)ㄹ서우(↓)지엔(→) ]이라고 해도 통한다. 경제적 여건이 좋아질수록  [ ()수오(↓) ]는 점점 옛날 말이 되어가는 것이다. 우리도 바로 얼마 전까지 똑같은 과정을 겪어왔다. 중국은 그 속도가 더욱 빠르다. 통과!




그나저나 누구한테 물어본다지? 할아버지한테 여쭤봤더니 쏼라쏼라,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따다다다,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다. 게다가 퉁명스럽기 이루 말할 데가 없군. 으~ 미치겠네!


앗, 저기 젊은 아가씨가 있네? 상냥해 보이기도 하고 교육 수준도 꽤 있어 보인다. 맞아, 저런 아가씨들 하는 말을 그래도 제일 잘 알아듣겠더라…. 근데 에구 쪽 팔려….


여러분, 이렇게 말을 꺼내기가 겸연쩍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죠? [ 응, 그러니까… ], [ 에, 또… ] [ 저… ] 그러죠? 중국말도 마찬가지다. 머리를 긁적이며 [ ㄹ쩌거... Zhège- : 这个- ] 하면 된다. 말을 조금 끌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 ㄹ쩨이거... Zhèi ge- ]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 [ 这, 這 ]의 발음은 두 가지다. ① [ ㄹ쩌, zhè ] ② [ ㄹ쩨이, zhèi ]. 주로 [ ㄹ쩌 ]라고 발음한다.
▶ [ ㄹ쩌거, zhège : 这个 ]의 원래 뜻은 [ 이것, 이거 ]이다.
▶ [ zhège- : 这个- ]는 췌사贅辭로도 많이 쓰인다. 겸연쩍을 때나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많이 사용한다. 여기서는 췌사의 뜻으로 사용했다. 근데 이런 말을 자주 하지는 말자. 중국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말끝마다 이 말을 달고 다니면 아주 듣기 거북하다.


아무튼 친절한 아가씨 덕분에 드디어 suǒ를 찾았다. 어쭈, [厕所]라고 글씨까지 써있군. (요새 공공 화장실에는 公共卫生间 꿍(→)궁 웨이()ㄹ성(→) 지엔(→) ]이라고 쓰여 있다. 대문 사진 참조)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네? 중얼거리며 들어가는데, 갑자기 어떤 아줌마가 입구를 가로막고 손을 내민다. 하하! 요새는 거리에 유료 화장실이 많이 생긴 거다.


그건 좋은데 에고고... [ 링(↗)치엔(↗) : líng qián : 零錢, 零钱 ] 잔돈이 없네? 으, 급해죽겠는데….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입장 성공! 어휴, 살았다. 앗! 근데… 맙소사! 이번엔 [ 웨이()ㄹ성즈(↓) ], 휴지가 없잖아!  

▶ [ 웨이(↘)ㄹ성즈(↓) : wèishēngzhǐ 衛生紙, 卫生纸 ] 휴지.
▶ 식당에서는 [ 찬(→)진(→) : cānjīn, 餐巾 ], 냅킨을 달라고 해야지, 웨이(↘)ㄹ성즈(↓)를 달라고 하면 쪽 팔리게 된다. ^^;;

▶ 요새 중국은 거의 모든 것을 전부 다 핸드폰으로 QR 결제를 한다. 거지 동냥도 그런다니, 화장실 이용료도 그럴 것 같다. 소오생은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두세 번씩 중국을 갔지만, 그 이후로 간 적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 더 이상 중국에 가고 싶지 않다. 중국은 그야말로 '빅브라더' 시대다. 얼굴 인식으로 자동 결제하는 곳까지 있다니 핸드폰 사용과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익숙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아,  좁혀 앉읍시다!


         

오늘날 중국은 일 분 일 초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그 변화가 너무 빨라서 정말 공포스러울 정도다. '문명의 발전'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런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고, 중국의 '변소'가 '화장실'로 급격하게 변화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 중국 발전 속도의 상징이다.


인간 사회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몇 가지 척도가 있다. (1) 먹는 문화. (2) 싸는 문화. (3) 섹스 문화. (4) 주검의 처리 문화. (5) 기타. 출생 문화와 성인식 문화 등등.


그중 중국의 먹는 문화에 대해서는 2014년 8월 20일 현재, 매거진 [중국 음식 중국 문화]에서 이바구를 거의 다 풀고 있는 중이다. 알고 계시죠? 주검의 처리 문화는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생사관生死觀으로 이어진다. 장차 [차마고도, 방랑의 추억] 매거진에서 다루어 볼 생각이다.


문제는 '싸는 문화''섹스 문화'다. 그 어떤 것 못지않게 중요한 데 민망하고 남사스럽다고 다들 입에 올리기를 기피한다. 그러나 피한다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언젠가 소오생이 정면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다.


근데 지금은 중국어 공부를 하자는 시간 아니냐. 근데 갑자기 "싸는 문화' 이야기를 왜 꺼냈느냐? 왜냐하면... 소오생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어언 수십 년! 그 유구한 세월 속에 이 중요한 '삶의 핵심 언어'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교재도 마찬가지! 기껏해야 점잖게...


처/수오 짜이 나얼?  변소가 어디예요?

시/ㄹ서우/지엔 짜이 나얼? 화장실이 어디예요?

 

요 따위나 가르쳐줄 따름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묻는다. 대변은 오늘 몇 번이나 보셨죠? 근데 그런 중국말을 배운 적이 없다면 알아들을 리가 만무하다. 얼마나 중요한 말들인지 이제 짐작이 좀 가시는지? 그런 말들을 배워보자.


호랑이가 뻐끔뻐끔 곰방대로 담배를 피던 시절, 소오생이 겪었던 중국 '화장실(?)' 스토리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박사 학위 논문을 쓸 정도다. 오늘은 심심풀이 땅콩 삼아 화장실(변소) 중국어 공부도 할 겸, 그중 에피소드 몇 개만 골라서 들려드릴 테니, 중국 사회가 얼마나 급변했는지 뼈저리게 체감해 보자. 오케이?


EPISODE 1.


칠흑 같은 밤. (↗)(↗)(↘)(→), 长途汽车[chángtúqìchē, 장거리 버스], 어둠을 뚫고 미지의 땅을 한없이 부릉부릉 숨 가쁘게 달리던 창투/치처가 문득 숨을 멈추었다. 음? 무슨 일이지? 창 밖으로 길가에 불빛 몇 개가 보인다. 그때였다.


fāngbiàn! 팡(f)비엔!

어둠을 뚫고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응? 뭐... 뭐야, 이거. 저, 전쟁이라도 났나? 부들부들...


fāngbiàn! 팡(f)비엔!


누군가 버스 앞문 옆에 일어서서 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버스 기사였다. 그러자 승객들이 일제히 우르르~~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간다.


ㄹ서, ㄹ선(↗)머 ㄹ쓰(↘)?

什... 什么事?

무, 무슨 일이죠?

떨리는 목소리로 뒷자리의 젊은 친구에게 물어보니, 변소가 있는 곳에 도착했으니 다 같이 내려서 용변을 보라는 뜻이란다. 후유, 놀랬잖아... 근데 꼭 다 내려야 하나? 누가 도둑질 할지도 모르니 모든 승객이 다 내린 후에 기사가 버스 문을 잠가야 한단다. 그래서 모든 승객이 다 내리라는 이야기. 쩝...


그나저나 [fāngbiàn]이 무슨 뜻이길래? 요새 같으면 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했겠지만 그때는 호랑이가 뻐끔뻐끔 담배를 피웠으므로 부득불 나중에야 사전을 찾아보게 되었다.



▷ 方便 [fāngbiàn] 편리하다, 남을 이롭게 하다, 넉넉하다



햐, 이 정도야 당근 나도 알지. 方便面 [fāngbiànmiàn, 즉석면 즉 라면]도 여기서 나온 말이잖아. 만들어 먹기가 얼마나 편리한가! 또 무슨 뜻이 있을까? 소오생은 '방편'이라는 말에 "부처님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쓰는 신묘한 수단과 방법"이라는 뜻도 있다는 사실도 안다. 에헴, 헴.


어라? 근데... '용변을 보다'라는 뜻도 있네? 직설적이 아니라 우회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아하, 그렇구나! 예문도 나와 있다.


不要方便? Nín yào bù yào qù fāngbiàn yīxià?용변(?) 보러 가실래요?

▷ 我去方便一下。 Wǒ qù fāngbiàn yīxià。실례 좀 하겠습니다.(의역)


우회적으로 돌려서 하는 말에는 이런 표현도 있다. 이 참에 이것도 꼭 알아두자.  


我上一号(去)Wǒ shàng yíhào (qù)。저, 일 번 방에 갑니다.


(↗)하오(), 일 번 방이라... 과연 그렇다. 1번이고 말고... ㅋㅋ

그와는 반대로 아주 원초적이고 직설적으로 하는 말도 있다.


(을)라(→)/ㄹ쓰(↓), 拉屎[lāshǐ, 똥을 싸다]   

(→)펀(↘), 粪(糞) [sāfèn, 똥을 싸다 ]


(→)냐오(↘) 撒尿 [sāniào, 오줌을 싸다]

냐오(↘)냐오(↘) 尿尿[niàoniào, 오줌을 싸다]


중간 정도의 용어도 있다. 아차차... 낭패 보지 않으려면 모두모두 알아둬야 한다.


▷ 解大便 [jiĕ dàbiàn, 대변을 보다]

▷ 解小便 [jiĕ xiăobiàn, 소변을 보다]


후일담. 그날 밤, 그곳에서 소오생은 무사히 용변을 잘 보았을까?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그곳의 [()수오(↓)]는 도저히 접근하려야 접근할 수가 없었다. [()수오(↓)]에워싸고 수많은 ()비엔(↘)들이 차곡차곡 무수히 겹쳐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OMG!



EPISODE 2.


아래의 그림을 보시라. 소오생이 무엇을 그린 것일까?


소오생이 찾아갔던 어느 오지의 시골 마을에는 화장실, 아니 변소가 마을 전체에 딱 한 군데밖에 없었다. 중국 오지엔 그런 곳이 많다. 위의 그림은 어느 날 아침 찾아갔던 그 변소의 '오감도', 즉 공중에서 바라본 그림이다. 정말로 사진을 찍고 싶었다. 못 찍었으니 그림으로라도 그릴 밖에...


[ 특징 1 ] 문이 없었다. 위의 그림 우측 상단의 빈 공간이 문(?)이다. 아무것도 없었다. 바깥에서 각도를 맞춰서 안을 들여다보면 그대로 보인다. 소오생이 겪었던 옛날 우리나라 변소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었다.


[ 특징 2 ] 공용共用이었다. 용변을 보는 사람들끼리는 그야말로 추호의 숨김도 없는 사이였다. 여기서 잠깐, 퀴즈 문제! 위의 그림의 구조가 이해되시는가? 지금 시멘트로 지어진 변소 안에 기다란 구멍이 있고, 그 구멍을 가운데로 하여 4명이 앉아있는 그림이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있는 '3' 자처럼 생긴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신문지다. 용변을 보는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막이였다. 모든 사람들의 입에는 한결 같이 담배가 물려 있다. 오, 그래, 맞아! 담배라도 피워야지, 아니라면 후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멀티 어택을 당하는 순간을 어떻게 견디겠는가!


신문지는 사후事後에 이리저리 꼬깃꼬깃 꼬기고 꾸겨야 한다. 그래야 아프다. 그것도 감지덕지... 옛날  소오생이 어렸을 때 우리나라 산골 마을에 갔더니만, 변소 밖에 새끼줄이 걸려 있었다.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힌트: 위치 선정을 잘해서 사용해야 한다. 어린 소오생은 어찌 해결했을까? 다음에 책으로 쓰게 될 때면 기억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간에... 늦게 온 몇몇 사람들은 변소 안에 서서 줄담배를 피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어제 갑돌이 네는 먼 일루 밤늦게까지 허벌나게 싸웠댜? 갑순이 네는 돈 벌러 도시에 갔던 아들내미가 사기당하고 돌아왔다매? 하하, 알고 보니 여기가 바로 이 동네 사랑방이요, 아고라의 광장이네? 근데 댁은 뉘슈? 첨 보는 얼굴인데? 아, 저 말입네까? 엔벤서 왔수다레. 소오생이라고 합디요.


그때였다. 갑자기 아재 한 명이 다급하게 들어오며 외쳤다.


(↗)스(↗)워(↓)ㄹ러(↑), 急死我了! 급하다, 급해!

()지아() 지(↗)이/지(↗), 大家挤一挤!다들 좁혀 앉자고!


앉아있던 신문지 네 장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레카! 소오생은 지하철에서나 사용하던 (↗)이/지(↗)용법을 새롭게 깨닫기 시작했다.

▶ 지(↗)이/지(↗) [ 挤一挤, jĭ yī jĭ ] 좁혀서 앉자!
▶ 지(↗)[ 挤, jĭ ]는 '붐비다. 빽빽이 들어차다. 비집다'는 뜻.
▶ 동사 뒤에는 "무엇무엇을 한 번 해보다/해보자"라는 청유형으로, 같은 동사를 중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지(↗)"처럼 발음하기가 어색할 때는, 발음하기 편하라고 그 사이에 '이 一, yi'를 집어넣어 주기도 한다.


30년 전 흘러간 이야기다. 오늘날 중국은 상전벽해가 되었다. 특히 화장실은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엄청나게 변화했다. 심지어 호텔 스위트룸 같이 으리으리한 곳도 많다.


그러나 중국 대륙은 무지무지 넓다. 한반도의 44배 크기요, 남한 땅의 100배 넓이다. 대부분의 인구가 몰려 있는 동쪽 해안 지역 아니면 대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지만, 왕년에 소오생이 즐겨 다녔던 서쪽 땅의 광활한 오지는 보나마나 아직도 30년 전, 그대로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 두 장 보여드릴까?

사천四川 서쪽 깊은 오지, 티베트고원의 사찰.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변소들이다. (좌)는 실내지만 밑은 천 길 만 길. 그런데 목조 좌변기다. 뚜껑도 있다. 티베트 라마들은 치마를 입는데, 속옷은 안 입는다. 그러므로 아무리 옷을 많이 겹쳐 입어도 용변을 보기가 편리하다. (우)는 옥외 변소. 시야가 탁 트여 있다. 얼마나 높을까? 죽느냐 싸느냐... 무시무시해서 그렇지, 두 곳 모두 냄새가 전혀 안 난다.




오늘은 여기까지!

"/웨이() tóngxué 짜이() 지엔()"


여러분은...

"(을)라오(↓)ㄹ쓰() 짜이() 지엔()"



중국어를 재밌게 배우고 싶으신가요?

매거진 구독 후에, 아래를 클릭! 처음부터 빠짐없이 따라와 보셔요.

라이킷으로 출석 인증 연후에...

궁금한 점은 댓글에 적극적으로 질문해 주시고요. ^^



매거진

앗, 중국말이 이렇게 재밌다니!

구독!



제1부 목차


프롤로그

<중국말로 출발하는 행복한 중국여행>


중국어의 특성

<01. 꼬리에 꼬리를 무는 중국말>

<02. 지금 중국은 이중 언어 구조>

<03. 성조가 틀리면 목숨이 왔다 갔다>

<04. 멀티미디어 언어와 문학으로 새로운 인생을>


제2부 중국어 발음 상식


<05. 중국어 여행길의 아름다운 동반자>

<06. 중국말 학습 여행, 환경부터 조성하자>

<07. 지식인의 필수 교양! 울리 쌀람 이야기>

<08. 신나는 중국어, 혓바닥 비결을 전수받자>


3 멜로디를 위한 세레나데


<09. 함께 지휘하며 춤을 추어요>

<10. 멜로디를 위한 세레나데>

<11. 짜장면과 물만두로 고백하는 사랑의 세레나데>


4 신나게 배우는 멜로디 중국어


<12. 하루종일 뻔뻔하게 이게 뭐야? 물어보자>

<13. 우리 오늘 저녁에... 어때요?>

<14. 밥 좀 더...>

<15. 질문을 잘못하면 키스가...>

<16. 괜찮다고요? 난 아니걸랑요!>

<17. 얼마예요? 싸게 안 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