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6
(표지사진 이미지 출처 : https://brunch.co.kr/@yunjea0212jk8c/17)
매주 화요일마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칼럼을 쓰기 시작한 지도 벌써 2년하고도 3개월이 되었습니다. 참 시간 빠르네요. 세어보니 오늘자로 116번째 칼럼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2016년을 마무리하며, 지난 1년 간 썼던 글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괜찮겠죠?^^
올해 첫 칼럼은 <새해 첫날, 생애 2번째 접촉사고의 추억을 만들다>였습니다. 둘째 아이의 겨울 잠바를 사기 위해 아울렛을 가던 도중 상대 차량의 후진 실수로 접촉사고가 났었는데요, 다행히 경미하여 액땜으로 생각하며 넘길 수 있었지요. 그래서일까요? 다행스럽게도 올 한해 저희 가족에게 큰 일이나 사고는 없었던 듯 싶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의도치 않게(?) 단편이 아닌 연재를 세 번이나 했었는데요, 다음과 같은 제목들이었죠.
- <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https://brunch.co.kr/@bang1999/105), 총 2편
-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https://brunch.co.kr/@bang1999/125), 총 5편
-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https://brunch.co.kr/@bang1999/145), 총 10편
고정 칼럼을 쓰며 많은 것을 배우긴 하지만, 연재를 하면서는 더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A4지 한, 두 장 분량의 짧은 글이 아닌, 연재라고 하는 긴 호흡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연재를 통해 얻게 된 배움 혹은 성과물이 제게는 꽤나 큰 도움이 되었는데요, 총 5편에 걸친 <중년 부부 사랑 재생법>을 쓰면서는 보다 더 아내를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앞으로 중년부부로써 어떻게 ‘알콩달콩’, ‘오손도손’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까지 정리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이런 변화 덕분에 아내로부터 상당히 충격적(?)인 말까지 들었죠. 신혼 때보다 더 좋다는... 죄송합니다. 꾸~벅~^^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 제목의 10편짜리 칼럼은 사실 한권의 책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마틴 포드가 쓴 <로봇의 부상>이란 책이었죠. 그동안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사실 아주 단편적이며 얕은 지식만 있어 언젠가 제대로 공부해봐야 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책을 읽으며 그리고 연재를 통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0편이면 기간으로 10주, 무려 2달 반이나 되는 시간이었으니 제대로 공부한 셈이죠. 덕분에 알고리즘, 머신러닝, 딥러닝 그리고 AI의 미래와 인간의 창의성, 메타포에 대한 전반적 탐구까지 다방면으로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연재를 하며 몇 분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왜 ‘뜬금없이’ 인공지능이냐고? 사실 변화경영연구소와는 조금 안 맞는 컨셉이긴 했죠? 뭐 그래도 여러 가지를 접하고 배울 수 있다면 더 좋은 것 아닐까요?^^
아, 그리고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 쓴 <자두는 유년시절의 추억이다>란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 ‘자두’화가로 유명한 이창효 화백님의 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 세상에나! 이화백님으로부터 자신의 작품을 소개해줘서 고맙다는 메일을 받은 겁니다. 더불어 그의 홈페이지에 제 글까지 소개해주셨고요. 저는 주제와 잘 맞아 소개를 해드린 것 뿐인데, 이렇듯 편지까지 받고보니 뭐랄까요, 글이 이렇게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혹 아직 이 칼럼(https://brunch.co.kr/@bang1999/140)을 못 읽어 보신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이화백님의 작품도 감상해 보시고요~
그리고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편지는 <아버지 前 上書(전 상서)>(https://brunch.co.kr/@bang1999/178)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현재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실입니다. 오늘 오전,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기력이 다 쇠하셔서 만약 지금이라도 산소 호흡기를 뗀다면 몇 시간을 견디기도 힘들 것이라고요. 잘하면 회복되어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 자체를 버리라네요. 그나마 어제는 눈이라도 뜨셔서 저와 아내를 알아보는 듯 싶었는데, 오늘은 눈조차 뜨지 못하시네요. 주무시는 건지, 의식이 없으신 건지... 아무래도 멀지 않은 시기에 아버지를 보내 드려야 할 듯 싶습니다. 호흡기에 의지해 거친 호흡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것도 참 힘드네요. 물론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저보다 백배, 천배 아니 만배 더 힘드시겠지만요... 전 칼럼을 읽고 제 아버지의 회복을 빌어 주셨던 여러 분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는 좋은 곳으로 보내드려야 할 듯 싶습니다.
사실 누구나 다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순간까지 건강하게, 그리고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해진 이별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간이 될 때까지 삶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그랬나요. 삶이란 바로 축제라고요. 그렇게 삶이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연말 잘 보내시고,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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