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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Jul 01. 2016

책과 친해지기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되기

요즘은 동네도서관도 참 잘되어 있습니다. 

우연히 인근에 공립도서관이 있음을 알고부터, 아이와 함께 자주 방문하게 되었죠.


예전에 느꼈던 공립도서관은 딱딱하고 아이들에겐 불편한 곳으로 생각되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어린이 도서관을 따로 운영합니다. 리모델링을 통해서도 어린이 도서관을 입구에 배치하고 있죠. 영유아들도 부모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놀이방처럼 꾸며둔 공간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책의 종류도 다양하고 상태도 매우 깨끗합니다. 반납도 무인 반납기를 통해 아무 때나 반납할 수 있죠.


다행이 큰아이는 책을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물론 아직 혼자서 척척 읽어내지는 못하지요. 매일 잠자리에서 엄마 아빠와 읽는 책이 대부분의 독서량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가거나 집을 비울때도 아이는 읽을 책을 먼저 챙깁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가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거실 가장 손이 잘 닿는곳에 책장을 배치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의 책들로 채워 두었죠. 꼭 읽지 않아도 좋아요. 그냥 꺼내서 가지고 놀아도 좋고, 그냥 한번씩 만져보는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 가는 것을 좋아라 하고, 책을 찾아 읽는 일을 즐거워 합니다. 읽었던 내용들이 아이의 머릿속에서 더욱 풍성한 이야기로 재탄생하길 바랍니다.


도서관에서 아이와 책을 읽으며 신경쓰는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아이가 한번 더 깊이 찾을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하는것이죠. 


책을 읽다보면 또다른 궁금한 점이 생길때가 많죠. '펭귄과 갈매기'의 동화 이야기를 읽다보면 "왜 팽귄은 날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죠.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을 읽으면 "사막이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럴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가는 것,
그 과정을 습관처럼 알려주고자 합니다. 


도서관의 장점을 백프로 살려서 바로바로 관련 책을 찾아 읽어 보는 것이지요.


저 역시 어린시절, 장난감의 구동원리를 찾아 직접 분해를 했었고, 책 속 모르는 구절을 찾아 도서관을 해맸었습니다. 지금도 기사를 읽거나 노래를 듣다가도 모르는 내용은 바로 찾아보곤 한답니다.


찾아보는 습관은 지식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줍니다. 마치 끝말잇기 같은 '생각잇기'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이렇게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 만나는 지식은 더욱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이도 같이 찾아 알게된 정보들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하곤 합니다. 가끔 저도 깜짝 놀랠 정도로 말이죠.


생각과 의문의 꼬리를 물어 만나는 '생각잇기'는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생각을 확장 하기에, 최근 강조되는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데 매우 효과적이지요. 

단순히 지식의 확대 이상으로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다양한 영역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 내용이 이어지고 나면 놀이처럼 이어진 생각들을 되집어 가봅니다. 예를 들면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사막'으로 이어진 내용이 '오아시스'를 거쳐 '실크로드'로 이어질 수 있겠죠. 이 때, '실크로드'부터 다시 '알라딘'의 이야기까지 되돌아 가보는 겁니다.

시작과 전혀 다른 끝점을 오고 가는 과정이 어떻게 이어졌나 돌아가 보는것도, 재밌는 하나의 놀이가 될 수 있답니다.

 


 

책을 읽는 방법에도 '다독', '속독', '심독' 등 많은 방법이 있지요.

그 중에서, 저는 "잡독(雜讀)" 을 추천합니다.

말 그대로 '잡히는대로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지요. 소설책이며, 만화책, 무협지, 잡지책까지 무엇이든 마구마구 읽어 보는 것입니다. 학창시절 은사님이 추천해준 이 방법은,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교과서처럼 딱딱한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기 벅찬 경우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책을 좋아했던 아이들도 그런 이유로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때 흥미를 돋궈주는 그림책을 보면 기분전환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제가 늘 여행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책이 있습니다. 바로 '달려라 호돌이'라는 만화 전집입니다. 아직도 고향집 작은방 한켠을 채우고 있죠.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32권의 이 만화책은 제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한번씩 꺼내 읽곤 했답니다. 88올림픽 에스코트인 호돌이가 유명 과학자인 영구 박사를 도와 세계일주를 하는 이야기 입니다. 편당 한나라씩 총 32개국을 여행하는 이 만화책은 재밌는 스토리에 어우러져 세계각국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저는 '꼭 지금 책으로 보는 것들을, 직접 내 두 발로 뛰어가 보겠노라' 다짐을 하며 잠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화를 보면 학습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빠르게 이해하는데 만화만한 매체가 없죠. 최근에 몇몇 만화들은 그 깊이와 전문성이 학술자료 못지 않을 정도 입니다.


전문자료 못지 않은 객관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만화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얻은 폭넓은 사고는, 한 가지 문제상황에서도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편견을 깨고 다양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반드시 활자로 된 딱딱하고 두꺼운 책만이 좋은 책이라고 할 순 없겠죠. 때론 다른 형태의 지식을 접하는 것이 생각의 틀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책을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손을 뻗어 책을 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은 곧 타인의 목소리이지요. 시대를 넘어 '소통'을 하는 길이 됩니다. 

독서는 나의 문제를 나만의 것으로 두지 않고,
타인의 조언에 마음을 여는 '소통'의 창구가 됩니다.


이 과정에 '생각잇기' 와 '잡독' 이 큰 역할을 해 줄 것입니다.




'해리는 제임스를 기다렸습니다.'

"해리 넌 역시 내 친구야!"

'오늘도 해리는 가만히 침대 곁 의자에 앉아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만히 아내가 큰아이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저는 둘째를 품에 앉아 재우지요. 모두가 책 속 이야기에 편안해지는 시간.

저희가 만든 작은 우주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작은 두어권의 책속 이야기가 아이의 머릿속에서 하늘을 날고, 바다를 가르며, 우주를 여행하는 이야기로 훨훨 펼쳐지길 바래봅니다.

 

오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마을 도서관이었고,
하버드 졸업장보다도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 빌게이츠-





-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의 육아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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