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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Nov 19. 2018

매일 글 100개 쓰기가 가져온 것

아주 시시한 관찰 후기

뭄바이 출장을 갔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본 "0층"이 그 시작이었다. 0의 개념을 만든 나라니까 0인걸까? 아니면 영국의 영향인가? 사실 그 전에도 궁금한 것들이 있었고 이미 주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 주제들도 있었으나 그 당시 대화의 소재로 쓰이고 곧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어딘가 잘 정리해서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글을 길게 쓰는 버릇때문에 글 작성한다는 생각만으로 진이 빠졌다. 게다가 여행기가 아니고서야 어떤 감상에 대해서 쓰는 것이라면 긴 글의 내용만큼 전문성을 갖추어야할 것같은 부담도 있었다. 그러다 그 즈으음 읽고 있던 얀 칩체이스의 "관찰의 힘"에서 영감(?)을 얻어 (대단한거 말고) 소소한 내용을 주제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시한 관찰 시리즈를 시작했다. 



처음 2-3개의 글을 매일 쓰고 글을 쓰는 주기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사람의 성격에 쓰고 싶을때 쓰다가는 얼마안가 그만둘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연하게 100개까지 쓰자고 마음을 먹었고 짧은 글이니 매일 쓰되 주말은 쉬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시작한지 딱 20주 뒤인 지난주 금요일, 시시한 관찰은 100회의 글을 맞았다. 



아는게 많아졌지만 그만큼 모르는 것도 많아졌다.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어거나 신기한걸 보고 나면 여러가지 검색어를 통해 구글링을 한다. 최소한 발견한 현상이 진짜 현상이 맞는지를 확인을 하고, 왜 그렇게 되어있는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얕지만 많은 지식들이 쌓이게 된다. 물론 그 얕은 지식들이 또 다시 내게 엄청나게 많은 질문들을 남겨두었다.



뭄바이 출장을 가서 간판에 힌디어(나중에 알고모니 마라띠어)가 병기된 것을 발견 했고 검색해보니 그것이 주정부에서 마라띠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었다라는 것을 발견한 에피소드것이 대표적이다. 검색하다 보니 주정부 조직에서 마라띠어를 써야 한다고까지는 기사를 봤는데 실제로 시행이 된 것인지, 다른 주들도 언어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비슷한 법을 시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질문으로 남았다. 


영어로 구글링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인도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당연히 영어로 구글링하는 것은 당연한데, 어떤 기초적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글로 검색을 하는것이 보통이었다. 


예를 들면, 디왈리, 시바신 이런식으로 우선 한글로 검색을 하고 이해하는데 아무래도 한글로 된 인도 컨텐츠는 많지 않아서 강제적으로(?) 영어로 구글링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제된 정보나 기사 컨텐츠가 도움이 많이 되기도 했지만 미국판 지식인인 쿼라의 도움을 특히 많이 받았다. 나와 같은 질문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많은 질문을 올렸고 고마우신 분들이 답변을 달아뒀기 때문이다. 


시바, 왜, 파란피부?


이렇게 많은 컨텐츠들을 검색해서 이것저것 모아 아래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인도 동료들과 스몰토크가 가능해졌다.

구글링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나 눈으로는 봤는데 뭐라고 부르는지 몰라서 인도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곤 한다. 사진을 보여주면서 뭐라고 부르냐 라던가? 신기한 현상을 설명해주고 그게 뭐냐고 묻거나? 왜 그러냐고 묻거나 한다. 인볼브의 민족답게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인도동료들은 관련한 정보를 보내주기도 한다. 


얼마전 지폐편에 도움을 준 앙킷


내가 인도의 주제로 블로그를 한 걸 아는 동료들도 몇몇 있는데 가끔 들어와서 영어로 번역해서 읽기도 한다. 덕분에 스몰토크에 굉장히 취약한 나는 이 시리즈를 핑계로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컨텐츠를 구성하는 스킬이 조~끔 늘었다.

주제를 잡아가는 것이나 포함하려는 내용을 구성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정확히 내용에 충실하는 것에 대한 목적 보다 부담없이 빠르게 써야한다는 목표아래 비겁하게(?) *시시*한 관찰이라는 이름으로 적당히 빠르게 글을 마무리 하는 것이 늘었다라는 의미다. 가끔 카카오 채널이나 다음 메인에 걸려서 많은 분들이 방문하신적도 있는데 너무 허접한 컨텐츠라 황송할때도 많았다.



많은 조회수(?)

2016년 7월에 시작해서 시시한 관찰을 시작하기전 2년간 총 누적 조회수는 4만 정도였다. 정기적으로 글을 쓰지는 않았고 인도에 오기전 2017년 9월 전까지 18개, 시리즈를 쓰기전까지 24개의 글을 썼다. 시시한 관찰을 쓰는 5개월간 조회수는 약 48만 정도였다. 그 전에 비해서 12배 정도 되는 조회수고, 월 평균으로 따지면 56배 정도 차이가 난다. 보통 일 평균은 높진 않은 편인데 가끔 카카오 채널이나 다음 메인에 걸린 경우에는 폭주 한다. 


다음 메인 걸린 시시한 관찰 100화 인도의 개들


앞으로 시시한 관찰은 매일 쓰는 대신 쓰고 싶은 주제가 생길 경우 천천히 쓰는 것으로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100개의 글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탑 5는 아래와 같다. 조회수 기준 글을 보면 글을 쓰는데 들인 애정과 시간 대비 조회수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1위. 매월 이 시기만 되면 건강하던 사람도 아프기 시작한다.


2위. 댓글을 통해서 이걸 비계라고 부르는지 알게 되었음


3위. 가장 아꼈던 소재, 만질 순 없지만 정감 가는 댕댕이들


4위. 그뒤 인도 사무실에 오는 한국 동료들이 홈런볼을 사오기 시작했다.


5위.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하진 않지만서도 그래도 표지판에서 느껴지는 인도만의 바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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