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하당 Nov 30. 2021

식물도 사람도 빛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디자인 미팅

첫 번째 미팅에서 로망을 강하게 좇았다면, 두 번째 미팅에서는 현실에 지나치게 가까워졌던 느낌. 그 두 번의 미팅에서 나온 네 가지 안(案)을 바탕으로 다섯 번째 안이 탄생했는데, 세세한 부분이야 더 맞춰 가야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꽤 마음에 든다. 아마 공간 배치 자체는 이보다 더 잘 나올 수 없지 않을까.

평면대안#5, 선한공간연구소

긍정적인 변화는, 1. 대청에 놓였던 一자형 주방을 서북쪽 모퉁이로 옮기고, ㄷ자 모양으로 변경한 것, 2. 좌식 공간을 위해 대청을 비운 것, 그리고 3. 빛이 잘 드는 위치에 배치한 너른 쪽마루.  


반면 부정적이거나 우려되는 변화는, 1. 세탁기를 생활공간에서 욕실 공간으로 옮기면서 욕실의 크기가 많이 줄어든 것(욕실만큼은 리조트 같은 느낌이 내고 싶었다), 2. 부엌으로 인해 서쪽면의 개방감이 줄어드는 것, 3. 라운지와 다이닝 공간 사이 통로가 좁아 이동 시 심리적인 저항이 생길 수 있는 것 정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수정을 하기로 했다.


건축설계를 겪어보니, 이건 그야말로 로망과 현실 사이의 꾸준하면서도 치열한 타협이다. 너무 포기하면 속상하고, 너무 쥐고 있으면 사는데 불편하고. 아마 그 사이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모호한 균형점을 잘 잡아내는 게 좋은 건축주와 건축가의 덕목 중 하나 아닐까?  


2021.05.21. 삼청동 한옥 매매 계약

2021.06.07. 설계예비계약: 선한공간연구소

2021.08.07. 정든 집을 떠나 사택으로 이사

2021.08.18. 측량일, 사전 미팅(1)

2021.09.02. 사전 미팅(2)

2021.09.06. 설계계약: 선한공간연구소

2021.09.30. 삼청동 한옥 중도금 지급 완료

2021.10.08. 첫 번째 디자인 미팅

2021.10.20. 가구 가전 사이즈 조사
2021.10.22. 두 번째 디자인 미팅

2021.11.04. 마지막 세입자분의 이사 

2021.11.05. 세 번째 디자인 미팅


서향집을 즐기는 빠위(2019), Pentax MX/Fuji C200
이전 10화 마지막 세입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