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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r 29. 2024

지각을 상징인 언어로 표상하는 과정이 바로 생각

박문호學의 시작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어떻게 소화할까?>에서 다음 글로 넘긴 다발말[1] 풀이를 할 때입니다.


가상세계는 AI가 아닌 진화의 산물

포기말 단위로 풀어 봅니다.

가상세계는 인공지능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감각에서 지각을 생성하면서부터 지구라는 행성에서 출현했다.

어떤 독자님들은 '가상세계'라고 하면 게임이나 VR(Virtaul Reality) 영상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가상 세계’를 키워드로 구글링을 했더니 첫 페이지에 나타난 결과가 두 종류로 나뉩니다. 박문호 박사님 기사와 VR 관련 페이지입니다.


한편, 챗GPT 등장 이전에 메타버스 기술이 우리나라에 대유행일 때, 최봉영 선생님이 말로 만든 머릿속 세상을 칭할 때 '메타버스'란 표현을 쓰셨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서로 나른 녀김을 만드는 일을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앞선 포기말 풀이를 잠시 미룬 사이 썼던 <우리 머릿속 세계상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같은 내용을 다루는 다발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변 세계(그리고 그 세계 속 우리 자신)를 어떻게 지각하고, 우리의 지각을 어떻게 커다란 전체, 즉 '큰 그림big picture'으로 정돈하는지는 매우 개인적인 부분이다. 우리의 세계상은 머리, 더 정확히 말하자면 뇌에서 만들어진다.


생각은 지각을 상징인 언어로 표상하는 과정

다음 포기말로 나아갑니다. 환각이라는 표현은 <제정신이라는 착각>에도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지각은 그 자체가 세계를 흉내 낸 환각이며, 대상에 대한 지각을 상징인 언어로 표상하는 과정이 바로 생각이다.

놀라운 우연입니다. <고양이와 사람이 무엇을 알아보는 단계 비교>에서 풀었던 내용, 다시 말해서 최봉영 선생님이 최근 연구 중인 내용에 등장하는 지각과 생각에 대한 구분이 다뤄집니다.

그리고, 생각이 언어를 기반으로 한다는 최봉영 선생님과 같은 주장을 박문호 박사님도 합니다. 아마도 박문호 박사님은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쓴 글이겠죠.


지각은 고양이와 사람의 공통 분모

다음 두 포기말은 앞서 인용한 <제정신이라는 착각> 내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징은 뇌가 스스로 내부적으로 생성한 자극이다. 그렇다면 생각도 그 자체로 환각이다.

과거에 <현상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구분하기>를 쓰지 않았다면, 다음 포기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듯합니다.

우리는 감각의 자극으로 환각에서 벗어날 때 물리적 세계와 심리적 세계가 공존하는 현실 세계에 참여하게 된다.

다음 다발말은 최봉영 선생님이 시도한 그림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감각입력이 폭주하는 물리적 자연에서 동물은 감각에 구속된다. 동물은 이전 사건에 대한 기억이 약하다. 그래서 동물은 구체적 사건에 즉시 반응해야 한다는 긴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고양이와 사람이 무엇을 알아보는 단계 비교>에서 인용한 그림을 다시 소환합니다.


제럴드 에델만의 세컨드 네이처

계속합니다. 다음 다발말은 다른 내용이 익숙해서 그런지 '에델만'과 '세컨드 네이처'가 주로 눈에 띕니다.

그러나 인간은 꿈과 생각이라는 특별한 지각과정이 진화하면서 물리적 인과관계의 족쇄에서 벗어나서 제한 없는 가상세계를 출현시켰다. 물리적 공간의 인과율에서 자유로워진 인간은 자연 속에 가상세계라는 또 하나의 자연을 탄생시켰다. 이른바 에델만이 이야기하는 세컨드 네이처이다.

가상세계와 언어에 대한 저의 배경 지식의 기원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3]입니다.

사피엔스가 언어에 의한 의사소통의 획득은 인지혁명의 증기기관이었다. 증기기관이 압도적인 기계의 힘을 이용하는 신산업과 사회 시스템을 연쇄적으로 만들어내는 엔진이 된 것처럼, 새로운 언어 획득은 인류가 동물과 판이한 여정을 개척하며, 역사의 주체로 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사피엔스의 새로운 언어는 상상의 질서를 믿는 능력을 증폭하여 사회적 질서로 재창조하는 마법의 장치가 되었다.

그런데, 과학 책은 아닌지라 박문호 박사님이 다루는 내용의 기원이 궁금했습니다. 에델만의 '세커드 네이처'가 키워드인 듯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Second Nature' 페이지를 봤더니 예술 분야만 설명합니다.


구글링을 했더니 박문호 박사님의 뇌 공부 가이드에서 숙제가 될 책을 만납니다.


가상 세계, 현상적 세계 혹은 자신만의 컨테이너

가상 세계를 바탕으로 물리적 현실과 어우러진 가상 세계에 대한 설명입니다.

자신의 문제에 몰입할수록 생각은 자신만의 구체적 현실이 되고, 모든 사람은 각자 고유한 현실을 창조하게 된다.

고유한 현실을 현상적 세계라고 할 수 있겠죠. <내 일상을 차릴 알고리듬을 상상하다>를 쓰며 인상이 남아 있는 이순석 님 댓글 속 표현 '자신만의 컨테이너'란 표현도 떠오릅니다.


남은 다발말은 상당히 역설적입니다.

현실이 생각에 의해 더욱 심각해질수록 감각이 차단되어 비현실적이 되는 역설이 생겨난다. 그래서 현실적인 사람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현실의 문제는 비현실적 생각과 가상세계에서 해결해 준다. 전두엽이 처리해야 할 현실 문제에 몰입할수록 감각이 사라지고 기억에만 의존한 강한 생각이 만들어진다. 결국 생각만이 존재할 때 생각은 환각이 되고 완벽한 가상세계가 출현한다. 결국 우리의 현실도 환각이다.

이 글은 이 정도 풀이로 마치고, 글의 주제 혹은 목표는 '생각은 지각을 상징인 언어로 표상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주석

[1]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옆에 책이 없어서 구글링으로 관련 내용을 찾아 다음 기사에서 인용합니다.


지난 박문호學의 시작 연재

1.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어떻게 소화할까?

2. 우리 머릿속 세계상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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