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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20. 2022

아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하기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8

날이 추워지자 주말에 몇 차례 화로를 피웠습니다. 그랬더니 6살 아이가 '불 화'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형이 보는 천자문 만화책을 얻어 보다가 외운 듯합니다. 그랬더니 옆에서 8살 형이 '물 수'라고 말합니다.


한글도 모르지만 한자도 비슷하게 배워보자

이왕 자기 주도로, 다시 말해 객관적인 진도를 무시하고 알고 싶은 것을 공부하기로 한 김에 '불 화'자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이에게 해볼 것인지 물었고, 아이가 보관중인 자기 수첩을 들고 왔습니다.

집에 한자 쓰기 책이 있어서 획수를 따져 쓰게 유도했습니다. 숫자와 한글은 순서를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쓰게 두었는데, 한자는 순서대로 써보자고 했습니다.


길이가 짧고 긴 부분을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다가 방금 전에 화로에서 같이 경험한 내용을 활용했습니다. 먼저 찍어야 하는 양 옆의 두 획은 '불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알겠다는 표정을 했습니다. 가운데는 '파이어~'라고 말했습니다. 불놀이를 할 때, 아이가 '파이어'라고 말하자 엄마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라고 물었더니, '큰 불'이라고 답한 부분을 떠올렸더니 아이가 그 느낌을 길이로 인식해서 점차 모양이 갖춰졌습니다.


불화에 이어 물수

불놀이 할 때, 형이 옆에서 말해준 '물 수'자도 시도했습니다. 두 번째라 그런지 글자의 특성인지 '불 화'자보다는 잘 따라 그렸습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엄마에게 자랑을 하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한자를 처음 써본 일이란 점을 고려하여 이 정도에서 멈췄습니다. 호기심을 느낀 부분에 한하여만 진도를 나갔습니다. 이후에 다시 학습 여행을 기획할 수 있을 때,  <아기발걸음 학습법>을 이어가기로 하고 여기서 멈췄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시계를 보면서 이렇게 물었다.


아빠 왜 얇은 바늘은 빨리 움직이는데, 두꺼운 바늘은 천천히 가는 거야?


아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하기

작년 7살 큰 아이의 질문 <박쥐는 왜 새가 아닌가?>로 시작한 육아로 함께 배우는 과학 시리즈가 떠올랐다. 아무튼 아이가 호기심을 갖고 있을 때, 이를 활용하는 일이 효과적이란 생각과 경험이 있다. 나는 초침과 분침의 차이를 설명했다. 별도의 노력 없이 그저 말로 설명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7살 되려면 몇 밤 자야 해요?> 편 아이가 한번 들었던 내용을 소환했다.

분침은 5를 곱해서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설명을 하자, 아이가 바로 '내 시계에서도 배웠잖아' 하고 기억을 해냈다. 이후 나는 출근을 했고, 아이는 유치원에 갔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경험을 활용할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난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연재

1. 항해하듯 아이와 밀당하기

2. 민첩하게 우연을 활용하기

3. 유아 주도 학습을 위해 배경음이 되기

4.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5. 형을 따라하는 아이를 돕기

6. 7살 되려면 몇 밤 자야해요?

7. 키보드로 포켓몬 쓰기 학습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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