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에서의 첫 식사

해운대 원조 할매 국밥에서 소고기국밥

by Mihye

“국밥 진짜 괜찮아?”

“응”

“아니, 진짜 괜찮아?”

“응, 좋다니까.”





영화 관람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간 반. 그저 아무것도 안 하고 바닷가에 계속 앉아있기엔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 날씨가 추웠다. 저녁 먹자고 해야겠는데, 내심 아까 배부르다던 디랜다가 마음에 걸렸다. 우린 따뜻한 음식이 있는 곳. 간단히 배 채울 수 있는 델 찾아보자 했다. 역시나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어묵가게.

‘아까 먹어서 다른 거 먹고 싶은데...’

디랜다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었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조용히 스마트폰으로 무언갈 찾고 있었다.

“뭐 먹지? 일단 가게 많은 데로 가볼까?”

“글쎄. 뭐 먹을까?”

“너 먹고 싶은 건 뭐야?”

“음…. 글쎄.”

“난 분식 별로야.”

“그럼 국밥 어때?”

생각 외로 디랜다가 먼저 국밥 어떻냐는 질문에 나는 놀랐다. 완전 대환영. 나는 당연 좋다며 찾은 데 있으면 거기로 바로 가자고 말했다. 국밥집에는 이미 국밥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는 사람들과 한참 식사 중인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자리에 앉아 소고기국밥을 주문하니 아주머니께서 오이 고추 반찬과 빈 그릇 3개를 가져다주셨다. 옆 테이블과 반찬통을 보고 눈치껏 빈 그릇에 무생채와 깍두기, 마늘쫑을 담았다. 너무 배고파 괜스레 반찬 한두점을 먼저 집어 먹어보았다. 내 상상과는 다른 시큼하고 상큼한 무생채였다. 그나저나 디랜다 만날 때면 유난히 국밥집을 자주 찾은 것 같아 재밌다 생각했다.

‘아마 입맛이 비슷하기도 하겠지만, 오래된 친구라 그만큼 서로 편해서 그렇겠지?! 초키와 디랜다 나 이렇게 셋이서 벌써 15년이나 됐다니! ’

뚝배기에 담긴 국밥은 생각보다 푸짐했다. 송송 썬 파와, 수북이 담긴 콩나물 사이로 고기가 맛깔나게 보였다. 늘 그랬듯 음식 사진을 찍고 숟가락 든 순간, 아차 싶어 숟가락을 다시 내려놓았다. 디랜다는 이미 눈 감은 채 식전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무교인 나로서는 어색하게 혼자 기다리다 속으로 혼자 ‘잘 먹겠습니다’를 말해보았다. 힐끗 다시 보니 디랜다는 아직 기도드리는 중. 나는 멍하니 친구를 관찰하다 음식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잘 먹겠습니다”

디랜다의 경쾌한 말이 들리자마자 나도 “잘 먹겠습니다” 말하며 숟가락 들었다. 국밥은 생각보다 깊은 맛이 덜했지만 맵지 않아서 한 끼 간편히 먹기엔 괜찮았다.

‘좀 더 따뜻하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혹시나 양 많으면 어쩌나. 밥 많이 남길까 봐 걱정했었는데, 우리의 우려와 달리, 우리는 금세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배부르다던 소식가 디랜다도 거의 다 먹은 걸 보니 맛은 괜찮았나 보다. 나는 디랜다를 보며 아까 배불렀단 거 정말 맞긴 맞냐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뚜벅이 셋이서 부산여행, 2박 3일 여행기

DAY 1: 부산역 - 해동용궁사 - 숙소 해운대 노을해운대 원조 할매 국밥 - 가방 정리 - 영화의 전당& '아틱'관람 - 숙소

DAY 2: 문텐로드&미포 철길 - 모루 식당 - 초키 만남 - 흰여울 문화마을&절영해안산책로 - 깡통시장&자갈치시장- 숙소

DAY 3: 조식 - 용두산공원&부산타워 - 중구 기사식당 - 초량 이바구길 - 명성 횟집&백구당&구 백제병원(핸즈 브라운 카페) - 부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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