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분 있다 가면 되겠지?’
혼잣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디랜다에게 전화가 왔다. 어, 설마?
“나 영화 다 봤어. 어디야? 아직 해동용궁사야?”
“응. 나 아직 해동용궁사.”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두시 반. 디랜다는 일단 점심 먹고 있을 테니 구경마저 다 하고 오라고 얘기를 했다. 내 마음이야 삼십 분 더 있고 싶지만, 다음 일정이 있으니, 서둘러 나갈 수밖에 없었다.
‘어? 버스 올 때 됐나!?’
버스정류장엔 이미 많은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잘 안 오는 곳인데, 사람 많은 걸 보아하니 조금만 기다리면 버스 탈 수 있겠단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났다. 기쁨도 잠시, 방금 내 멋대로 생각한 게 무안할 만큼 버스는 몇십분째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약속 시간 더 미루려고 디랜다에게 전화하려던 차, 저 멀리 해운대 가는 버스가 보였다. 마을버스가 아니어도 얼마나 반갑던지. 나는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맨 끝자리에 앉아 뻐근한 두 다리를 양손으로 가볍게 툭툭 쳤다. 버스도 제대로 탔겠다, 긴장 풀리니 허기가 졌다. 역시나 다를까 배고프다고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크게 났다. 어찌나 요란법석 하던지. 옆 사람도 그 소리를 들었을 것 같아 민망함에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디랜다에게 삼십 분 뒤 도착한다고 카톡을 보냈다. 숙소나 해운대역에서 만나자고 카톡 보내려던 차 디랜다에게 카톡이 왔다.
“만두 같은 거 사갈까?”
와! 내 친구야 역시.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최대한 경쾌하고 빠르게 ‘먹자’고 보냈다. 이런, 아쉽게도 만둣집 지나쳤다는 카톡을 동시에 바로 받았다. 배고프다고 찡찡거린 내가 안쓰러웠는지 디랜다는 사가겠다고 했다. 양이 너무 많다는 카톡을 받은 난 귀찮음에 해운대에서 사 먹으면 된다고 그냥 오라고 마무리 지었다. 디랜다는 포기하지 않고 “고로케?” “어묵?” 카톡을 연달아 보냈다. ‘그냥 오지. 내가 생각 없이 너무 배고프다고 찡찡거렸나?’ 나는 미안한 마음에 곧장 대답을 보냈다.
“다 좋은데, 포장 어려우면 그냥 와”
아차! 이상하게 보냈다. 그냥 오라고만 쓰면 되는데 이왕 사 와주면 좋다고 본심을 써버린 것이다. 재빨리 사지 말고 오라는 카톡을 보낼 때, 디랜다가 즉석 어묵 샀다는 카톡을 받았다. 헤헤. 미안하고 고마웠던 제일 반가운 알람 소리였다.
"땡스, 디랜다"
뚜벅이 셋이서 부산여행, 2박 3일 여행기
DAY 1: 부산역 - 해동용궁사 - 숙소 – 해운대 노을 – 해운대 원조 할매 국밥 - 가방 정리 - 영화의 전당& '아틱'관람 - 숙소
DAY 2: 문텐로드&미포 철길 - 모루 식당 - 초키 만남 - 흰여울 문화마을&절영해안산책로 - 깡통시장&자갈치시장- 숙소
DAY 3: 조식 - 용두산공원&부산타워 - 중구 기사식당 - 초량 이바구길 - 명성 횟집&백구당&구 백제병원(핸즈 브라운 카페) - 부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