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용궁사
디랜다와 나는 2호선으로 환승하고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늦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고 걸어 다녀서 그런가, 벌써 피로감이 몰려왔다. 졸음을 참으며 용궁사 가는 길을 찾는 도중에 어디선가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가 들렸다.
‘이번 역은 광안, 광안역입니다.’
오! 바닷가라 그런가, 재밌게도 전철 안내방송에서 갈매기 소리가 나왔다. 디랜다가 먼저 센텀시티역에 내린 후, 나도 디랜다 짐과 내 짐을 챙기고 해운대역에 내릴 준비를 마쳤다.
하나, 둘, 셋- ‘억!’
짐이 생각보다 꽤 무거워서, 당혹했다. 가방 하나 추가돼봤자 얼마나 무겁겠냐고, 미안하단 말 그만하고, 시간 아슬아슬하니까 어서 영화 보러 가라고, 디랜다 보고 먼저 짐 달라며 자신만만 호기롭게 말한 게 순간 조금은 후회가 됐다. 그래도 숙소가 바로 코앞이라서, 헤매지 않아서, 각자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숙소에 짐을 놓고 해운대역으로 돌아와 마을버스에 올라탔다. 20~30분이면 해동용궁사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정보에, 나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버스도 제대로 탔고,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충분한 시간에, 나는 한시름 놓으며 흘러가는 차창 밖 풍경을 즐기기 시작했다.
따스한 햇볕이 버스 창가 안으로 들어오고, 온몸이 나른해졌다. 눈이 감길 때쯤, 작은 바다가 하나 보였는데, 바다는 은빛을 내뿜으며 반짝거리고 있었다. 오후의 햇빛에 비친 바다는 왜 이리 예쁜지, 이번 부산 여행에서 처음 본 바다인데, 벌써 반해버렸다. 빨간 등대와 눈 부신 햇살, 사람이 적은 바닷가, 반짝이는 윤슬을 보니 충동적으로 버스에 내려 걷고 싶어졌다. 버스에서 내릴까 하다가, 가는 길도 아직 많이 남았고, 시간도 없으니,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에 송정해수욕장을 적었다.
용궁사 정류장에 내려서 10분쯤 걸었을까. ‘한 가지 소원을 꼭 이루는’ 해동용궁사 표지판이 보였다. 한 가지 소원을 이뤄준다는 말에 괜히 기분 설레며, 어떤 소원을 빌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보통, 절이면 산 위로 올라가기 바쁜데, 여긴 바다 따라 내려가기만 해서 색다르고 신기했다. 대나무와 풀이 우거진 곳을 지나니 탁 트인 바다와 큰 절이 바로 보였다.
“와아”
가만히 서서 한동안 구경하고 싶건만, 많은 인파에 떠밀려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여긴 관광지로도 유명해서 그런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나는 산책하듯 가볍게 절 안을 둘러보다 사람들을 피해 비교적 한산해 보이는 해수관음대불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해수관음대불에 가려면 폭이 좁고 높은 계단을 따라 산 위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 수가 꽤 있어서, 올라가기 힘들어 조금 숨이 찼다. 운동화 신고 오길 잘했다며 계단을 열심히 오르고 있는데, 어느덧 불상 앞에 도착해있는 나를 발견했다. 숨을 고르고 해수관음대불 앞에 서서 이루고 싶은 소원을 열심히 마음속으로 빌어보았다.
‘한 가지 소원은 정말 이뤄주겠지?’라며.
소원을 빌고 뒤돌아서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푸르렀고 시원했다. 내 마음까지도 탁 트일 것만 같았다. 코발트 빛 푸른 바다와 잔잔한 파도, 시원한 바람, 저 멀리 보이는 빨간 등대와 작은 산, 절에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까지도 모든 게 다 하나하나 새롭고 예뻐 보였다. 거기다 날씨도 좋으니 얼마나 완벽한지. 역시 사찰이 있는 풍경은 조용히, 멀리 봐야 더 예쁜 것 같다며 혼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혼자 풍경을 만끽했다.
해동용궁사 가는 길
해운대역 7번 출구 앞, 마을버스 9번이 비교적 빨리 갔던 거로 기억합니다. 단, 배차 간격이 길어서 시간표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다시 돌아올 때 시간표를 꼭 확인하시길 바래요. 버스 타면서 잠깐이라도 바다를 보고 싶다면, 오른쪽 자리에 앉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뚜벅이 셋이서 부산여행, 2박 3일 여행기
DAY 1: 부산역 - 해동용궁사 - 숙소 – 해운대 노을 – 해운대 원조 할매 국밥 - 가방 정리 - 영화의 전당& '아틱'관람 - 숙소
DAY 2: 문텐로드&미포 철길 - 모루 식당 - 초키 만남 - 흰여울 문화마을&절영해안산책로 - 깡통시장&자갈치시장- 숙소
DAY 3: 조식 - 용두산공원&부산타워 - 중구 기사식당 - 초량 이바구길 - 명성 횟집&백구당&구 백제병원(핸즈 브라운 카페) - 부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