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바라보기 _ 2화

에녹서에 나타난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어린 시절의 궁금증 중에서 가장 풀리지 않았던 문제는 이것이었다. 내 주변의 모든 물체는 지지받는 대상이 없으면 땅으로 떨어지는데 유독 해와 달 그리고 별들만 떨어지지 않는 문제 말이다. 심지어 아주 아름다운 별똥별들도 지상으로 자신을 내던지는데 말이다. 어린 시절에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설명시켜 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놈의 중력'을 한번 적어보기로 한다.

에녹서(The Books of Enoch)에 나타난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고대로부터 중력은 아주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또한, 우리 일상을 일방적으로 지배하였기에 오히려 이러한 점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공기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중력의 존재 또한 당연하게 생각하게 하였다. 만유인력이라는 개념 또한 우리 인간이 겨우 300년 전에 만들어낸 개념이었다. 그럼 중력에 대한 아주 고대의 인식은 어떠하였을까?

성경의 외전이라고 불리는 에녹서(The Books of Enoch)에서 바라본 우주는 아래와 같다.

‘나는 대지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네 개의 바람을 경험한다. 이 바람들이 하늘 위에서 마치 천막처럼 퍼지는 것을, 하늘과 대지를 어떻게 받치고 있는지를 느낀다. 이는 하늘의 기둥이다. 하늘을 휘돌며 태양과 모든 별들을 지게 하는 바람을 나는 맛본다’
[The Books of Enoch_에녹서]

에녹서에서는 대지와 하늘을 네 개의 바람이 떠받치고 있으며 태양과 모든 별들을 운행하게 하는 것 역시 바람이라고 본 것이다. 고대로부터 모든 것은 땅으로 향하는데 왜 땅은 더 아래로 향하지 않을까라는 당연한 의문이 존재했다. 이러한 의문을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문헌에서는 ‘바람’의 존재로 설명했다. 모든 것은 아래로 향하고 그 대지는 바람으로 인해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말이다.

중력 바라보기 _ 1화 / 중력에 대한 물음. 건축물로 바라보다
중력 바라보기 _ 2화 / 에녹서에 나타난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3화 / 고대인들의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4화 / 그리스 시대, 변화된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5화 / 중력 인식에 대한 균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
중력 바라보기 _ 6화 / 뉴턴의 선택, 빈 공간에서 서로 잡아당기는 힘
중력 바라보기 _ 7화 / 하나의 보편적인 법칙, 치명적인 아리따움
중력 바라보기 _ 8화 / 뉴턴 이후의 중력 _  중력은 힘이 아니라 시공간의 휘어짐이다
중력 바라보기 _ 9화 / 마성의 중력, 중력을 설명하는 신 설명체계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뉴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