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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Oct 19. 2015

중력 바라보기 _ 3화

고대인들의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어린 시절의 궁금증 중에서 가장 풀리지 않았던 문제는 이것이었다. 내 주변의 모든 물체는 지지받는 대상이 없으면 땅으로 떨어지는데 유독 해와 달 그리고 별들만 떨어지지 않는 문제 말이다. 심지어 아주 아름다운 별똥별들도 지상으로 자신을 내던지는데 말이다. 어린 시절에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설명시켜 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놈의 중력'을 한번 적어보기로 한다.



고대인들의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과연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일까.
아래 어딘가에 중심이 있어서 끝도 한도 없이 잡아당기는 것일까.
[빛의 물리학]


고대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다양한 상상을 펼치곤 했다. 현재와 달리 이들에게는 하늘은 동경의 대상이자 상상력의 무한 원천이기도 한 것이다. 5천 년 전 문자를 처음으로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바빌로니아 사람들에게는 우주란 조개껍데기 속 위에는 별들이 매달려있고 아래는 대지가 있는 형상이었다. 가끔씩 조개껍데기가 열리면서 홍수가 나는 그러한 모습이 우주였다. 이 당시에는 행성과 태양, 달 등의 천체 운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불가능했으며 또한 중력에 대한 이해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고대 인도인들이 상상한 우주


이집트인의 우주관은 하늘의 여신 누트가 편평한 땅을 위에서 에워싸고 있는데 누트의 몸에는 별들이 아로새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트가 매일 저녁에 태양을 삼켰다가 새벽에 다시 토해 내기 때문에 낮과 밤이 생긴다고 믿었다. 고대 인도의 세계관은 더욱 흥미롭다. 땅을 코끼리들이 떠받치고 있고 그 아래 거북이 마지막으로는 뱀(코브라)이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고대 인도인들은 이러한 자신의 우주관에 의문이 많았다. ‘그렇다면 그 뱀이 그 자리에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뱀을 누가 떠받치고 있지 않다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끝없이 추락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 말이다.


이 외에도 우리 천체를 천사가 떠받치고 있다는 우주관부터 석관에 비유한 우주관까지 다양한 우주관이 존재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러한 우주관 모두 ‘위와 아래’의 구분이 존재했던 것이다. 위와 아래가 존재한다는 의미는 위에 있는 것은 아래로 떨어지며 모든 물체에 이러한 원리가 적용된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지가 움직이지 않고 머물러 있는 것은 무엇이 떠받쳐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그들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여기서 끝난다. 그들은 마지막에는 결국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것은 아래로 향하나 우리 대지는 신에 의해 유지된다는 설명밖에는 길이 없었던 것이다.  





중력 바라보기 _ 1화 / 중력에 대한 물음. 건축물로 바라보다
중력 바라보기 _ 2화 / 에녹서에 나타난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3화 / 고대인들의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4화 / 그리스 시대, 변화된 중력에 대한 인식
중력 바라보기 _ 5화 / 중력 인식에 대한 균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끌어당기는 게 아닐까?
중력 바라보기 _ 6화 / 뉴턴의 선택, 빈 공간에서 서로 잡아당기는 힘
중력 바라보기 _ 7화 / 하나의 보편적인 법칙, 치명적인 아리따움
중력 바라보기 _ 8화 / 뉴턴 이후의 중력 _  중력은 힘이 아니라 시공간의 휘어짐이다
중력 바라보기 _ 9화 / 마성의 중력, 중력을 설명하는 신 설명체계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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