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초인 Oct 20. 2023

사무치게 그리운 불편한 식사

가족과의 불편한 관계로 힘든 사람들을 위한 글

그곳은 더 이상 있기 싫은 곳이었다.

불편한 곳을 뛰쳐나와 멋진 신세계로 향했다.

가족이란 원래 이렇게 힘든 걸까?


이 글은 불편한 사람, 불편한 것들에 대해 이제껏 알고 있던 상식을 뒤집는 시간을 만들 것이다. 모두 읽고 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생각이 바뀌어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나만의 묵직한 무기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순간에서 도망칠 것인가?  VS 불편한 시간을 극복할 것인가?



살면서 겪었던 불편한 생활을 담아본다.

아무도 겪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족과의 관계로 잠시 들어가 본다.








1. 불편한 동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부모님은 나에게 불편한 동거였다. 식생활이 달랐고, 라이프스타일이 달랐다. 내가 밤에 음악을 들을 때는 잠이 드셨고, 내가 조용히 책을 볼 때는 언제나 큰 이야기가 들려왔다. 잘 먹지 못해, 좋아하지 않는 생선조림이 매 식사마다 등장했다. 무엇보다 큰 것은 생각의 차이였다. 가치관이 달랐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다. 나는 사람과 사람 간에는 지켜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주의였고, 어떤 부분에서는 동의를 받지 못했다. 그 관점과 가치관의 차이는 점점 더 마음의 거리를 만들었다. 벌어진 거리는 언제나 적당한 간극을 유지하고 있었다. 필요한 대화만 나누었고, 함께 사는 집에서 나의 온전한 세계는 나의 방뿐이었다. 


불편했다. 함께 사는 공간이, 시간들이.


그러다 하루아침에 혼자 살게 되었다. 태어나서 30년도 더 훌쩍 넘어 맞이한 첫 혼자의 일상이었다. 혼자의 공간, 혼자의 생활, 혼자의 거주. 처음 새로운 일상은 좋았다. 온전히 나의 공간, 나의 소리, 나의 음식으로 채울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해 먹고, 내가 원하는 음악과 시간에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곳은 나의 멋진 신세계였다. 





2. 불편한 식사


처음에는 아침도 해 먹고, 요리도 하곤 했다. 이제껏 만들어보지 않은 것들도 시도하고 그렇게 혼자 사는 시간을 채워갔다. 생각했던 대로 공간을 꾸미고, 종종 사람들을 불러 함께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생겼다. 일과 다양한 활동들로 나의 식생활을 점점 더 인스턴트로 채워졌고, 어느새 아침을 먹지 않게 되었고 저녁은 온전히 바깥에서 먹게 되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여러 변화들이 생겼다. 먼저 집밥을 잊어가게 되었다. 해 먹는 음식을 만날 기회가 드물었다. 친구들을 초대할 때면 배달음식과 함께, 외부에선 식당 음식과, 혼자 먹을 때는 레토르트와. 그렇게 바깥 음식과 점점 가까워져 갔다. 어느새 집은 밥을 먹는 공간은 아니었다. 머물고 자는 공간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음악만이 말을 건넨다.


해 먹지 않으니 편리했지만 왠지 모르게 밥을 먹는 것이 불편해졌다. 그리고 그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3. 불편한 거리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이전 집에 찾을 일이 없었다. 나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다. 집을 나올 때부터 불편한 마음이 계속 있었기에 굳이 거리두기를 해제하고 싶지 않았다. 한편 새로운 집에서 불편함이 조금씩 생겨난다. 가장 빈자리가 느껴진 건 의외로 음식이었다. 연이은 술자리의 다음 날, 언제나 집에 있던 국물이 이곳에는 있지 않았다. 퇴근하고 늦게라도 집에 오면 언제나 있던 따뜻한 밥이 있지 않았다. 아침이면 언제나 상을 채우던 그것들은 예전의 이야기가 되었다.


머릿속에 집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싫어하는 생선조림이 떠올랐고, 언제나 같은 메뉴이던 아침을 채우는 그것들이 생각이 났다. 나는 그리워하고 있는 걸까? 집밥이라는 것을. 그리고 가끔 큰 목소리로 들려오던 음성이 떠올랐다. 나는 결코 그걸 원하거나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떠올랐다. 그 사이에 있었던 것은 1년이라는 공백, 1년의 거리두기였다. 불편한 생활에 집을 떠난 이후에 부모님을 마주한 적도, 집을 다시 찾은 적도 없었다. 그러나 연락을 하고 찾을 마음은 들지 않았다. 왜였을까? 누군가는 그게 뭐 어렵냐고 할 수 있겠지만, 겪어본 누군가는 알 것이다. 불편한 관계에서 선뜻 찾아간다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는 그렇게 의도적으로 예전 세계부터 더 멀어지려고 하였다.





4. 불편한 음식


한 번쯤은 찾아가겠다고 해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불편함 마음들이 나를 막았기에. 먼저 찾아준 것은 부모님이었다. 나의 공간에 찾아온 부모님의 양손에는 음식이 잔뜩 들려 있었다. 가까운 길도 아닐 텐데, 뭐 그렇게 무거운 걸 들고 오셨는지. 그리고 오자마자 말없이 음식부터 차려 펼쳐주었다. 그 상은, 내가 멋진 신세계에서 볼 수 있었던 가장 멋진 한상이었다.


그리고 침묵을 지키며 숟가락을 든다. 음식을 한입 먹는 순간 급격한 불편함이 사무쳤다. 그 불편함의 정체는 뜨거운 무언가였다. 순간 눈에서 무언가가 나올 뻔하는 마음을 애써 참고, 담담하게 먹었다. 왜 밥을 먹는데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거지? 나는 나의 오묘한 감정을 외면하려 든다. 그렇게 먹는 밥은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었다. 왜였을까? 그토록 입에 맞지 않았던 옛날의 밥이 어쩌다 입을 채웠던 걸까? 마음속 어딘가에선 이렇게 외쳤다. 이 밥이, 어릴 적 먹던 이 국물과 반찬들이 사무치게 그리웠다고. 그렇게 한상을 가득 담고 말이 조금씩 꺼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몇 시간 동안을 멈추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1년이 넘게 비어 있었던 이야기를 그 하루를 그렇게 빈 시간만큼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불편한 시간들을 겪고 알게 되었다. 가족과의 불편했던 일상들이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함께할 때는 알지 못했던 것을 뒤늦게 언젠가 알 수 있다는 것을. 불편한 것은 나였고, 불편한 시간은 나로부터였다. 누군가는 그것이 불편함이 아니라 기다림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순간부터 과거의 불편했던 기억은 조금씩 불편한 고마움으로 바뀌어 마음에 남기 시작했다. 거리두기의 시간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의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찾는다. 가끔 집밥을. 그 밥으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벌어진 거리에 다리를 놓을 용기를.






 

가족이 불편할 때 가져야할 질문들


어쩌다 불편한 관계에 놓이게 된 걸까? 그 선택은 누가 한 걸까?

불편함의 대상은 정확히 무얼까? 모두에게 불편한 걸까? 나에게만 불편한 걸까?

그 대상을 만든 건 누구일까? 그 대상을 지키려고 하는 건 누굴까?

마음속 떠오르는 옛날의 무언가가 있을까? 왜 그게 떠올랐을까? 


내가 가족에게 바라고 있는 건 무얼까?







불편하다는 것의 의미



불편한 것은 때로는 무언가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총 10개의 글에 걸쳐 불편한 이야기, 불편한 감정, 불편한 사람에 대한 나의 과거와 진실을 꺼내보려 한다. 불편한 글 속에 당신과 세상의 변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편한 사람> ep.9

초인





이 시리즈를 통해 아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이 답을 찾아서 나를 세상에 던지는 무기로 활용하고 싶다면, <불편한 사람> 시리즈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불편한 사람인가요?

불편한 사람은 안 좋은 걸까요?

불편한 사람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요?

불편한 사람은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까요?

나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까요?



<불편한 사람> 프롤로그


<불편한 사람> ep1 세상은 나에게 불편한 세계를 선물해 주었다

<불편한 사람> ep2 새로운 세계는 불편한 세계였다

<불편한 사람> ep3 실패로부터 살아남는 불편한 방법

<불편한 사람> ep4 마음이 죽었을 때 살리는 불편한 방법

<불편한 사람> ep5 나를 잡아먹는 불편한 중독들

<불편한 사람> ep.6 불편한 열등감이 끓어오를 때

<불편한 사람> ep.7 번아웃이라는 괴물로부터 살아남는 법

<불편한 사람> ep.8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사람

<불편한 사람> ep.10 불편한 소리에 감정이 아프다면


이전 09화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