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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쌤 May 29. 2023

"체계적 둔감화" 적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20화

이 글은 '캘리심리상담연구소'에서 2년간 운영하던 감정일기방의 사연입니다. 회원의 감정일기와 상담전문가의 감정일기 피드백을 순차적으로 다듬어서 내놓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연이라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영님의 9번째 감정일기입니다.




감정 일기를 쓴 지가 1년이 넘었다니 정말 감동입니다.


저의 첫 느낌을 말씀드릴게요. 처음에 회원들 10명이 넘게 들어왔을 때요. 그때 가장 빨리 그만 둘 사람이 바로 유영님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제가 운영하는 치유 독서 회원 중 한 분도 겉모습을 봤을 때 “한 6개월 정도 하다 그만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10년이 넘도록 함께 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유영 님과 이분의 공통점을 찾았어요. 감정 일기와 치유 독서를 선택한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냥 써 보는 게 아니고 이 감정만큼은 내가 꼭 해결해 보리라라는 생각을 굳게 가지고 계셨던 분이었어요. 한 가지 덧붙인다면 마음속에 힘든 것이 스스로 생각할 때 크다 보니 한번 선택한 것은 놓치지 않게 되는 거지요. 그만큼 절실함이 이런 결과를 만든다는 겁니다.


유영 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1년 동안 감정 일기를 쓰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았다는 말씀에 양은 냄비가 생각났어요. 이 냄비에 물을 올려놓으면 금방 끓어오르죠? 금방 끓으면 금방 식어요. 3중 통냄비 있죠? 그것은 한참 있어야 냄비가 데워지고 데워지면 음식이 서서히 되면서 맛도 있어요. 왜냐하면 통냄비에서 골고루 열이 가해지기 때문이죠. 감정 일기 쓰면서 아주 조금씩 변하는 것이 바로 통냄비라는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통 냄비는 평생 쓰잖아요.





이제 유영 님의 출장에서 나타난 예민함에 대해서 나눠보려고요.

이번에 말씀하신 예민함은 때에 따라 구분되어 나타나는 특징이 있네요. 음식은 무던한데 소리와 빛에 민감하시다고 하니 소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지요? 


아는 사람 한 분이 노래방 가서 마이크가 갑자기 오작동이 되어 엄청 큰 소음을 들어서 이때부터 트라우마가 생겨 소리에 예민한 사람을 되었어요. 어디 가서 큰소리가 나면 귀마개를 바로 하더라고요. 그래야 살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점점 대인기피증도 생겼어요. 빠르게 치료를 하지 않아서 그랬다고 하네요.


유영 님은 소리와 빛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지요? 

어떤 에피소드가 없으면서 그렇다는 것은 심리적인 것으로 보아야 해요. 다행히 병원 처방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하니 스스로 조율하면서 변화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유영님의 심각한 예민은 바로 ‘잠자리 의식’인데요. 어떻게 사시사철 매일 밤을 따뜻한 목욕물을 받아두고 몸 전체가 이완되도록 하실 수 있어요? 그것도 모자라 암막 커튼, 안대까지 철저하게 의식을 치르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잠들기 위한 물품을 한번 적어볼게요. 

목욕물, 이부자리, 소리와 빛 차단을 위한 암막 커튼 및 안대, 귀마개, 가습기, 수건, 술, 책, 음악 등.. 이렇게 많이 필요했네요. 이런 예민함으로 출장도 두려웠는데 감정 일기를 적으면서 조금씩 ‘체계적 둔감화’가 이루어졌군요. 처음에는 분명히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고 했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젖었군요. 1년 동안 세월이 지나면서 보람되게 살았네요.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 하고 싶어요. 감정 일기 쓰기 전 출장을 가셨으면 옆사람한테 폐 끼칠까 봐 잠이나 제대로 잤을까 싶네요. 기회 되시면 예민함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스토리도 알려주세요.





이번 출장에는 합숙하시는 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아주 평온해졌다는 얘기가 반갑게 들려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다 보니 막상 잠을 자기 위해 의식을 치러야 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평범하게 잠에 빠져버려서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그분들과 수다를 실컷 떨고 나니 에너지가 소진되어 스스로 잠을 잔 거지요. 잠자리 의식을 치르지 않아도 졸렸다는 것이 다행이에요.


분리라는 말이 아주 중요한데요. 놀 때는 놀고, 잘 때는 편하게 잠이 드는 것이 건강한 거지요. 자신의 예민함이 있을 때 자신의 상태와 감정 일기를 쓰고 난 뒤 심리를 살펴보고 조율하는 이때가 아기처럼 뇌가 말랑말랑해졌을 때예요. 집으로 돌아와서도 잠 잘 자고 편안해졌다니 확실한 변화 맞습니다.


스스로 생각할 때 “원래 잠을 잘 자던 사람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셨는데 그럴 수도 있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한 치 앞 못 보는 거 같아요. 자신의 본질이 두려움으로 꽉 누르고 있었다는 생각까지 알게 되었으니 엄청난 성찰인데요. 그 두려움이 도대체 뭐길래 사람을 이토록 괴롭게 했을까?



<쉽게 풀어가는 솔루션>

시각화의 실천: 당신이 기억하는 장면을 머리로 그려보세요.

1. 떠오르는 그 일이 하루 중 언제인가요?

2. 그때 날씨는 어땠나요?

3. 하늘은 또 어땠을까요?

4. 당신이 기억하는 장면은 주로 어두운가요 밝은가요? 무슨 색깔로 되어 있나요?

5. 그 장면에 두드려진 특징들은 무엇인가요?

6. 눈에 덜 띄는 장면들은 어떤 게 있나요?

이렇게 시각화하면서 장면을 떠 올리면 더욱 선명한 실타래를 풀 수 있어요. 





<궁금증 tip>

"체계적 둔감화" 또는 "심상 둔감법"이라 한다.

1단계: 이완반응으로 근육을 강하게 긴장시켰다 이완시켰다 반복한다. 얼굴, 목, 어깨, 가슴, 팔, 다리 등도 이완 상태를 유지한다. 근육이완훈련을 한 다음 두려운 상황의 여러 가지 장면들을 떠 올리며 체계적인 목록을 만든다.

2단계: 예민함 위계 목록 작성이 끝났으면 각 자연에 자신을 시각화한다. 예) 잠과 관련된 물건이나 장면을 떠 올린다. -> 곤히 자는 모습의 그림이나 사진을 들여다 본다.-> 가족 중 실제 세근세근 자는 사람을 쳐다본다. ->자는 사람의 코에 손을 살짝 대어 본다. ->그러다가 본인도 옆에서 잠자도록 동작을 취한다. ->그리고 곤히 잔다. 

3단계: 예민함의 위계 목록에 따라 둔감화를 위해 주위 시선을 무던하게 감소시키는 이완 기법들을 사용한다. 예) 낮은 수준의 예민함을 제시하고 점차 높은 수준의 예민한 상황을 짐진적으로 제시한다. 당사자가 다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 즉시 멈추고 긴장을 이완시킨다. 이완되면 약한 예민함부터 자극하여 다시 제시하는 강한 예민함을 둔감화하도록 한다.  

참고: 불안장애와 치유상담. 손매남 저 <한국상담개발원 p163>


캘리어록: 예민함과 둔감함에 대한 목록을 적어볼까요? 저도 적어볼게요. 재밌을 거 같아요. 예민함을 뒤집으면 둔감함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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