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는 제품이나 기술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자주 합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프레젠테이션을 쉽고 빠르게 준비하고 실제 발표에서 실패하는 방법을 취합니다. 즉, 누군가가 만든 파워포인트 자료를 짜깁기하고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발표합니다. 사실 발표자가 충분히 콘텐츠를 충분히 이해하고 전달하더라도 평범한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엔지니어들이 최고의 발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갑니다.
아니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청중들은 발표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합니다. 한 시간의 발표를 집중해서 듣더라도 머릿속에 남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면, 필자는 오래전 하나의 솔루션에 대해 1 년 동안 협력 업체 직원들을 교육하였습니다. 한 시간 정도의 발표를 한 사람이 최소한 두 번을 들을 수 있었고, 많게는 네다섯 번은 들을 정도로 촘촘하게 발표 계획을 세웠습니다. 1년 후 많은 사람들이 제품 이름과 기초적인 기능만을 기억할 뿐이었습니다. 완전히 '지식의 저주'에 갇혀 있었습니다. 필자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지만, 방법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경험이 부족한 발표자들은 한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것을 전달하고, 경험이 많은 발표자들은 중요한 것만을 전달합니다. 경험 많은 발표자들은 "Take away" 슬라이드와 반복을 하여 다양한 형태로 한 주제를 전달하고 여러 번 강조합니다. 실제로 궁금하거나 더 알고 싶은 청중은 반드시 관련 자료를 검색하고 공부를 합니다. 따라서, 경험 많은 발표자들은 발표의 목적이 명확합니다. 정보를 전달할지, 정보에 관심을 갖게 할지, 정보를 바탕으로 공부하게 할지, 정보를 무기로 고객에게 판매하게 할지 등등
정보는 금방 사라지지만, 감정은 오래 남는다
며칠만 지나도 청중들은 발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발표자가 발표를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기억합니다. 발표 제목과, 발표자에 대한 좋은 인상만이 남습니다. 고품질의 발표 자료와 엄청난 퍼포먼스도 청중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 하지만, 청중들이 느낀 감동은 오래 남습니다. 감동은 매우 강렬해서 발표에 대한 내용은 잊어버려도 오랫동안 남습니다. 발표자가 청중에 마음속에 남긴 감동은 오래 남아 머무릅니다. 발표자를 만날 때마다 관련 정보를 접할 때마다 청중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뛰어난 발표자들은 청중들과 감정적으로 교감합니다.
I've learned that people will forget what you said, People will forget what you did, But People will never forget how you made them feel
당신이 말했던 것과 당신이 했던 행동은 쉽게 잊힙니다.
그러나, 당신에 대한 감정은 절대로 잊히지 않습니다.
발표자는 청중의 머릿속에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2008년 칩 히스(Chip Heath)와 댄 히스 (Dan Heath) 형제는 'Stick'을 출판하였습니다. 칩 히스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조직 행정론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댄 히스는 하버드 경영 대학원을 졸업하고 듀크 기업 교육원에서 워크아웃 컨설턴트로 재직 중입니다. 두 형제가 쓴 Stik 책의 부제는 "왜 어떤 생각은 살아남고 나머지들은 사라지는가?"입니다. 이 책은 살아남는 메시지의 특징을 6가지로 분석합니다.
1) Simplicity (단순성) : 메시지의 핵심을 찾는 원칙
메시지는 간결하면서 핵심을 전달해야 합니다. 간결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지만, 너무나 짧은 문장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추상적인 단어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존재하고 모두 이해하는 것을 활용합니다. 영화산업에서 사용하는 하이 콘셉트(High Concept)이라는 개념은 영화가 흥행할 수 있도록 쉽게 간결하게 전달될 수 있는 내용으로 기획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쥐라기 공원은 공룡을 복제한다는 가정에서 기획되었습니다. 그는 25 단어 이내에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은 영화의 조건이라고 강조합니다. 영화 스피드(Speed)는 버스 버전의 다이하드(Die Hard)이고, 영화 에일리언은 우주 버전의 조스입니다.
단순성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청중의 이해를 돕습니다.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바보스럽지 않고 청중들을 핵심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2) Unexpectedness (의외성) :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원칙
청중의 주목을 끌거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서프라이즈(Surpise)를 사용합니다. 이런 서프라이즈는 잠시 청중의 호기심이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만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서프라이즈를 이용하여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지식의 공백'을 활용합니다. 기존에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나열하고 동의를 구합니다. 그리고, 알려진 지식 속에 존재하는 지식의 공백을 강조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발표합니다.
예를 들면, 토성의 고리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라는 질문을 시작합니다. 여러 과학자들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하나씩 밝혀 나갑니다. 청중들은 토성의 고리에 대한 의문을 쫒아가다가 마지막에 답을 얻습니다.
3) Concreteness (구체성) :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원칙
청중이 메시지를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만듭니다. 단순하고 강력한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실제 사례를 인용합니다. 오래 기억되는 메시지는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입니다. 청중에게 전달한 메시지가 오래오래 기억되게 하는 것은 서사를 가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실패를 합리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4) Credibility (신뢰성) : 메시지에 동의하고 신뢰하게 만드는 원칙
메시지를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객관적인 사실과 통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청중들이 이미 신뢰하는 권위자가 한 말이나 에피소드를 인용합니다.
5) Emotions (감성) : 메시지에 상대방이 마음이 쓰도록 자극하는 원칙
청중이 메시지에 감정적인 연결을 할 수 있게 만들고 공감하게 합니다. 사람들은 이야기나 메시지보다 감정을 기억합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 빈민의 실태를 통계 자료로 제시하는 것보다 말라위 소녀가 매일 물을 떠 오기 위해 위험한 길을 몇 시간씩 다니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보다는 서울을 더립히지 마시오라는 설명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6) Stories (서사) : 상대방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칙
어떻게 청중이 발표자의 생각대로 행동하게 할 수 있을까요? 구체적인 이야기는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청중은 단순한 선언문보다 삶에 밀착된 이야기에 감동합니다. 청중은 이야기에 구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되돌아보기도 하고, 도전의 의지를 갖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고난과 역경을 딛고 끝내 성공을 쟁취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직접 투자를 하여 천만 원을 번 이야기는 구체적이고 청중도 도전을 하고 싶은 의지를 만듭니다.
신제품을 설명할 때 SUCCESS의 6 가지 원칙을 생각해 봅니다. 한 시간 동안의 발표에서 6 가지를 골고루 배치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청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만약 엔지니어로써 신제품을 청중들에게 소개해야 된다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이야기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의 문제점을 나열하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해결책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것이 신제품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신제품이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된 점을 나열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제품을 테스트해 봅시다라고 마칩니다. 가장 일반적인 발표 방식입니다. 지식의 공백을 활용한 의외성, 구체성 그리고 청중의 행동을 유발하는 서사까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평범한 전개여서 많은 고객들이 쉽게 지루해합니다. 이런 발표를 나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A 기업도 B 기업도 C 기업도 똑같이 발표를 하였습니다. 고객의 머릿속에 남은 것은 똑같은 제품이라는 느낌만 남고 싼 제품만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대부분의 발표는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발표자는 청중이 어떻게 하길 원하는 지를 명확히 합니다. 그래야 상황에 따라 SUCCESS의 6가지 원칙 중에 무엇이 강조되어야 하는 지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