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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Apr 06. 2019

35. 프레젠테이션의 피드백에 대처하는 자세

   발표자가 발표를 끝내고 무대를 내려올 때 어떤 감정일까요? 자신의 발표에 부족했던 부분과 잘했던 부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사람들이 피드백이 없어도 부족했던 부분은 크게 잘했던 부분은 작게 느낍니다. 발표를 많이 할수록 잘하는 이유는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만족스럽지 못한 발표는 내일의 더 나은 발표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발표를 잘하는 사람도 발표를 못하는 사람도 청중들의 피드백에 민감합니다. 피드백에 민감한 사람들은 발표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발표를 두려워합니다. 될 수 있으면 발표자에게 좋은 피드백을 주는 것이 좋지만, 남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은 피드백을 주긴 어렵습니다. 


   발표를 잘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필자도 발표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같은 내용을 똑같이 전달하기보다는 더 쉽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모든 청중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던 2017년 4월에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이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다루면 잘 모르겠다 하고,
쉽게 하고 필요한 내용만 전달하면 내용이 없다 하고,
본사 자료 그대로 전달하면 한국 사정에 맞지 않는다 하고,
힘들게 번역과 한국 상황을 반영하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하고,
기술을 조금만 깊게 들어가도 엔지니어라 어쩔 수 없다 하고,
비즈니스와 시장 상황 측면에서 다루면 약장수라 하고,
제품을 이해시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면 터무니없다 하고,
주니어에 맞추면 시니어들이 지루해하고,
시니어에 맞추면 주니어는 모르겠다고 멍 때리고,
재미있는 예를 들어가면서 다루면 가벼워 깊이가 없다 하고,
좀 진지하게 내용 위주로 다루면 쿨쿨 주무시고,

그래서, 피드백의 두려움이 점점 커지면서 청중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향한 발표만 남게 된다. 피드백을 줄 수 없게 나만 알아도 되는 내용을 발표하거나 고객 앞에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위한 발표를 하기도 한다.

좋은 발표를 원한다면, 잊지 말자
좋은 발표는 주어진 준비 시간, 주어진 청중 정보 그리고, 주어진 자유도에 비례한다.
발표자가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안내하지 않고 꼬투리를 잡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또한, 발표자가 제어할 수 없는 청중의 구성도 고려해야 한다. 청중들이 사전 지식의 편차가 크면 클수록 피드백은 극과 극이다. 

오늘도 정해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발표 준비를 하는 분들은 스토리라인을 정할 때 선택해야 한다. 무난하고 괜찮은 자료를 대충 짜집어 앵무새가 될 것인가? 극과 극의 반응을 감수하고 아이디어 똥을 쌀 것인가?
나는 오늘도 아이디어 변비에 걸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프레젠테이션은 언제나 쉽지 않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피드백에 담담해져야 합니다. 자신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느낀 대로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 지를 인지하면 됩니다. 피드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면 발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발표를 잘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이 발표한 사람들은 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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