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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Apr 25. 2021

[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epi 10

토요일 밤 10시, 책과 세상이야기가 쏟아지는 [독서가와 행동가들] 벌써 10번째! 

1, 2회 , 3회 ,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나눈 이야기는 링크 참고요. 
 
[독서가와 행동가들] 뭐 읽고 있니? epi 10


<앤디 워홀> 타이펙스, 
<착취도시, 서울> 이혜미, <외로운 도시> 올리비아 랭 
<삼국지> 
<페미니스트, 엄마가 되다> 앤절라 가브스, <여자들의 섹스북> 한채윤
<낭만주의의 뿌리> 이사야 벌린 
<부지런한 사랑>, <심신 단련>, <깨끗한 존경>, <나는 울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 김경헌 등 
<Fulfillment: Winning and Losing in One-Click America> Alec MacGillis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Amazon Unbound: Jeff Bezos and the Invention of a Global Empire> Brad Stone  <순서 파괴> 콜린 브라이어,빌 카, <빅니스> 팀 우 


더현대서울의 앤디 워홀 전시회, 괜찮답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열린 기획전. 작품들이 다채롭다고요. 태형님의 이번주 추천이  <앤디 워홀>인건 자연스럽죠? 네덜란드의 그래픽노블 작가 타이펙스가 무려 5년 간 작업해 내놓은 564쪽의 만화. 빽빽하고요. 체코 출신 이민자, 약쟁이, 퀴어 정체성의 앤디 워홀의 삶이 생생하다고요. 어느 한 줄 리뷰은 19금 앤디 워홀. 

저는 어제 #기막힌논픽션 4월 책인 <착취도시, 서울> 원래 2월 모임 책이었어서 [독서가와 행동가들] 첫 클하 때 소개했는데, 이제야 토론. 2019년 한국의 온갖 기자상을 휩쓴 논픽션으로서 책의 재미와 의미는 보장. 토론이 또 무척 진했는데, 이건 따로 소개하고 싶고요. 

이렇게 도시 얘기를 이어갈 건 아니지만, 원준님의 추천은 <외로운 도시> ‘논픽션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는 올리비아 랭의 에세이인데요. 사랑에 빠져 뉴욕으로 건너갔던 이 영국인은 사랑이 깨진 뒤, 외로움에 시달리던 중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예술가의 외로운 혼을 만났답니다. 그렇게 다양한 예술가의 외로움에 공감하는 내용인데, 외로움에 푹 빠졌을 때 읽기 좋다는... 나혼자 외로운게 아니라, 저 수많은 작가들도 외로워서 작품을 남긴거죠. 

지오반니님은 고전을 읽는 시대정신이 바뀌는 사례로 <삼국지>를 픽. 이문열과 황석영의 <삼국지>가 80년대 정서를 반영했다면, 최근 <삼국지> 덕후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해석은 또 다르다고요. 태형님 표현을 빌리면, '야망이 남아 있는 세대'를 위한 기존 버전과 <삼국지>를 모르는 세대를 위한 스토리는 다를 수 밖에요. 지오반니님은 IMF 이후 회사나 국가에 충실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은 '욜로' 시대를 열었고, 대의나 가치 대신 흙수저로 태어나 처세로 롱런한 가후가 주목받는다고 했어요. 뛰어난 참모, 의리나 지조 있는 캐릭터는 아닌데 유비나 조조 보다 더 각광받는다니, 이 자체가 기성세대인 제게 놀라운 일. 전 가후를 몰랐거든요. 
배님 설명에 따르면, 조조 같은 유명인들을 엿먹인 능력치 적당한 참모. 충성심 없는 이라 영입하기 좋은 스타일로 레진에서 가후전이 연재된 적 있다네요. 사회적 의미, 미래를 따지는 대신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 인물이라고요. 

망고님은 마침 오늘 트레바리 모임 책 <페미니스트, 엄마가 되다> 을 추천. 임신한 몸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나라한 이야기. 결혼하고 임신하고 출산해도 제대로 배울 기회 없죠. 태아알콜증후군이란 단어는 1973년에야 나온건데, 마침 알콜, 약물과의 전쟁이 진행중이던 시기라고요. 수천 년간 임산부의 알콜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지 않았다는 것도 새삼 신기. 학생들이 임산부를 보면 혐오하거나 당황하거나 매료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임신한 교사는 배가 부르기 전에 강제로 휴가에 들어가야 했던 시절도 있네요. 미국 대법원이 여기에 제동 걸고, 임신출산으로 직장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보호하라고 판결한게 1974년! 남자 아이들은 하늘색을 좋아하도록 유전자에 정해져있다는 논문도 나왔었다니, 과학이란! 정작 클리토리스에 대한 연구는 90년대에나 등장했다고요. 여성의 신체와 관련 또 재미있는 책은 <여자들의 섹스북>솔직히, 목차만 보고 옛날 사람인 저는 충격. 헛살았나봐요. 90년대 중반까지 버자이너 중심의 쾌락 얘기가 나왔는데 지금 돌아보면 말도 안되는 얘기라는 만물박사 태형님 설명. 여성의 신체는 편견과 반론이 과한 '정치적인 장'이라고요. 망고님은 클리토리스란 기관이 있다고 성교육 시간에 가르치는 문제에 대해 얘기해주셨어요!

분위기 확 바꿔주신 배님은 20세기 사상가 이사야 벌린의 강의록을 정리했다는 <낭만주의의 뿌리>를 소개. 18세기 후반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로, 이성에 대한 집착을 걷어냈다는 낭만주의를 다시 생각합니다. '낭만'이라는 단어가 자체가 일본에서 남녀 사랑 이미지로 소비됐으나, 실제 초기에는 인간의 순수한 감정, 원초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지성주의에 가까웠다고요. 태형님이 들라크루아, 제리코 얘기를 꺼내자 '정념이 넘친다'는 말로 낭만을 정리해버린 배님. 포스트모던 정치나 역사가 한계에 부딪치며 계몽주의로 돌아가는 분위기도 있는 마당에 낭만이라니. 

망고님이 이슬아님의 이번주 화제글 '남궁인밖에 모르는 남궁인 선생님께'을 언급해주신 덕분에! 앞다퉈 이슬아님 어떤 책이 좋은가 간증 모드. 적당한 온도, 솔직하고 쉬운 언어의 힘을 담은 <부지런한 사랑>을 보면 글쓰고 싶어진다니 저도 관심! 태형님은 <심신 단련> 추천.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도록 질문 잘하는 이슬아님이 드러나는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이슬아님을 만든 어머님 복희씨에 대한 <나는 울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도 망고님 추천. 누드모델 하겠다고 말하는 딸에게 멋있어야 한다고 가운 사주는 엄마 복희씨 얘기에서 가족관계를 다시 생각했다고요. 저는 요즘 씨네21 김혜리 기자가 <조용한 생활>이라는 팟캐스트에서 이슬아님과 진행하는 '슬퍼지려 하기전에'를 추천했어요.

클하에서도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 상대방 생각하면서 나누는 사람을 만난다고 정혜님이 이야기 꺼내주신 김에, 저는 <소통의 리셋, 클럽하우스>를 추천했습니다. 오늘 이 클하방에서 책 자랑 하신다던 공동저자 김경헌님이 못오시는 바람에 제가 소개ㅎ 클하는 훅 떴다 조용해졌으나, 소통에 대한 단상은 부쩍 단단해집니다. 경헌님이 쌈디, 정재승쌤과 진행한 인터뷰도 무척 흥미롭고요. '닥터 프로스트' 이종범 작가님의 소통 글도 생각할 꺼리를 많이 남겨주셨어요. 그리고 오늘 마침 외로움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결국 인간은 관계 속에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어요. 우리가 책 수다를 함께 떠는 것도 외로움 대신 관계. 

홍윤희님이 따끈따끈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한 <Fulfillment: Winning and Losing in One-Click America>프로퍼블리카 기자가 아마존 등 동부, 서부 중심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미국의 중소 도시를 싹 다 죽여버리는지, 그 풍경을 기록했답니다. 미국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실리콘밸리의 평범한 가장이 실직한 뒤 아마존 덴버 물류센터에 취직해 몸이 망가지는 사연 등이 생생하답니다. “They call themselves as tech company, but is really a sweatshop.”.. 빅테크 신화에는 열광하지만, 까는 팩트는 별로 안 읽는 한국에서 번역하면 팔리겠느냐는 얘기는 덤. 
윤희님이 또 기다리는 책은 5월11일 출간될 <Amazon Unbound: Jeff Bezos and the Invention of a Global Empire>국내에도 번역된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의 저자 브래드 스톤의 새 책이라고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서 오랫동안 업계 기사를 써온 그의 이 책은 아마존 관련 수많은 책 중 단연 바이블이라고요. 베조스의 전 부인 맥킨지 베조스가 직접 아마존에 별점 1점 혹평을 남겨 화제가 됐다는 그 책인데.. 그 저자가 새로 아마존 얘기를 썼으니, 궁금하지 않을리가요.. 전 윤희님의 포스팅, 그리고 번역이나 기다려보렵니다ㅎㅎ. 브래드 스톤은 베조스의 그림자 역할을 하는 이들 얘기도 했는데, 바로 그 그림자로 오래 일해온 이들이 쓴 책이 바로 <순서 파괴> 라고 정혜님이 소개해주셨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양서 소개!
여기까지 왔으면, 빅테크 기업들에 친화적인 오바마 정부에서도 일했으나, 그 사이 테크 기업들이 너무 커져서 일부 국가의 기능을 대신하거나 국가 같은 행동을 시작했다며, 쪼개야 한다, 독점은 나쁘다고 한 팀 우의 신작 <빅니스>도 봐줘야죠. 제가 #디지털시대읽기 클럽에서 볼까, 사놓은 책인데 홍윤희님이 딱 추천! 망중립성 개념을 만든 팀 우 책 치고는 무척 얇아서 저는 더 좋았...

이렇게, 오늘도 알찬 책수다.. 여기까지! 소소하지만 잼나게 10회를 달려왔네요. 이쯤에서 시즌1을 마감할지, 그냥 계속할지 고민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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