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더티브 에디터 홍&창고살롱지기 현진입니다.
올해로 4년째 마더티브를 운영해오고 있는데요. 마티 에디터들은 설날,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 걸 마더티브 조회수 통계를 보면서 실감해요. 신기하게도 명절 한 달 전쯤부터 마더티브에 올라와 있는 명절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올라가더라고요. 명절 그거, 며칠만 참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명절 스트레스는 한참 전부터 시작되는 거죠. 후유증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3년 전, 명절 보이콧을 한 후 설날에는 시가에만, 추석에는 친정에만 가고 있어요. 그 ‘투쟁'의 기록을 마더티브에 콘텐츠로 남기기도 했는데요(아래 링크 참고).
설날에는 시가, 추석에는 친정에 가면 평등 명절, 행복한 명절이 될 줄 알았는데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지난해 추석에는 친정 식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여행을 갔는데요. 수십 년 만에 명절 노동에서 해방돼 “여기가 천국"이라며 행복해하는 친정 엄마 얼굴을 보며 기쁘면서도, 적적하게 명절을 보내고 있을 시가 식구들을 생각하면 미안했어요.
명절과 제사를 유독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어머니를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홀로 된 시어머니를 40년간 모시고 살면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시아버지를 위해 제사와 차례를 지내고 있는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하면 양가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고요. 시어머니가 잔뜩 챙겨준 음식을 들고 오면서 나만 이 가사노동에서 탈출하면 괜찮은 걸까, 마음이 복잡했어요. 저만큼 마음이 복잡해 보이지 않는 남편을 보면 서 불쑥 화가 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도 올해 설날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답답해지고요.
지난해 강화길 작가의 <음복>이라는 단편 소설을 읽은 후 이 작품을 꼭 명절 전에 함께 읽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혼 후 처음으로 시가 제사에 참석하게 되는 ‘세나'가 화자인 소설인데요. 여성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니,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은 남성들의 대비가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집안의 ‘악역'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고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 짧은 소설을 읽는 내내 누군가의 딸, 아내, 며느리 그리고 엄마로 살면서 느꼈던 ‘이게 뭐지?’의 순간들이 자동으로 재생되더라고요.
설날을 이틀 앞둔 오는 2월 10일 밤 10시, ‘마더티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성 커뮤니티 ‘창고살롱’에서 ‘명절을 맞이하는 여자들의 자세'라는 주제로 스페셜 살롱을 열어요. 소설 <음복>을 읽고 이야기 나눌 건데요. 창고살롱만의 ‘구조화된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이 될 거예요.
이번 스페셜 살롱에서는
-<음복>을 읽고 떠오른 ‘나만 아는' 순간들
-명절 혹은 집안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내가 했던 노력
-내가 바라는 명절
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 해요. 시댁 욕, 남편 욕 이런 거 말고(^^) 명절에 대한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음복>은 <2020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혹은 강화길 작가 작품집 <화이트 호스>에서 읽을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론칭한 창고살롱은 ‘나의 서사가 레퍼런스가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속가능한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그동안 창고살롱이 뭐지? 궁금하셨던 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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