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발견_7DAY
- 당신 안에 공존하는 모순된 성향 또는 욕망은 무엇인가요?
- 그 내적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나요?
1. 극 외향형이지만 혼자가 좋아
디퍼런스 진단검사를 2~3번 해봤는데 결과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약간씩 바뀌기도 하는 중간 성향분들과는 다르게 아주 똑같은 결과가 반복해서 나온다는 것, 그리고 외향 점수가 아주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했던 일의 영향도 꽤 있다. 리더의 역할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더욱더 발달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사람들을 판단하기 쉽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다.
나는 아주 점수가 높은 외향형중의 외향형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브레인스토밍도 좋아하고, 함께 하는 기획 회의도 물론 좋아하지만 혼자 공부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나의 공간이 없어서 이 시간들을 확보하지 못하면 능률과 사기가 떨어진다. 그래서 갤럭시 버즈를 귀에 꽂고라도 스타벅스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려고 하는 것이다. 혼자 조용히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데일리 리포트를 점검하고, 스케줄을 기획하고 여기에 혼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꼭.
외향형은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활동과 교류를 통해서 밖에서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 발산하기도 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도 있지만, 이것 외에 다른 것도 동시다발적으로 봐야 하므로 단순하게 외향형과 내향형으로 사람을 구분하면 큰 오산이 생길 수 있다. 나와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특히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끔찍하게도 챙기는 편이지만,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내 영역에 들어오는 것은 별로다. 특히나 도덕적인 개념이 떨어지거나 상식이 없는 사람이 좀 불편하게 여겨진다.
예를 들면 아파트가 한층에 2가구씩 배열되어 있는데, 자꾸만 옆집에서 복도에 쓰레기를 내놓는다. 소방법에 의해서 복도에 아무것도 놔두면 안 되는데, 배달음식 쓰레기는 정말이지 오갈 때마다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다. 복도 아파트가 두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어디 모임에 가면 낯선 사람과 아주 얘기를 잘하고, 거리낌 없이 다가가지만 옆집엔 누가 사는지 모른다. 관계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면전에 대고 이런 이야기하기는 또 불편하므로 그냥 관리사무소에 말할 뿐 옆집과의 대화는 없다. 다행히 몇 주 뒤에 모든 쓰레기는 치워졌지만 지금은 또 폐가전을 내놓으셨다. 아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갈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2. 수다를 좋아하지만 층간소음은 ㄴㄴ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크다.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흥분해서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또 데시벨이 높아져있다. 친정식구들은 서로 얘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오디오가 겹치는 순간들이 많다. 학창 시절에는 더 개구쟁이였다. 늘 반장이나 전교 부회장 등 임원을 해서 모범을 보여야했지만, 쉬는 시간이면 여자애들과 남자애들을 가리지 않고 놀기 바빴다.
이렇게 목소리도 크고, 대화할 때도 자꾸 웃으면서 옆 사람을 때리는 등 액션이 큰 편인데도 이상하게 층간소음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사실 신혼 때 아파트에 살다가 전원주택으로 이사 간 이유가 땅과 가까이 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윗집 층간소음에 스트레스가 상당했었기 때문이었다. 전원주택에서 5년을 살고 다시 서울로 들어오면서 어쩔 수 없이 아파트로 컴백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고려한 사항은 탑층이었다. 다행히 탑층에 사는 지금은 살만하다. 그러나 또 갑자기 이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중간층에 들어가면 층간소음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긴 하다. 우리는 늘 청소슬리퍼를 신고, 의자를 끄는 일도 없고, 최대한 조심해서 살고 있는데 어떤 윗집을 만날지 모르니 말이다.
3. 다 맞출 것 같지만 사실은 나만의 규칙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내향형보다 외향형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오해다. 외향형이 맞추기 편하고 성격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향형의 좋은 점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일수도 있다. (나는 외향형이지만 디퍼런스 상담을 하면서 내향형이 점점 더 좋아지고, 주변에도 내향형의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고, 서글서글한 편이다 보니 편하게 지내기도 하고, 막역하게 지내는 친구들이나 언니들도 많은 편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나는 나만의 규칙이 강한 사람이다. 특히 놀러 가서 같이 밥을 해 먹다 보면 이런 게 티가 난다. 어차피 수십 명이 먹고 놀고 하니 정리가 의미 없는 곳인데 나는 계속해서 쓰레기를 치우거나 분리수거를 하는 등 나만의 일머리를 작동시킨다. 설거지를 할 때도 나만의 흐름이 있고, 그릇을 엎을 때도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나름의 규칙이 있다. 최대한 가지런히 정리를 하고, 공기가 통하게 정리를 하면서도 어떤 하나를 빼도 쓰러지지 않게 머리를 쓰면서 설거지를 하는 편이다.
물론 집에서 나 혼자 부엌살림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금방 다음 끼니에 또 쓰겠지만 마르면 제자리로 정리한다. 물컵도 몇 종류가 나와있다면 되도록 비슷한 것끼리 모아서 엎어두는 편이다. 보기 좋게 해 놔야 정리할 때도 기분이 좋기도 하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보고 '참 피곤하게 산다' '대충 살아 너만 힘들어'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상하게 남의 집에 가서 놀았어도 설거지는 내가 해주는 반면 (물론 동의를 얻고) 우리 집에서 누가 설거지를 해준다고 하면 그냥 내가 이따 하겠다고 한다. 그게 그냥 편하다.
외향형이라고 해서 모두가 하하 호호하고, 덤벙거리고, 대충해도 괜찮고 그런 것은 아니다.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면 나의 예측에서 벗어나서 당황스럽기 때문에 나만 손해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만날 때는 이 사람은 또 어떤 오묘한 점이 있을까? 를 디폴트로 두고 만나는 게 차라리 낫다.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비슷한 유형의 친구가 A-3이었다고 치면, 이번에 새롭게 만나게 된 사람이 비슷하게는 보이지만 A-9의 특성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섣불리 기존의 사람들과 비교하고 짐작하는 게 아니라 그냥 쿨하게 물어보거나 관찰하는 편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단정 짓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나와 완전히 100% 똑같은 사람이 없으니 나는 그냥 나대로 살면 된다. 대신 내가 어떨 때 어떤 성향이 나오고, 어떨 때 다른 면이 발동하는지를 스스로가 안다면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완전히 외향형이거나 내향형인 경우에는 그래도 자신에 대한 파악이 용이한 반면, 중간 성향의 사람들(복합유형)은 본인도 본인의 모습을 잘 몰라서 괴로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 양쪽 다 갖고 있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필요할 때 유리한 것을 꺼내 쓰면 된다. 다만 그것이 적재적소가 아니라면 곤란 하지만 말이다.
이런 것에 대해서 파악이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서 나는 디퍼런스 상담을 하는 것이다. 나는 디퍼런스를 공부하면서 내향형의 남편을 새롭게 알아가게 되었고, 의문이 풀리지 않던 것들이 하나하나 풀리면서 이마를 탁 친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이해가 되지 않던 내향형이 이해가 되면서 혼자 단정 지었던 것들을 풀고, 오픈된 마음으로 바라보니 요즘은 내향형들이 더 좋아졌다. 학교에서 팀 미션을 할 때도 그렇다. 예전에는 왜 나 혼자 이 모든 것을 해야 하지? 하는 부당함을 느끼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성향의 스캔이 어느 정도 되다 보니 각자에게 맞는 미션을 배분해드린다. 그러면 서로가 부담이 없고, 나는 그들이 꺼려하는 발표를 맡으면 되는 것이다.
오늘의 질문이 어떤 분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고, 또한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질문이 아닐 수도 있다. 자신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더해갈수록 나에 대해서 알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서 알게 되니 관계적인 면에서 점점 자유로워질 수 있다. 급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본인을 탐색하고, 지속적인 노력만이 답이다. 거기에 필요하다면 디퍼런스 상담 정도 추가를? ㅎㅎㅎ
한 달 5기 자기 발견
2DAY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세요.
https://brunch.co.kr/@nager128/273
3DAY 지금의 당신을 있게 만든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74
4DAY 지금까지 살아온 자기 인생을 크게 구분한다면?
https://brunch.co.kr/@nager128/276
5DAY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은 언제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0
6DAY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2
디퍼런스 관련 글 모음
https://brunch.co.kr/@nager128/245
https://blog.naver.com/nager128/22181058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