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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r 24. 2020

삶의 변화

자기발견_9DAY

미션 . 오늘 읽은 글 중에 가슴에 와 닿은 '오늘의 문장' 고르기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낀다. 어렸을 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 투성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호기심이란 게 많이 줄어든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어쩌다 흥미로운 것을 발견해도 이런 저러한 이유로 탐색하지 않고 넘어가 버린다. 삶을 길게 살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삶에 대한 의욕과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위해 자꾸 시도해보고 도전하는 자세가 오래 사는 방법이자 젊게 사는 방법이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적어보자. 호기심을 잃지 않는 삶. 거기서부터 좋은 글이 시작될 테니까  - 손바닥 자서전 특강 2강 -





그릿 그리고 또 그릿

어렸을 때부터 마음먹은 것은 해내야 한다고 배워왔고, 노력해왔다. 예를 들어서 줄넘기를 몇 개 이상해야 하는데 안된다면 될 때까지 마당에서 연습했다. 자전거도 마찬가지이다. 두 발 자전거가 왜 그렇게 어렵고 버겁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어린이용 자전거가 아닌 어른 자전거니 그럴 만도 하다) 친오빠한테 배워 잘 타기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자전거를 배우기는 정말 잘한 것 같다. 일본에서는 거의 자전거를 타고 다녔어야 했기에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면 그 많은 교통비와 장 보러 다닐 때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적성에 맞지도 않는 "병원경영"을 전공하면서 공부에는 흥미를 1도 느끼지 못했다. 겨우겨우 졸업을 하고, 여기저기 취업을 했지만 그 시절의 나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영어 회화학원과 토익학원도 다녔었는데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져서 일본어 회화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소통 정도만 꿈꾸다가 점점 더 일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집을 벗어나서 생활을 해본 동경 생활은 힘들었지만 분명히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대학교와 직장이 멀어서 편도 2시간이 걸려도 무조건 통학을 해야 했던 한국생활에서 벗어난 것도 좋았지만, 혼자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해본 것 자체가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동경에 가자마자 다인실 기숙사에 살면서 별의별 인간을 다 만났고, 1인실로 이사해서 나름 예쁘고 깔끔하게 꾸미고 살았지만 코딱지만한 방과 더 코딱지만한 화장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욕실의 순번을 위해 눈치게임을 하면서, 김치 사 먹을 돈이 없어서 단무지를 고춧가루에 버무려 먹으면서 집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곤 했다. 그때는 화상통화가 없던 시절이어서 이메일이나 소포로 소식을 전했었는데 그걸 받는 날이면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다잡곤 했던 기억이 난다. 



살면서 그렇게 많이 아프거나 다친 적이 없는데 일본에 있을 때 인도의 턱을 못 보고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넘어지는 일이 대수롭지도 않고, 창피하니까 얼른 일어났는데 뭔가 따뜻한 게 흐르는 느낌이 났다. 생각보다 턱이 많이 찢어졌고, 수중에 돈이 별로 없던 나는 병원비부터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손으로 틀어막기엔 피가 너무 많이 났고, 병원을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서 가까운 병원에 갔는데 결국 3 바늘 정도 꿰맸고 그 당시 만엔 정도의 병원비를 지불했던 기억이 난다. 다치자마자 통장의 잔고를 걱정하는 내 신세가 스스로도 속상했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또 알바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 모든 생각이 스쳐갔던 생각으로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쓰렸었다. 지금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흉터를 보면서 동경의 생활을 떠올리곤 한다. 



전공도 아니고 그냥 회화학원을 다니면서 일본어에 들이댄 지 1년 만에 일본에 간 것이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보일 수도 있고, 준비 없이 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난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나이 때 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을 한 것이고, 그때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뤘다면 지금까지 외국에서 생활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테니까 뚜렷한 결과물을 갖고 오지 못했다고 해도 나에게는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학원만 다녀서 일본을 가겠다는 생각을 한 자체, 그리고 일본어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던 시절이라 선생님들과 어떻게 하던지 일본어로 프리토킹을 더 하고 싶어서 수업시간외에도 같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엄청 애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관점을 바꾼 디퍼런스

다사다난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쉽지 않은 날이 많았다. 내가 난임일 것이라는 상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며, 결혼을 하면 당연히 꽁냥꽁냥 하며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다. 다른 성향과 다른 문화에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힘들었던 나의 관점을 바꾼 것은 디퍼런스였다. 신혼초에 디퍼런스를 알았다면 이렇게 고맙지 않을 것이다. 결혼 10년 차가 넘어서 해볼 것 다 해보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벼랑 끝에서 만난 디퍼런스 상담으로 나는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었다. 제대로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내가 쭈글이가 아니라 대박 큰 일을 할 그릇이라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뭐라도 이룬 것처럼 신났었다. 계속해서 눌리기만 내 인생이 뭔가 필 것 같다는 느낌이 오면서 나 스스로가 나에게 거는 기대가 달라졌다. 움츠렸던 어깨를 폈고, 나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후벼 팠다. 



그동안 왜 힘들었는지? 사람들과 힘들었을 때 원인이 무엇인지? 왜 오해를 샀는지? 등등 궁금했던 것들이 풀리면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 나의 진심은 그것이 아니라도 내 성향이 좀 강하다 보니 그렇게 비칠 수도 있겠다라는 것이 이해가 되면서 점점 더 보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약점과 강점의 뿌리가 같다는 것이 이해가 되고 나니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감이 왔다. 내가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핵심이었고,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그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실행시키는지가 중요했다. 관련 책도 찾아보고, 이렇게 저렇게 테스트도 해보고, 여러 성향의 동료들과 토론도 많이 해봤다. 그러면서 왜곡된 시선이 점차 옅어지고 누구를 만나든지 강점을 볼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시작하니 제일 행복한 것은 나였다. 



환경적으로 별로 변한 것은 없다. 그러나 나의 자세가 무엇보다 달라졌고, 내 마음이 괴롭지 않으니 살 것 같다. 마음의 행복을 꺼내서 보여줄 수는 없다. 그저 각자 만족도가 다른 것이고 주관적인 해석이므로 누가 판단할 수도 없다. 나는 문제점이 한눈에 파악되는 성향을 갖고 있다. 분명히 잘한 것도 있겠지만 빈틈이 있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그게 딱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소 미숙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힘들어하곤 했다. 한때는 왜 그게 보이는지가 답답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사람들이 있다. 보이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바꾸니 그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었다. 이런 식으로 인지 왜곡된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니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꽤 괜찮은 사람임을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읽고 쓰는 사람

내가 이렇게 읽고 쓰는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정말 신기하다. 할 게 없어서 시작한 혼자만의 독서기간 1년을 거쳐서 신박사님을 유튜브에서 보고 나서 졸꾸를 모토로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 데일리 리포트를 1년 넘게 썼고, 책을 읽으라고 하면 읽었고, 서평을 쓰라고 해서 죽어있던 블로그를 살렸다. 그러다가 66챌린지를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씽큐베이션 2기와 3기를 참여했고, 4기는 김주현 팀장님 그룹의 부그룹장을 맡기도 했다. 만약 씽큐베이션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냥 간혹 가다가 읽기는 하지만 제대로 읽지도 않고 대충 읽으면서 변화된 사람을 부러워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쓰면서 실행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직접 글로 약속을 한 부분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66챌린지와 데일리 리포트도 그 맥락으로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짧은 한 줄이여도 그것을 본 사람이 최소 1명 이상은 있기 때문에 안 지킬 수가 없다. 또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실행력 있는 사람이 되었다. 실행하지 않으면 가짜 졸꾸러기라는 생각이 나에게 강하게 인식되었기에 진성 졸꾸러기가 되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에도 시간을 체크해가며 TO DO LIST를 지워가고 있다. 



신기한 것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나만 바꾸지 않는다. 내가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러니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도 누구보다 늦게 퇴근해도 누구보다 일찍 출근하는 리더들은 몸소 보여주고 있고, 리더가 제일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부하직원들이 불만을 품을 수 없듯이 나는 무엇을 하든지 최소한 나도 똑같이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부그룹장을 하면서도 읽었던 책이지만 성실하게 재독을 하고, 썼던 서평이어도 새로 썼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느끼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한 번도 재탕으로 제출한 적은 없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HANDAL도 마찬가지다. 내가 굳이 한달서평팀에서 글을 업로드하지 않아도 된다. 순전히 나의 선택이었고, 나는 이 선택이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 아직도 내가 갈 길이 멀기에 스스로가 긴장을 하고,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이다. 씽큐베이션 팀원들, HANDAL 한달서평 팀원들의 글을 읽고 댓글 다는 것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쉽지는 않지만 참 행복한 일이다. 글로 교감을 하고, 몇 줄 안 되는 댓글로 서로가 힘을 주고받으니 이보다 가치 있는 일이 어딨겠는가. 되려 이렇게 댓글을 달고 리딩을 하면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상승하고, 감사가 회복되며,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 



연결

다행히 이 세 가지는 계속해서 노력한다는 점, 변화하려는 자세가 되어있다는 것에서 일맥상통한다. 예전의 나는 무조건 이겨야 하고, 1등을 하고 싶고, 뛰어나 보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물며 운동회 때 달리기를 2등 하면 억울해하며 울면서 잠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1등만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좋은 것은 예전보다 여유가 생기고,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고, 넓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외모의 변화는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내적으로 충만해져 가고, 알차고 단단해져 가는 내가 좋다. 20대의 나보다 몇 배의 공부를 하는 40대의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감당하고,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도우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한 달 5기 자기 발견


1 DAY  당신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71

2DAY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세요.

https://brunch.co.kr/@nager128/273

3DAY 지금의 당신을 있게 만든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74

4DAY 지금까지 살아온 자기 인생을 크게 구분한다면?

https://brunch.co.kr/@nager128/276

5DAY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은 언제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0

6DAY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2

7DAY 당신안에 모순된 성향 또는 욕망은 무엇인가요?

https://brunch.co.kr/@nager128/286

8DAY 내가 보는 모습과 다른 사람이 보는 내 모습에서 차이를 느낀적이 있나요?

https://brunch.co.kr/@nager128/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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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스 관련 글 모음

https://brunch.co.kr/@nager128/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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