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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Dec 31. 2018

티처뷰_하영화 선생님

티처뷰 / 하영화_부산진초등학교 교사

부산 새넷 선생님들이 함께 한 일본커뮤니티 기행 사진, 왼쪽에서 2번째 선생님이 하영화 선생님이십니다.
Q. 선생님 반갑습니다. 전국의 새넷 선생님들께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부산진초등학교 근무하고 있는 하영화입니다. 부산진초등학교에 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혁신학교인 부산다행복학교에서 3년째 교육과정혁신부 일을 맡고 있습니다.  93학번이고 딱 20년 경력 되었습니다.


Q. 20년 경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20년 경력동안 기억나는 학교, 일 등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A. 20년이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제가 다행복학교 오기 전에 20년 동안 그냥 평범한 교사였습니다. 20년간 뭐했냐고 물어보니 돌아보면 부산에서 풍물패로 시작해 민속놀이연구회로 발전한 ‘추임새’에서 교직생활 내내 활동을 했고요. 그리고 제가 교직생활 동안 딱히 기억나는 학교를 말하자면 지금 현재 머물고 있는 부산진초등학교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학교가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드네요.


Q. 부산진초등학교가 왜 딱 기억에 남는지...                        

A. 이 학교 오기 전까지 저는 그냥 학교에서 보기에 딱 평범한 교사였어요. 아이들을 참 좋아해서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는데 학교에서의 일상생활은 근무시간동안에 근무하고, 근무 이후에는 제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러다가, 2년 전 2015년 혁신학교 씨앗동아리 활동을 1년 하면서 교사와 학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또 부산진초등학교에서 3년간 근무를 하면서 제 교직생활동안 터닝 포인트가 되었어요. 혁신학교에서의 생활이 저를 많이 바꾼 시간이 되었어요.


   전포초 김선자 선생님이 추임새 활동도 같이 하고 그랬는데, 다행복학교 가셔서 열심히 근무하시는 것을 보고 감동도 많이 받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혁신학교 따라가서 공부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교사를 하면서 교육이 어떠해야 한다고 마음속에 형태를 잡거나, 개념화하지 못했는데 그런 생각들이 혁신학교 3년 동안 가슴속에 자리를 잡게 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그렇게 부산진초등학교의 경험이 소중하신만큼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일이 기억에 남으시는지요?                          

A. 저희 학교는 혁신학교를 처음 만들었을 때, 혁신학교를 처음 추진했던 선생님들이 관리자하고 문제가 생겨서 다 나가게 되었어요. 다 나갔는데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었어요. 지정은 되었는데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되어 부산교육청, 부산새넷의 선배님들이 급하게 혁신학교 갈 사람을 찾았고, 마침 씨앗동아리에서 공부하고 있던 저에게 “너 조금 가서 일 좀 해라.” 하고 이야기를 듣고 부산진 초등학교에 가서 일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전보발령 받아서 갔는데 아무것도 안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혁신학교로 지정을 받아서 학교를 꾸려야 되는데 교장선생님이 나서서 발을 동동거리고 있는  거예요. 관리자하고 선생님들 상황이 안 좋았는데, 발령장 받고 간 첫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선생님들 앞에 나가서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사이를 조정하고, 서로 만나가면서 혁신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지금 3년을 돌아보며 부산진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 시작할 때 어땠노?”하면 다들 “첫 발령 난 날, 네가 앞으로 나가서 ‘교장선생님, 믿고 맡기시라.’하고 선생님들끼리 회의 주관할 때 그 때 정말 암담하더라. 처음 발령받은 사람이 그렇게 나서서 하니 끝장났다 했는데……. 지난 3년간 참 잘했다.”라고 해요.  

학습공동체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모습
Q. 마치 우리나라 혁신교육의 역사적인 장면같이 느껴지네요. 혹시 3년간의 과정에서 선생님께 큰 감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선생님들이 동료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를 이렇게 많이 힘들게 한사람도 동료고, 또 내가 이 학교에 있을 만 했다고 생각하게 한 사람들도 동료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혁신학교 단어도 처음 접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혁신학교도 추진해야 하고 어려움도 참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공부도 많이 한 3년이었고, 그래요. 사실 그동안은 공부한 것을 적극적이지 않았고, 어쩌면 싫어했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인데, 지난 3년은 적극적으로 연수도 받고, 공부도 하는 시간이었어요. 오랜 기간 알던 선생님들이 “하영화 입에서 공부하자는 소리가 나오다니”하고 놀라셔요.


   또 그만큼 저를 바꾸었던 시간이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조금 외향적이고 다혈질적인 성격인데, 혁신학교 리더 교사로서 그런 모습으로 지내면 안 좋을 수도 있었어요. 나를 조금 다스리고 나를 내려놓고 그 과정을 3년간 겪으면서 제가 참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 질적인 면이나 양적인 면에서 교직생활 20년 해야 할 일을 3년간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난 3년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으신다면?                          

A.  일단은 저희 학교에서 신혜란 선생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언니 덕분에 제가 씨앗동아리도 했고, 부산진초등학교도 온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저를 가장 많이 도와주고 이해해주신 선생님이세요. 자기 일보다 저를 먼저 생각해주셨어요. 그리고 학교 밖에서 저에게 언니이자 멘토이자 선배이자 그런 선생님은 전포초 김선자 선생님이 계십니다.


Q. 어떤 의미에서 김선자 선생님을 그리 생각하시나요?                         

A. 한 20년 동안 추임새를 같이 해왔고, 그 20년간 추임새 하면서 같이 웃고 울고 부대끼는 시간이 있었고 그리고 여러 가지로 내가 혁신학교를 한 계기도 김선자 선생님이었고, 제가 힘들 때 투정도 부린 선생님이 김선자 선생님이었고, 필요할 때 가장 도움도 많이 주신 분이시기도 합니다.


Q. 추임새 20년간 이어져 온 비결은 무엇일까요?  쉽지 않잖아요. 20년을 이어온다는 것이.                         

A. 20년 동안 하하(웃음) 가족 같기 때문에 이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추임새는 회원이 아니고 추임새 식구라고 불러요. 가족 다음으로 가장 애착이 가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른 데 가고 못나오는 사람들이 있어도 가족 다음으로 가장 소중한 인연이에요. 여러 인연이에요. 옛날에는 연수도 같이 추진했어요. 2000년대 초반에 대규모 연수도 하고, 풍물도 같이 하고 민속놀이도 배우고 활발하게 했는데 지금은 나이도 많고 없는 사람도 있고 해서 또 다른 변화가 있어요. 지금은 모임도 어렵고 하지만 거의 20년간 주 1회 모임을 했어요. 일상 모임은 32년만에 이번 12월에 마무리를 지었어요. 일상 모임은 공간도 없어지고 회원들도 모두 바쁘고 해서, 이제 일상모임은 안하고 주기별로, 그러니까 여름방학, 겨울방학에 다시 만나자 한 상태입니다.



Q. 참, 이번 겨울 새넷 연수는 오시나요?                         

A. 새넷 연수는 오지 못해요. 새넷 겨울연수 때 부산의 초등학교는 개학이어서 참여를 하지 못해요. 중등 선생님들 위주로 참여하기로 했어요.


Q. 아쉽군요. 그럼 다음기회에 꼭 뵈요. 새넷은 어떤 동기로 가입하셨는지요?                        

A. 저는 부산새넷에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배님들이 추천해주셨어요. 저는 일단 일반회원이었어요. 처음에 가입할 때는 그냥 옆에 언니가 “부산에 새넷이라는 단체가 있단다. 가입해라.” 해서 가입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올해 집행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집행부 일을 하게 된 계기도 “영화야, 니가 들어와야겠다.” 해서 들어갔고, 제가 연수를 담당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 11월 24일 남한산초 탐방을 가게 되었는데 마침 그 날이 첫눈이 오는 날이었어요.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첫눈이다.” 하고 사진을 찍고 좋아했어요. 그런데 속리산을 지나갈 때쯤 눈이 심상치 않은 거예요. 버스 안에서 계속 남한산 양승일 선생님과 통화하는데 오늘 눈으로는 남한산에 올라오진 못할 것 같다고 했어요. 백점단 선생님께서 급히 보평초 허승대 선생님이랑 이야기해서 보평초로 탐방 학교를 바꾸었어요. 보평초에 가서 허승대 교장선생님 이야기도 듣고, 남한산초 양승일 선생님이 보평초에 오셔서 남한산초 이야기를 듣고, 저희는 1석 2조 보평초 남한산초 이야기도 듣고 허승대 교장선생님 말씀도 듣고 해서 참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억수로 의미 있는 기회였습니다. 남한산은 못 올라갔지만 생각도 못한 보평초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산새넷 남한산초 학교방문 중 첫눈 내리는 속리산 휴게소에서(좌) /  부산새넷 보평초, 남한산초 학교 방문 (우)


Q. 부산새넷 활동중에서 기억에 남는 또 다른 활동은 있으신지요?                          

A. 2018년 부산 새넷선생님들이 일본 커뮤니티 기행을 갔습니다. 대부분이 부산다행복하교 리더교사들이 참여했는데 일본 현지학교를 간 것도 기억이 나지만 우리들이 함께 겪은 것들 그 자체가 의미가 있었습니다. 리더교사들이 목마름, 자기 속에 있었던 의문, 질문들을 가지고 일본 학교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을 함께 들은 것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던지는 질문들이 내가 가진 질문과 같았습니다. ‘나도 저런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 학교 리더 선생님도 같은 고민을 했구나! 서로 같은 질문을 가지고 있구나! 저들은 저런 답변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 그동안 몇 번 교육기행을 갔지만 학부모도 있고 다른 지역 선생님들도 있었는데 이번에 우리 부산 선생님들만으로 함께 일본 커뮤니티 기행을 간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Q. 혹시 새넷에 바라는 것이 있으신지요?                         

A. 제가 새넷 회원이지만 아직 많은 활동에 참여한 적이 없어서 바라는 것은 특별히 없고, 평소 ‘새로운학교 네트워크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면면이 같은 교사인데 어떻게 저렇게 활동할 수 있을까? 나라면 못할 텐데,’하는 생각을 해요. 부산다행복학교 평가위원들이 내려오시는데 그 때 이야기를 나누면 참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부산 교육에 대해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앞으로의 부산 교육 방향성에 대해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저희가 어제 세 번째 맞는 부산다행복교육 한마당을 했었거든요. 2년 동안 평일 날 하다가 처음으로 토요일 날 전일제로 했어요. 사람책 활동도 하고 교육감님 토크쇼도 했는데, 그 중심내용이 혁신학교와 관련된 이야기였어요. 교육감,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이 나와서 혁신학교가 무엇인가? 발표했어요.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민주적 학교운영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3년 동안 우리 학교가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가 했는데 교사다모임을 3년간 하면서 우리 학교가 학교와 교육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있는 것, 교사들이 학교 내에서 교육의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고 교육적 고민을 반영하고, 그 의견을 잘 정리하여 학교교육에 반영되는 과정, 그 과정과 활동은 혁신학교뿐만이 아니라 많은 학교들에서 그대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교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이 구조는 철저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부산 다행복교육 한마당에 참가한 선생님들이 많이 했어요.

 부산에서는 다행복학교가 43개 내년에 51개가 되요. 아직도 혁신학교에 대해서 모르는 선생님도 많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이 많은데, 일반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Q. 선생님. 긴 시간동안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의 새해 소망을 마지막 질문으로 드려요. 하영화 선생님의 새해 소망은?                         

A. 함께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과 부산진초등학교 남아 그 길을 계속 가고자 했으나 초빙이 불발되는 바람에 그 길을 계속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2018 부산다행복교육 한마당에 강연을 오신 김춘선 선생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혁신학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혁신학교를 늘리는 것이 의미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대신 혁신교육에 공감하고 그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혁신학교에 있지는 못하지만 혁신교육에는 가슴 속 깊이 공감을 하는 한 사람으로 내 주위 선배, 후배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아! 저 사람을 닮아 가면 좋겠다고 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근사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내년에 생각지도 못한 어떤 근사한 일이 생길지 살짝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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