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 X 카카오맵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정확한 길 안내를 돕는 카카오맵. 그 밑그림에는 국토지리정보원이 제공하는 ‘공간 정보’가 필요하다. 5월 31일 취임한 유기윤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공간 정보’를 꼽았다. 이번 인터뷰에는 이보규 카카오 맵데이터셀 셀장이 함께 참석해 더욱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Q. 국토지리정보원은 국민들에게 다소 낯선 이름이에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유기윤 국토지리정보원 원장 국토지리정보원은 1974년 건설부 국립지리원으로 출발해 국토 개발의 근간이 되는 지도를 제작하는 일을 해오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을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해드릴게요. 기반이 되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우리 국토의 위치를 기록하는 기준을 설정합니다. 이른바 국가위치기준 체계를 만드는 일이지요. 이렇게 전국에 설치된 국가기준점은 모든 측량 활동의 기초가 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 기준점을 바탕으로 국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고해상도 항공 사진이나 위성 영상뿐 아니라 최근에는 MMS (Mobile Mapping System ・ 차량 기반 멀티센서 측량 시스템), 드론 같은 기기까지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요.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끔 지도를 만들죠. 대한민국전도와 같은 2차원 지도는 물론 3차원 지도, 실내 지형도도 포함해서요. 이렇게 두 번째, 세 번째 단계에서 수집, 가공한 데이터가 바로 ‘공간 정보’입니다. 공간 정보는 효율적인 국토 관리에 활용되고 다양한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국토 조사, 지명 관리, 국제 기술 협력이나 연구 개발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수행해요.
Q. 국민들의 삶에서 공간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나요?
유기윤 원장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의 형상과 그 안의 속성 정보를 합쳐서 공간 정보라고 부릅니다. 산・하천 같은 자연과 건물・도로 등의 인공지물이 모두 포함되죠. 건물의 내부 형태, 재질, 계단 같은 시설물 등 실내 정보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도형 데이터와 속성 데이터로 나누어 자세히 수집한 공간 정보를 수치 지도, 항공 사진, 국가기준점 등으로 가공해서 국민에게 무료로 개방합니다. 저희 건물 1층의 고객지원센터를 방문해서 직접 신청할 수 있고, 국토정보 플랫폼 (map.ngii.go.kr)에서도 다운로드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공간 정보는 매우 기본적인 틀의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편리하게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카카오맵 같은 지도 서비스는 국토지리정보원의 공간 정보를 여러 단계 가공해 만든 것입니다.
Q. 공간 정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카카오맵으로 탄생하나요?
이보규 카카오 맵데이터셀 셀장 국토지리정보원과 같은 정부기관, 지방자치체 및 여러 제공처에서 획득한 데이터들을 사용자에 맞게 가공해서 구축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아파트를 예로 들어볼게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공간 정보에는 아파트의 위치, 형상, 높이 등의 기초 정보가 포함됩니다. 그럼 저희는 거기에 행정안전부, 지자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매물 정보나 세대수, 주차장 등 실용적인 정보를 받아 추가하죠. 여기에 정보를 시각적으로도 전달하면서 카카오맵 서비스에 걸맞도록 데이터를 상세하게 가공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시면 됩니다. 녹지는 초록색으로 표현하거나 아파트 단지 입구를 표시하는 식으로요.
Q. 카카오맵의 특별한 기능으로 3D 스카이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여기에는 어떤 공간 정보가 활용되나요?
유기윤 원장 지도상의 장소를 실제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3D 스카이뷰는 항공 사진 등의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카카오에서 자체 제작한 것입니다. 여러 장의 항공 사진을 확보해 3차원의 형상을 뽑은 뒤, 그 위에다 사진 속 실제 이미지를 합성해서 만들어요. 국토지리정보원에서도 3차원 공간 정보를 만들어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니까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최신성도 떨어지기 마련이에요. 카카오는 몇 개월 만에 서울, 경기 성남시 지역에서 전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보규 셀장 국토지리정보원은 국내에서 항공 사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정부기관입니다. 3D 스카이뷰 제작을 위해선 최신 항공 영상 데이터가 필요한데요. 이 때문에 국토지리정보원은 저희 서비스를 위해선 아주 중요한 기관이기도 합니다. 또한 항공 사진 데이터의 수급을 위해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3차원 지도 서비스인 브이월드, 각 지자체들과도 협업을 지속적으로 맺어오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전국 모든 지역에 서비스하고 싶지만, 항공 사진을 찍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아 부담스럽거든요. 감사하게도 국토지리정보원 같은 정부기관 및 지자체에서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덕분에 카카오맵 3D 스카이뷰 서비스가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Q. 비싼 비용을 들여 제작한 공간 정보는 민간에 무료로 제공됩니다. 어떤 취지에서 데이터를 무상으로 개방하고 있나요?
유기윤 원장 공간 정보는 현재 국가 발전에 꼭 필요한 사회적 생산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나 철도, 전기, 가스 등의 사회간접자본처럼 공간 정보 역시 국민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꼭 필요한 요소예요. 최근 그 활용 범위도 점점 확대되고 있고요. 교통, 환경, 도시계획은 물론이고, IT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죠. 그래서 저희 원에서도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만 무상 제공하던 수치 지형도 등의 공간 정보를 2016년 3월부터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력이 취약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공간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산업 기반을 다지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어요.
Q. 카카오맵은 민간이 운영하는 국내 지도 서비스 중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보규 셀장 구글맵 등의 지도 서비스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지도 서비스를 내장할 때 필요한 기술 표준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카카오는 지도 API를 정부기관, 공공기관, 일반기업, 스타트업은 물론 개인 개발자들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요. 무료 제공량도 가장 많습니다. 이용한도가 부족할 경우에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사용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지도 API를 이용하는 기관・회사와 카카오 양쪽이 윈윈(win-win)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카카오 디벨로퍼스 (Kakao Developers, developers.kakao.com)를 참고해주세요. 지도 API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하는 많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이 활용하고 있어요. 파트너들이 API를 활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원장님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지도 서비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유기윤 원장 종이 지도부터 3차원 공간 정보에 이르기까지 지도는 실제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동시대의 기술을 활용,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5년, 10년 후를 내다본다면 현실과 가상이 중첩된 증강현실이 지도 서비스에서도 구현되리라고 봅니다. 실제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온 디스플레이와 생활에 밀접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가 국민들의 일상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기대해요.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자세한 공간 정보가 요구되고 있어요. 정보를 수집하는 비용도 상당히 늘어날 텐데요.
유기윤 원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인공지능과 같은 로봇 기술의 발달로 사물들도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중심에서 공간 정보가 인프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때 필요한 초정밀 공간 정보의 정확도는 기존 2차원 평면 지도보다 5배에서 10배 이상이어야 해요. 단순히 축척이 세밀해지는 개념이 아니라 수집하는 정보의 양이 훨씬 더 방대해지는 거죠. 기존에는 2차원 공간에서의 벡터 데이터만 수집했다면, 초정밀 공간 정보는 3차원의 점군 데이터까지 가공해야 합니다. 이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고 수집한 정보를 가공하는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Q.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계신가요?
유기윤 원장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정밀 도로 지도는 이미 2015년부터 작업에 착수해 2020년까지 5000km에 해당하는 도로의 정보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도로 규제선, 시설물, 표지 정보 등을 3차원으로 표현한 지도를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의 예산만으로는 전국 10만 km의 도로망을 모두 작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그래서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 국도, 무인 자동차가 우선 투입될 특화 도시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정밀 공간 정보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나겠지만 정부에서 세금으로 확보한 예산만으로 이에 대비하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 정보에도 민자 사업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도로나 철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이 그랬던 것처럼, 민간 자본을 투입해 초정밀 공간 정보를 제작하고 국가에서 일정 기간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는 식으로요. 저희 원에서도 앞으로 정기적인 협의처를 활성화해 어느 지역을 어떤 자본으로 언제까지 구축할지 긴밀하게 논의하고, 공간 정보 표준화와 기타 법적인 편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Q. 5월 31일 국토지리정보원 원장으로 새로이 취임하셨어요. 재임 기간 중 어떤 비전을 가지고 계신지요?
유기윤 원장 국토지리정보원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공간 정보의 허브로서 관련 산업을 부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민들의 일상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줄 가치 있는 공간 정보를 만들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과 급격한 기술 변화가 가져올 미래 도시의 모습에 대비하는 것도 국토지리정보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현실의 모든 속성을 수집한 공간 정보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면, 가까운 미래에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세계, 이른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분야인 만큼 여러 파트너들과 더욱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 국토지리정보원과 카카오가 어떤 파트너십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유기윤 원장 지금까지 국토지리정보원은 공간 정보를 구축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산업 현장의 변화한 기술에 맞는 공간 정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역량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거예요. 카카오를 비롯한 기업과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하고, 새로운 시장을 함께 개척하면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원에서도 민간 협력 부서를 활성화하고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고요.
이보규 셀장 공간 정보가 민간에 무상으로 개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민간 개방에 국토지리정보원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공간 정보 산업은 또 다른 도약을 앞두고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공간 정보의 제작과 활용 범위가 국가 사업에만 맞춰져 있었어요. 앞으로는 국민들이 공간 정보를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차츰 바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에 맞춰 민간 기업의 참여를 장려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해주시는 파트너예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에도 앞장서주시고요. 국토지리정보원과 카카오가 중장기적으로 호흡을 맞추다 보면 앞으로도 가치 있는 일들을 많이 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8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8호 목차
- 파트너와 함께 판을 바꿉니다 / Mason's Talk
◼︎ Partners
- 미용실, 재래시장에서 승승장구하다 / 헤세드미용실 구월동본점
- 헤어 고민, 헤세드가 날려드려요 / 헤세드미용실 구월동본점
- 함께 그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도 / 국토지리정보원 (본 글)
- 매일 입고 싶은 옷 / 나나살롱
- 내 마음속 쉼표 하나 / 속마음산책
◼︎ with Kakao
- 카카오 T가 만든 뜻밖의 변화 / 모두를 위한 연결
- 새로운 연결로 꿈꾸는 창조의 섬 / 제주 with Kakao
- 지역아동센터에 찾아온 특별한 친구 / 카카오같이가치
- 미용실, No-Show와 작별하다 / 카카오헤어샵
- 스페이스닷원 갤러리로 초대합니다
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8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