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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입고 싶은 옷

나나살롱

옷장에 아무리 옷이 많아도 결국 나만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에 자꾸 손이 가기 마련이다. ‘나나살롱’도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맵시 있는 옷을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으로 소개하며 카카오스타일이라는 옷장 속에서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나나살롱의 상품과 비주얼을 책임지는 박혜진 이사의 바쁜 하루를 쫓아가보았다.





쇼핑몰 CEO의 하루


영화 <인턴>의 주인공 ‘줄스(앤 해서웨이)’는 열정 가득한 서른 살의 온라인 패션 쇼핑몰 CEO다. 장면마다 바뀌는 주인공의 패션 센스를 구경하는 것도 묘미지만, 영화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겉보기에 화려한 쇼핑몰 CEO의 치열한 일상과 고민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덕분이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CEO의 하루는 어떨까. 나나살롱의 박혜진 이사는 이 영화를 보면서 크게 공감했다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도 정말 바쁘게 살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치열해요.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온라인 쇼핑몰의 현실을 너무 단편적으로 다룬 것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남들이 보기에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예쁜 옷 입고, 여유롭게 좋은 곳만 다니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한 장의 상품 사진 뒤에는 정말 많은 고민과 수고가 담겨 있거든요.


대구에 위치한 나나살롱 사무실에서 박 이사를 만난 날은 그가 태국 방콕 출장에서 돌아온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은 날이었다. 나나살롱의 모델이기도 한 그는 빡빡한 스케줄에 휴식은커녕 감기 몸살까지 얻어온 상태였다. 그러나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출근을 미룰 수는 없었다고 한다. 


쇼핑몰을 운영한 지도 어느덧 7년. 혼자 모든 업무를 해결하던 7년 전이나 30명의 직원을 둔 지금이나, 나나살롱의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모든 상품과 이미지는 박 이사의 손길을 거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2주일에 한 번씩 신상품 사입을 위해 퇴근 후 밤기차를 타고 서울 동대문시장에 갔다가 첫차를 타고 다시 출근해요.” 꼬박 24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그래도 지금은 든든한 직원들이 있고 업무 체계가 많이 잡혔다. “처음 1, 2년간은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못 자고 눈만 뜨면 사무실로 출근하기 바빴어요. 지금의 나나살롱이 있기까지 시행착오를 정말 많이 겪었죠.”





서른 살의 도전


박 이사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대학원에서 미술 교육을 전공한 미술 학도다. 그녀의 미적 감각은 옷을 고를 때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정해진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즐기면서 백화점과 편집숍,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좋은 옷을 고르는 안목을 키웠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며 진로를 고민했다. 그는 임용고시 준비 대신 쇼핑몰 창업이라는 뜻밖의 선택을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바라는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때 생기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믿었어요. 지금 나나살롱 대표로 함께하고 있는 남편의 응원도 큰 힘이 됐고요.” 


나나살롱은 2012년 2월 문을 열었다. 박 이사가 만으로 서른 살이 되던 해였다. 옷을 고르는 안목을 쇼핑몰 형태로 구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박 이사는 쇼핑몰 운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오히려 용감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 줄 알았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거예요. 다시 임용고시 공부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만두고 싶은 순간마다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조금씩 보였어요. ‘그래, 조금만 더 해보자’ 하고 버티다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상품을 고르는 것부터 촬영, 소개글 작성, 주문 접수, 배송까지 쇼핑몰 운영의 모든 것을 몸을 부딪쳐가며 배웠다. 재무나 마케팅 등 낯선 분야는 남동생과 남편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공부해나갔다. 


홀로 새벽 늦게까지 30개의 택배 상자를 포장하던 어느 날, 박 이사는 이제 직원을 뽑아서 회사를 더 키워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직원을 한 명씩 늘려나갔다. 창업 3년 차 되던 2015년에는 MD, 사이트 운영, 고객센터, 물류 등을 분담하는 제대로 된 팀이 갖추어졌다.





광고비라는 수업료


수만 개의 의류 쇼핑몰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광고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특히 나나살롱이 오픈한 2012년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 채널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색 광고가 거의 유일한 홍보 수단이었다.


나나살롱도 여느 쇼핑몰처럼 창업 초기 단계부터 꽤 많은 금액을 포털사이트 키워드 검색 광고에 투자했다. ‘여성의류’ 같은 포괄적인 검색어부터 ‘펀칭 블라우스’ 등 세부적인 아이템까지 다양한 키워드로 광고를 집행했다. “광고비를 많이 쓰면 쓸수록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단편적으로만 예측했죠.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이 저희 사이트로 유입된 다음 단계더라고요.”


박 대표는 검색어를 다양하게 변주해서 최대한 노출을 많이 시키는 것보다, 쇼핑몰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잡고 그에 맞는 상품에 집중해야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싼 광고비를 통해 배운 교훈이었어요.”


구매 고객들의 반응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시기에 반짝 유행하는 옷보다는 티셔츠나 슬랙스 등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기본 아이템이 인기가 좋았다. 모두 박 이사가 실제로 즐겨 입는 스타일이기도 했다.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 적당히 몸의 라인을 살려주는 옷을 좋아해요. 저한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촬영을 해서 올리면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비슷해 보이는 티셔츠라 하더라도 색상이나 소재, 핏을 세분화해서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하려고 해요.” 


나나살롱에서 몇 년째 부동의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비 티셔츠’ 시리즈, ‘리얼 마크 슬랙스’ 시리즈는 나나살롱 자체 제작 상품이다. 편안하면서도 핏이 살아 있는 옷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박 이사의 스타일링 노하우가 담겨 있다. 





카카오스타일 속 나나살롱


매출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단골 고객도 꾸준히 늘어나던 2017년 6월, 나나살롱은 카카오스타일에 입점했다. 카카오톡에서도 연동되는 카카오스타일의 높은 접근성과 파급력을 이용해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박 이사는 오로지 사진만으로 상품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되는 독특한 광고 방식에 주목했다. “고객은 쇼핑몰의 이름도, 상품명도, 가격도 확인할 수 없어요. 그게 구매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어요. 상품 이미지에 자신이 있다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고요.”


박 이사의 예상은 적중했다. 카카오스타일 이용자들은 나나살롱으로 자꾸만 모여들었다. 특히 ‘#출근룩’, ‘#페스티벌룩’ 등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상품을 추천해주는 카카오스타일만의 큐레이션과 나나살롱의 궁합이 좋았다. 나나살롱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보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코디를 담은 사진으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나나살롱은 매일 업데이트되는 카카오스타일 인기 숍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특히 실용적인 패션을 선호하는 20~30대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현재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카카오스타일을 통해 거두는 성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박 이사는 카카오스타일에 집행하는 광고비를 1년 사이 300% 가까이 늘렸다.


나나살롱 자체 홈페이지에서는 기본 아이템의 구매율이 높은 반면, 카카오스타일에서는 재킷이나 원피스 등의 클릭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카카오스타일 관리자 페이지 ‘핫아이템’ 탭의 소재 CTR (Click Through Ratio・클릭률)과 ‘상품’ 탭의 상세보기 클릭 수, 좋아요 수를 통해 이런 데이터를 도출한다. 신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이 지표와 저희 자체 페이지에서 반응이 좋은 상품들을 믹스매치해서 카카오스타일에도 우선적으로 노출하고 있어요.”





힘을 빼는 기술 


현재 박 이사는 남편인 이명재 대표와 나나살롱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박 이사는 상품 구성과 촬영, 콘텐츠 제작 등 나나살롱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에 좀 더 집중하고, 이명재 대표가 재무, 회계, 인사 등 전반적인 운영 관리를 맡는다. 


나나살롱은 지난 7년간 사무실을 네 번 옮겼다. 네 단계에 걸쳐 회사가 성장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나살롱은 지난 6월 초 대구 수성구 동원로에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신사옥을 세웠다. 1층에선 고객센터 팀원들이 문의 사항에 친절하게 답변하고 있었다. 꼼꼼한 제품 검수를 거쳐 포장된 나나살롱 옷들도 고객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1층에 잠시 대기한다. 


2층은 MD팀과 웹 운영팀, 그리고 두 대표의 공간이다. 수많은 옷들 가운데 나나살롱의 색깔에 맞는 상품을 박 이사가 엄선해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고, 비교해보는 과정이 여기서 이뤄진다. 상품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생생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시로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것도 이곳에서다. 


옷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나나살롱을 열심히 가꾸는 직원들을 보면서 박 이사는 쇼핑몰을 시작했던 7년 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초심자의 패기가 사이트 곳곳에서 느껴질 정도였어요. 지금은 어디에 힘을 주고 빼야 할지 강약을 조절을 하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박 이사는 촬영과 스타일링에서 힘을 덜어냈다.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계절마다 다시 꺼내 입을 수 있는 옷, 고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타일링 노하우를 소개하려고 해요. 대신 상품을 소개하는 글에는 더 많은 정성과 시간을 투자하죠.”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구매가 가능하도록 옷이 피부에 닿는 촉감과 착용감까지 세세하게 적는다. 


나나살롱과 카카오스타일이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지난 1년은 구매력 있는 20~30대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나나살롱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이었다. 박 이사에게 다음 목표에 대해 물었다. “올해는 나나살롱 자체 제작 상품을 꾸준히 늘려가려고 해요. 그 외에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지금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고객들과 함께 세월을 보내면서 나나살롱의 열 살, 스무 살을 같이 맞이하고 싶습니다.”





 ◼︎ 나나살롱 바로가기



매거진 <Partners with Kakao>의 8호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Partners with Kakao> 8호 목차

파트너와 함께 판을 바꿉니다 / Mason's Talk 

◼︎ Partners

미용실, 재래시장에서 승승장구하다 / 헤세드미용실 구월동본점 
헤어 고민, 헤세드가 날려드려요 / 헤세드미용실 구월동본점 
함께 그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도 / 국토지리정보원 
매일 입고 싶은 옷 / 나나살롱 (본 글)

내 마음속 쉼표 하나 / 속마음산책 

◼︎ with Kakao

카카오 T가 만든 뜻밖의 변화 / 모두를 위한 연결 
새로운 연결로 꿈꾸는 창조의 섬 / 제주 with Kakao 
지역아동센터에 찾아온 특별한 친구 / 카카오같이가치 
미용실, No-Show와 작별하다 / 카카오헤어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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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으로도 발간되는 <Partners with Kakao> 매거진은 카카오헤어샵 우수매장 200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8호의 전문은 아래에 첨부된 pdf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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