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진우와 유민, 가은의 하루

잠입

by 우주 작가

2033년 11월 22일 화요일.

정진우의 기록을 각색.



“아영 님. 제발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진우 님. 어제 말한 걸로도 부족한 거예요? 제발 저 좀 내버려 두세요.”


아침부터 아영을 따로 불러서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다. 우리가 언성을 높이면서 이야기하자 재현을 비롯한 동료들이 무슨 일이냐며 물었다.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믿지 않는 눈치인 것 같았다.


“둘이 뭐 사귀는 거야? 진우 님. 온 지 얼마 안 되었다고 여자 직원을 꼬셔?”


은호가 혀를 차면서 우리에게 말했다. 요새 이 일 때문에 신경을 못 써서 그렇지 업무 시간 내내 은호는 나를 계속 압박하면서 내 흠을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틈을 발견하면 나를 몰아세우는 사람이었다. 그냥 평범한 회사 생활을 했다면 은호 때문에 술을 몇 번이나 마셨을 것이 틀림없다.


“아니에요. 아영 님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내 감정을 숨긴 채 은호에게 말했다.


“저기 진우 님. 따로 이야기 가능해요?”


재현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나는 재현을 따라갔다. 그가 나를 데려간 곳은 옥상이었다.


“진우 님. 요새 무슨 일 있어요?”


옥상에 누가 있는지 살피던 재현이 내게 물었다.


“아뇨. 팀장님. 없습니다.”


나는 최대한 조심해서 말했다. 아영의 말에 따르면 팀장인 재현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다 알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을 가능성이 있었다.


“후우… 진우 님 담배 피우던가요?”


재현이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면서 물었다.


“아뇨. 군대에 있을 때 끊었습니다.”


“군대에서? 보통 군대에서 배우지 않나요?”


“스무 살 때부터 피다가 군대에서 싫어하는 선임이 맨날 담배 피우자고 해서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핑계로 끊었습니다.”


“선임이 뭐래요?”


“엄청 갈궜죠. 그걸로 쓸데없이 시비도 걸고요.”


“내가 있을 때나 진우 님 있을 때나 변하지를 않네요. 군대는….”


“저는 어렸을 때, 어른이 되면 군대 안 갈 줄 알았습니다. 통일이 되던가 해서요.”


“하하… 우리도 그랬죠. 시간이 지나도 똑같구먼.”


“아… 담배 태우셔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아니에요. 안 피는 사람 앞에서 피울 수는 없지. 저도 건강 생각해서 이제 끊어야 되기도 하고요.”


재현은 꺼내놨던 담배를 호주머니에 다시 넣으며 말했다.


“그런데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요?”


“아영 님 말이에요. 은호 님이 말한 것은 당연히 아닐 거고. 진우 님은 전에 여자 친구도 있다고 했잖아요.

무슨 일인데 아침부터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아 소리 지른 것은 죄송합니다. 아영 님께 일 때문에 여쭤볼 것이 있어서요.”


“그런데 소리를 지를 일이 있다?”


“그건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그랬습니다.”


“인사팀에서 연락이 왔어요.”


“네? 무슨 일 때문이죠? 왜죠?”


인사팀? 한수가 말했던 건 때문인가? 한수가 어떻게든 막아준다고 했는데?


“그냥… 입사 때 낸 서류 중 뭐가 하나 안 왔다고 연락 왔어요. 왜 그렇게 놀라요?”


팀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예. 저한테 연락을 주셔도 되는데… 왜 팀장님께….”


“제가 팀장이니까요. 이상할 건 없죠.”


“그… 그렇죠.”


“진우 님.”


미소를 짓던 재현의 표정이 바뀌며 말했다.


“네. 팀장님.”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넘어가요.”


“네? 무슨 말씀이시죠?”


“군대에서 말이죠.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가 나지만 실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얼마 없죠? 모두가 침묵을 지키기 때문이죠. 진우 님도 그냥 침묵해 주세요. 이만 들어가죠.”


모든 말을 마친 재현은 내 어깨를 두드렸다. 그는 계산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팀장님!”


나는 그를 불러 세웠다. 그는 무언가 알고 있었다. 그의 말은 회사의 입장일 것이다.


“할 말이 있나요?”


그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묻는다면 아영이 모든 것을 나에게 말했다는 사실도 이야기해야 했다. 어쩌면 그는 이미 아영이 내게 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아닙니다. 점심 뭐 드시나 해서요.”


“아무 거나 먹죠. 어서 들어가죠.”


나는 재현을 따라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일과 시간 내내 나는 어떻게 아영을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아영은 내게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있었다. 다른 사람, 특히 재현의 눈치가 너무 보여서 그녀에게 평범한 질문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퇴근 시간이 되었다.


“먼저 들어갈게요.”


아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 가면 끝일 게 뻔했다. 어떻게든 아영을 설득해야 했다. 내가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재현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진우 님. 퇴근 시간에 미안해요. 이거 하나만 정리해 주세요. 제가 옆에서 도와드릴게요.”


망했다. 그야말로 망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쯤 나는 유민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는 것을 확인했다.


[찾았어요! 연구실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오늘 9시에 접선하기로 했습니다.]


천만다행이었다. 아영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나는 부담을 내려놓고 재현이 시킨 일을 마무리했다.


.

.

.


밤 9시 30분. 생각보다 일이 늦게 끝났다. 나는 멤버들이 모인 곳으로 이동했다. 항상 모이던 장소는 아니었다. 한수가 회사 앞 카페는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살짝 떨어진 곳에서 모이자고 했기 때문이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나는 헐레벌떡 새로운 장소로 뛰어갔다. 그곳은 원래 있던 곳보다는 시끌벅적한 카페였다.


“진우 님. 어서 와서 앉아요.”


가은이 말했다. 오늘 모인 사람은 가은과 선준이었다.


“혼자 온걸 보니 아영 님 설득은 실패한 거죠?”


한수가 물었다.


“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그…다른 사람들은?”


“연구실로 갔어요. 혹시 몰라 한수 님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한수 님도 갔고요. 이제 기다리면 될 것 같아요.”


가은이 말했다. 휴우…. 그래도 다행이다. 이제 유민과 수영, 그리고 한수에게 모든 것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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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년 11월 22일 화요일.

허유민의 기록을 각색.



가은이 가짜 출입증을 만들어줬고 수영 선배가 열심히 발로 뛴 덕분에 연구원 하나를 섭외할 수 있게 되었다. 수영 선배의 말에 따르면 아주 몸을 떨고 있는 한 연구원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의 연구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퇴사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이하윤이었다. 정확히 선배가 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윤은 우리 일에 협력하기로 했다. 가끔 보면 무모할 때가 많지만 이럴 때 보면 신기할 정도로 사람을 잘 설득한단 말이야.

오후 9시. 우리는 하윤을 만났다. 얼마 전에 탈출한 연구실을 다시 찾아올 줄이야. 나는 효준이 건네었던 카드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이 카드를 사용해서 잠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을 생각했지만 이미 고인이 된 효준의 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었다. 출입 자체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고 수상한 시도로 인해 그들이 우리의 침입을 알게 될 가능성도 있었다.

사실 여길 오는 것도 고민이 되었다. 내가 없어진지도 3일 정도가 되었는데 아직 회사에서 나를 찾는 움직임은 없었다. 분명 내가 없어진 것은 알았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여기에 오는 것이 맞나 싶었다. 만약 오늘 만나는 연구원이 나를 다시 가두려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게 함정이라면? 그 모든 것이 고민되었지만 이곳에 다시 온 내게 선택권은 없었다.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게 내 결론이었다.


“안녕하세요. 대충 다들 수상하지 않은 정도로 변장 같은 건 하셨네요. 한수 님은 여기 몇 번 와보셨죠?”


연구실 구역 앞에서 하윤을 만났다. 그는 우리는 보자마자 말했다.


“안녕하세요. 허유민이라고 합니다.”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하지만 하윤은 나를 무시했다. 할 말이 많았지만 참고 일단 나는 고개를 최대한 숙이고 연구실로 갔다.


“고개 돌리지 말고 이대로 가면서 이야기해요. 남자분한테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지 대충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왜 협조를 하는지에 대해 의심을 하고 계실 수도 있을 텐데요.”


하윤은 계속 걸으면서 말했다.


“아 유민 기자. 이 사람 들어보니깐 믿을만하더라고.”


수영 선배가 거들었다.


“아닙니다. 저는 의심은 하지 않습니다. 선배가 좋은 분 찾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여기서는 고개를 더 숙이세요. 지금부터는 제가 가지고 있는 카드로만 출입 가능한 구역입니다.”


하윤이 카드를 내밀어 문을 열며 말했다.


“여기는 오른쪽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윤은 꽤나 능숙하게 말했다. 마치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대비한 사람 같았다.


“하윤 님은 저희가 이렇게 접근할 것을 알고 있었나요?”


“기자님.”


하윤이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효준이가 기자님이 갇혀있던 곳에서 발견되었어요.”


“효준….”


나는 효준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말을 잇지 못했다.


“효준이랑은 아주 친한 사이였죠. 착한 친구고, 훌륭한 사람이었어요. 기자님이 없어진 것을 알고, 그리고 그 층에서 효준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죠. 아마 기자님을 탈출시키려다가 그런 일을 당한 것일 테죠. 오늘 이 남자분이 자신의 소속을 밝히셨을 때, 기자님이 돌아오셨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럼 찾으려고 하는 것은 하나일 테고요. 그래서 돕고 있는 것입니다. 효준이가 목숨까지 바치면서 살리신 분이니까요.”


하윤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었다.


“후우…. 효준 님의 친구 분이었군요. 이 자리를 빌어서 그분의 명복을 빕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참 좋으신 분이라는 걸 저도 알겠더라고요.”


“자료야 제가 그냥 넘겨드릴 수 있었어요. 그런데 기자님은 영상 자료가 필요하시겠죠. 여기 지하 4층에 놈들이 있습니다.”


“네?”


“그때 보셨을 놈들이요. 아직 정확한 이름은 없는데…. 지하 4층에 모여있습니다.”


“위험한 것 아닌가요?”


“안전하게 격리되어있습니다. 지금은….”


“지금… 이요?”


“거기만 바로 영상 찍고 나오시죠. 나머지 자료는 제가 나갈 때 드리겠습니다.”


하윤은 말을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충격적이었다. 갑자기 사고로 나온 놈들을 죽이는 게 아니라 아예 회사에서 모아놓고 있다고? 그걸 보관한다고? 정말 그걸 병기로 활용할 속셈인가? 나는 너무 떨려서 다음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하윤은 엘리베이터로 우리를 안내했다. 엘리베이터를 보니 몸이 굳었다. 그날의 악몽이 떠올랐다. 내려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유민 기자. 어려우면 우리 셋이서 내려갈게. 금방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수영 선배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만 가도 괜찮을 거 같아요.”


연구실에 온 내내 거의 말을 안 하던 한수도 거들었다.


“아…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그리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상하고요.”


“그래요. 괜히 여기 있다가 다른 사람한테 들키는 것보다 저를 따라가시는 게 나아요. 자, 얼른 내려가죠. 5분도 안 걸릴 거예요.”


어느새 엘리베이터에 탄 하윤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다시 한번 이 모든 게 함정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선택지는 여전히 없었다. 이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지하 4층에 도착했다. 보안 카드를 찍고 자신의 홍채를 인식했다. 문이 열리고 또 다른 문이 보였다. 다시 한번 하윤은 자신의 홍채를 인식하고 다음으로 카드를 찍었다.


“이곳에 들어오는 문은 크게 이렇게 2개가 있고 보안 방법이 살짝 달라져요. 이렇게 해도 어떻게든 탈출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놈들은 지능이 있거든요.”


하윤이 설명했다. 주위를 살폈다. 문이 부서진 흔적이 보였다. 여기저기 핏자국 같은 것도 아직 남아있었다.


“더 두꺼운 문을 달아야겠네요.”


내가 말했다.


“원래는 실험용 쥐가 있는 곳이어서 그 정도 문은 필요 없었어요. 지금은 사람이라 문제고….”


“저기 하윤 님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쉿. 저는 설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보고 찍고 알리시기만 해 주세요.”


하윤이 말했다. 나는 질문을 멈췄다. 하윤은 또 다른 문 앞에 멈췄다. 문에는 안을 볼 수 있는 유리가 있었다.


“여기는 못 열어요. 이 유리로 찍으시면 될 것 같네요.”


나는 유리로 안을 슬쩍 봤다.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내가 봤던 것보다 더 끔찍한 수준의 놈들이 있었다. 그들은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제대로 막고 있는 것은 이 문 하나뿐이어서 언제든지 놈들이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수도 고개를 내밀어 안을 확인했다. 그는 놈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크게 놀라 뒤로 넘어졌다.


“이런 미친…. 이게 진짜였어?”


한수는 큰 충격에 빠진 것 같았다.


“선배… 빨리 여기 좀 찍어주세요.”


나는 수영 선배에서 서둘러 말했다. 수영 선배는 카메라에 놈들의 모습을 담았다. 선배도 무서워서 놈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 하고 있었다. 10초 정도 촬영을 했을 때 하윤이 손으로 우리를 막았다.


“여기까지. 빨리 나가죠. 이제.”


우리는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놈들이 문을 뚫고 나오는 상상을 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나갔다.


“고마워요. 오늘 찍은 것 꼭 알리겠습니다.”


나는 하윤에게 감사를 표했다.


“내 이름은 그래도 알리지는 말아주세요.”


“당연하죠. 취재원 보호는 확실히 합니다.”


“그래요. 효준이가 목숨 걸고 지킨 게 의미 있었으면 좋겠네요.”


“꼭 그렇게 할게요.”


나는 하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는 길에 어떤 남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 내 눈 바로 앞에 그가 서있어서 나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어? 당신들 누구죠? 어? 인사팀 분 아니세요?”


남자가 물었다. 제길 어떻게 하지?


“죄…죄송합니다. 먼저 지나가겠습니다.”


한수가 대충 말하게 서둘러 빠져나가려고 했다.


“잠깐만. 거기 남자분은 며칠 전 주차장에서 저 보신 적 있죠?”


뭐? 선배 이 사람 알아요?


“아…저 사람 잘못 보셨….”


선배가 얼버부리려고했다.


“기자님 맞으시죠? 이리저리 들쑤시더니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여긴 어떻게 들어오신 거예요?”


그는 완전히 우리를 알아차렸다.


“아… 저 그게 대표님 인터뷰 차 왔다가 여기 견학을….”


한수가 변명했다. 하지만 그는 한수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가세요.”


남자가 말했다.


“네?”


“가시라고요.”


“어…. 그 성함이 장유호 씨였죠? 감사합니다.”


선배, 진짜 여기서 아는 척을 할 때에요?


“대담하네요. 기자들이라 하는 분들은….”


“아…저 실례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대충 인사하고 빨리 자리를 피했다. 젠장. 안 들키는 수는 없는 것 같았다. 이제 빨리 이것을 알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선배와 함께 차를 타고 클럽 멤버들이 모였다는 카페로 갔다. 시간은 이미 오후 1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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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년 11월 22일 화요일.

최가은의 기록을 각색.



유민 일행이 돌아왔다. 이미 땀에 흠뻑 젖은 그들을 보니 결과는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일단 기사로 쓰고 이 자료도 회사에 보내야죠.”


유민이 말했다.


“자료 백업하실 거죠?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이걸 기사로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믿어줄 것 같지는 않았다. 더 확실한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요.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여기 오다가 유민 기자랑 장유호라는 연구원이랑 마주쳤어요.”


수영이 다급하게 말했다.


“네?”


“우리 팀장님도 오늘 저한테 경고하더라고요.”


“우리 새로 온 팀장도 그랬죠.”


진우와 한수의 반응이었다. 이 정도면 회사에서 우리의 행동을 그냥 봐주고 어떻게 행동하나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방법이 없네요. 기자님은 오늘 회사에 기사 보내실 거죠?”


“네. 빨리 보내야죠.”


“내일까지 기다리고 저는 영상을 인터넷에 업로드할게요. 다들 내일은 휴가를 내든 해야 할 것 같네요. 오늘이 이곳을 떠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요.”


이 영상을 올리는 순간, 우리는 끝일 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우리에게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침묵이 찾아왔다. 모두 하고 싶은 말은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우리는 일단 기숙사에 돌아가기로 했다. 짐을 챙겨야 한다면 지금 뿐이었다. 유민 기자 일행은 우리를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수영의 차에 탔다. 차에 타서도 우리는 말이 없었다.

기숙사 앞에 도착했다. 우리는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기숙사에 들어갔다. 룸메이트는 이미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디로 도망가야 할까?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다 해결되는 것일까? 다시 고민이 많아졌다.


그때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평소보다 아주 긴 사이렌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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