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 바보는 바보인게다. 브런치 북은 완성작이라 한번 발간해버리면 더이상 추가를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글은 아직 연재중인데...... 일단 연재를 계속하고 다시 브런치 북으로 엮어서 재발간해야겠다.
브런치에 입성했을 때부터 브런치 북을 꼭 발간해 보고 싶었다. 사실 이름이 브런치 북인 것이지 따지고 보면 내 브런치 안에 카테고리 메뉴 하나가 생기는 정도이다. 그래서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복병이 하나 있었다. 바로 브런치 북 발간을 위해선 최소 10개의 글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쉬울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같은 주제로 10개의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페인 거주자의 코로나 기록'이라는 부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약 3주가 지났다. 첫 프롤로그에도 밝혔고 브런치 북의 소개에도 밝혔지만 기록은 조바심에서 시작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숫자로 정의되어 가시화되는 순간 그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다는 자괴감과 조바심이 밀려왔다. 기록은 그런 나를 위로하는 과정이었다. 여전히 기록에 머물 뿐 아무런 의미를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록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의미는 챙긴 것이라며 다시금 변명해본다.
기록을 하면서 이런 자책 또한 했다.
'왜 진작 기록해두지 않았나!'
세세한 디테일이 기억나지 않아 그 날의 사진첩을 뒤지고 뉴스를 검색해보는 번거로운 일을 할 때면 더 그랬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1년이 지나고야 기록을 시작한 건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상황에서 한 걸음 비켜나 바라보니 큰 흐름이 보이기도 하고 그때는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못했던 일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만해도 코로나가 지겹다. 이 이야기를 더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고 읽는 분들도 썩 유쾌하고 재밌는 글 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길지 않게 최대한 담담하고 관조적인 태도로 기록함으로써 쓰는 이도 읽는 이도 덜 부담스러운 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어쨌든 나새끼 장하다. 지난 1년 간을 퉁치는 의미로다가 기록 하나는 건졌구나.
현재까지의 브런치 북 《코로나시대, 스페인에 삽니다》각 목차별 링크와 설명입니다.
01. 프롤로그: 스페인 거주자의 코로나 기록 기록의 이유
02. 불안한 평화의 나날들 코로나 전야의 스페인 일상
03. 적대의 탄생: 환영받지 못한 이웃 코로나 초기 느꼈던 인종차별
04. 드디어 휴지를 샀다 말도 안 되는 휴지 사재기 속 휴지 구입을 위한 고군분투
05. 가택연금을 선고합니다 국가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외출금지를 명하던 날
06. 코로나 패션의 완성은 마트표 장바구니 외출금지 기간 중 나가려면 장바구니를 사수해야 하는 이유
07. 그들은 저녁 8시면 박수를 쳤다 박수로 시작해 냄비 소리로 끝난 격리기간
08. 한없이 침묵에 가까운 고요 외출금지가 끝나고 첫 산책을 하던 날 (제게 있어서 아픈 손가락 같은 글입니다. ㅎㅎㅎ 코로나 기간 중 제일 인상 깊었던 순간인데 글로 표현이 잘 안 되더군요. 제일 마음에 안 든 글이기도 하고 제목도 가장 많이 바꿨던 글이에요. 언젠가는 다시 정리해 써보고 싶습니다.)
09. 생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두 달 반 만에 마셨던 생맥주, 그 맛!
10. 그래도 우리는 여행한다 코로나 시대임에도 여행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