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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Mar 09. 2017

착한 아이 콤플렉스

마음수련 명상일기 - 나밖에 모르는 나

[위키백과] 착한아이 콤플렉스 : 타인으로부터 착한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


사소한 일에도 남 눈치를 살피느라 거절도 잘 못하고 쉽게 상처 받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해주었다. "네가 너무 착해서 그래."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결코 착하지 않다는 걸. 드러나지 않았을 뿐 마음속에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는 미움과 원망이 가득했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까닭도 그런 '나'를 너무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봐도 괜히 가족을 더 원망하게 되기만 할 뿐 달라지는 것이 없었는데, 마음수련 명상으로 나를 돌아보니 트라우마도 그저 '나'가 있어 있는 것이더라. 나를 다 버리면 트라우마도 없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사진 찍고 그 세상속에 살고 있어 미완성이다. 허상인 자기만의 세상속에서 오로지 자기밖에 모르기 때문에 채워도 채워도 허전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 마음수련 명상은 이 가짜인 자기를 다 버려서 완전히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 걸음 떨어져 나를 돌아보니 나는 정말 나밖에 몰랐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척, 착한 척했던 것도 모두 '나'를 지키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어린 시절에 집어먹었던, 버림 받기 싫고, 욕 먹기 싫다는 불안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자라났다. 살아온 삶에 기억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는, 안타깝게도 나 자신을 위하려던 그 마음이 오히려 스스로를 못살게 굴고 있었다.


마음이 '사진'이라는 명료한 설명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사진이,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마음 세상이 가짜기 때문에 정말로 버려진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강력하게 찍은 엄마의 '사진'들, 나는 그것의 노예가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만든 내 마음을 다 버리고 나니 이 세상에는 착하고 나쁜 것도 없다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나는 나에게 좋은 평가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두려워 않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련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더 채우고 가져서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짜인 자기를 다 비우고 버려서 '완전'한 세상마음이 되어 사는 것이다. 그것이 '본래 나'이고 진짜 착함이다.


전에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는 착한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쓰면서, 나는 상대를 위해줬는데 상대는 내 마음을 몰라준다며 속상해 하거나 서러움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진짜 상대를 위하고 있는 줄 착각했을 뿐, 내가 상대를 위한다는 말은 순 거짓말이었다. 사람은 참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이기에 '나'를 다 버리지 않고는 '상대'를 위하는 진심이 되지 못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우리의 본래인 세상마음과 하나가 되면 온 세상이 다 나다. 너, 나가 없으니 남을 위해 살아도 남을 위한다는 마음이 없고 진심으로 도와줄 수가 있다. 오고 가는 인연 속에 도움을 주고받는 일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진짜 착함이란 '세상'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태양이 아낌 없이 빛을 주면서도 준다는 마음이 없듯, 세상마음이 되면 주어도 준 바가 없고 해도 한 바가 없어 그저 여여하고 행복하게 순간을 산다. 세상의 뜻대로, 순리대로 사는 삶에는 막힘과 걸림이 없다. 세상마음이 되면 사람이 어디서 와서, 왜 살고, 어디로 가는지도 안다.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니 자기 마음과 맞으면 맞다고 하고, 자기 마음에 맞지 않으면 틀리다고 하며 서로에게 등을 돌리기 일쑤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났다. 세상에는 착한 아이, 나쁜 아이가 없으니, 마음 없이 행복한 아이로 살자. 세상의 뜻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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