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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Oct 08. 2020

Reflection

마음의 거울


오랜만에 올려다본 밤하늘 가을 보름

달빛에 비친 마음은 아무런 얘기 하지 않고

거울에 비친 눈빛은 흐리멍덩하기만 하

아이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떠할까


나를 돌보지 못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들을 돌볼 기운을 잃어가는 중이다

억누른 감정들이 불쑥불쑥 아이에게 꽂힌다

그저 신나게 놀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 건데 

그동안 참아온 감정들 욱 거리며 터진다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럴까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나 역시 그러고 말았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게


추석특집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같이 보다가

친정엄마가 딸이 많이 아픈 걸 알고 슬피 울며

금쪽같은 내 새끼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서는

자기는 레드 다이아몬드 같은 내 새끼란다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거침없는 내 새끼


혼날 짓을 많이 해서 혼기만 했던 어제는 잠들 무렵 곁을 맴돌다가 이렇게 혼내기만 할 거면 나를 왜 낳았냐 다른 아이으면 더 좋았겠 하길래 말도 안 된다 절대 그럴 수 없다 상상할 수도 없다 내가 아는 남자아이 중에 네가 제일 멋지고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어찌 그럴 수 있느냐 너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자꾸 하니 보기 힘들어 혼낼 수밖에 없었다 하니 스르르 마음이 풀려서 나를 꼭 안아주고는 스스로 자러 간다


아이의 물음에 나도 모르게 버렸다

내 마음의 거울이 바로 여기 있었구나

아이 눈에 비친 내 모습을 보니 정신이 번쩍





요즘, BTS 노래 중 RM이 만들고 부른 <Reflection>을 들으며 가을을 달래고 있었어요. 젊은 가수에게 배우고 있네요. 작가님들도 건강한 가을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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