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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김치냉장고

by 최은녕 라온나비

할머니 김치냉장고



할머니 무릎은 매일 우는데
고추, 무, 갓, 배추는
할머니 손끝에서 자란다


빨간 양념 속에
정성과 사랑이 스며들어

커다란 대야가 들썩일 때마다
김치 향이
온 방을 가득 채운다


"할머니, 김치 사 먹으면 안 돼요?"
"이 맛은 돈으로 못 사."
손끝의 매운맛이
우리 겨울을 든든히 한다


김치냉장고가 조용히 닫힐 때
나는 바란다.
배추가 뚝딱 김치로 변하는
마법 같은 냉장고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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