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전하고픈 말
내 몸이 이상한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나 하나다.
뭔가 평소 같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여자라면 더. 나는 원래 내가 통증을 잘 참아서 모두가 이러고 사는 줄 알았다. 물론 모든 의사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가 본 산부인과만 5곳이 넘었고, 제대로 진단한 곳은 별로 없었다.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버티라 했는데, 마지막으로 찾은 병원에서 정말 좋은 교수님을 만나 수술하고 현재 회복 중이다.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그저 너무 성가시고 괴로웠던 기억을 한 번 꺼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정리하는 동안 더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 I. 첫 진단, 첫 수술 https://brunch.co.kr/@veilstella/3
# II. 심각해지는 증상들 https://brunch.co.kr/@veilstella/4
# III. 4박5일 숙소 입성 https://brunch.co.kr/@veilstella/5
# IV. 4시간의 여정 https://brunch.co.kr/@veilstella/6
# V. 수술 후 D+1, D+2 https://brunch.co.kr/@veilstella/7
# VI. 7박 8일의 끝자락 https://brunch.co.kr/@veilstella/8
# VII. 새로운 숙소 https://brunch.co.kr/@veilstella/9
# VIII. 다시 찾은 병원 https://brunch.co.kr/@veilstella/10
# IX. 38.8℃ https://brunch.co.kr/@veilstella/11
# X. 혼돈의 19박 20일 https://brunch.co.kr/@veilstella/12
수술 후에 한 달, 그리고 1주일이 지났다. 상태가 5걸음 나아갔다가 4걸음 후퇴하는 그런 느낌으로 매일을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체온을 재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꾸역꾸역 밥과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은 모르겠는데 1주일 단위로는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있다. 사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가장 나를 자주 보는 남자 친구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말해주곤 한다.
물론 독감과 코로나가 무서워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집에서 계속 쉬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피치 못 하게 외래 진료를 다녀오거나, 어딘가에 갈 일이 생겨 나갔다 오면 온몸의 기력을 밖에다 다 뿌리고 온 듯 지쳐 쓰러졌다. 겉이 아무는 데 1달, 속이 다 아무는 데는 최소 3달이라고 들었는데, 나는 그 속도마저 느리게 느리게 흘러가는 듯하다.
그동안 수술 후 첫 생리도 있었는데 생리통과 출혈량이 여전해서 절망도 했지만, 기간을 계속 넘어가는 부정 출혈이 당장은 없어 내심 안도 중이다. 물론, 거의 1년 가까이 피를 쏟느라 불안하고 매일 같이 생리대를 멀리할 수 없었기에, 여전히 조금만 이상해도 걱정 속에 하루를 보낸다. 게다가 생리통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자궁내막증은 재발이 잦아 반드시 꾸준하게 치료해야 하고, 2월에 그 치료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치료 방법들의 공통적인 부작용이 부정 출혈이라, 또 그것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슬프다. 당분간은 계속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할 듯하다.
이제 6주쯤 지났는데 거의 1년은 지난 것처럼 아픈 기억은 길고 진하게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벌써 음력 설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전 세계 공통의 25년 1월 1일은 병원에서 맞이했지만, 한국의 설날은 병원이 아닌 곳에서 맞이하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물론 그럴 수 있도록 더 아프지 말아야겠지만, 그조차 내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니. 나에게 그 누구보다도 새해 복을 잔뜩 주고 싶다.
그리고 혹시 이 글을 보는 분께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다. 뭔가 평소 같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여자라면 더.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수많은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고 바쁜 일상에 자신을 챙기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 몸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장기(뇌, 심장, 폐 등)에 우선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식기관으로 가는 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고,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은 더더욱 우리 몸의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한다.
내 몸을 챙겨야 하는 것도 나 자신이지만, 내 몸이 이상한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나 하나다. 그 알람을 잘 챙겨 들어 모두가 건강하길 바란다.
- The End -
* 앞으로 치료 받으며 중간 중간 소식을 전해보도록 할게요. 그동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