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019년의 계획과 마음가짐
이번 글은 미매니저가 지난 C Program Portfolio Day에서 공유했던 발표를 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2018년을 되돌아보며 느꼈던 소회와 Play Fund의 2019년 계획과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Play Fund에서 지난 4년 동안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나온 장면입니다. 이런 장면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파트너들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어떤 아이는 혼자,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어떤 아이는 놀이터에서, 미술관 잔디밭에서, 때론 지나가는 길바닥에서, 옥상에서 그림을 그리며, 뛰어놀며 시간을 보냅니다. 어떤 아이들은 신나보이기도 하고, 어떤 아이도 몰입하기도 하며, 어떤 아이는 곰곰이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온 정신을 펜을 쥐고 있는 두 손가락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Play라는 단어와 연상되는 장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4년간 Play Fund에서 투자해온 Play는 일반적으로 'Play'하면 상상할 수 있는 즐겁고 재미있는 좁은 의미의 놀이이기보다 조금 더 넓은 의미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경험에 가깝습니다. 다양한 경험, 그리고 이 경험을 하는 과정이 놀이(Play)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경험은 일상에서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스스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경험입니다. 재료의 속성에 따라, 아이들이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공간에 따라 아이들은 경험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에 투자해오는 일을 Play Fund에서 해왔습니다. 특히 Play Fund에서 주목해온 경험은 상상하고, 탐구, 탐험하고,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경험입니다. 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누구에게나 일상적으로 언제든 할 수 있는 경험이길 바라면서요.
Play Fund는 지금까지 놀이의 공간, 기회, 정보, 연구와 필드 리서치까지, 총 4개 카테고리에 투자했습니다.
놀이의 공간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의 공간 모델을 만들고 지속하기 위한 시도를 해온 프로젝트들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주택 밀집 지역 속 놀이터 2곳을 개선하는 일, 금호동에 동네 어린이미술관을 만드는 일, 학교 안 빈 공간을 찾아 아이들의 바닥 놀이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 이문초등학교 옆 상가 건물을 임대하여 만든 작업실 프로젝트, 그리고 최근 진행한 군산시 3개의 놀이터를 개선한 프로젝트까지 기존의 공간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만들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 모델을 만드는 일에 투자를 해왔죠. 동시에 이런 공간들을 유지하고 확산하기 위한 시도를 파트너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놀이의 기회 프로젝트는 일상적으로 자주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지만, 새로운 상상력을 가득 동원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자극이 되는 기회들에 투자했습니다.
놀이의 정보 프로젝트는 새로운 공간과 기회들에 투자하다가 이미 잘 만들어진 공간들을 소개하고, 이런 공간을 스스로 만들고 싶을 때, 함께 만들어볼 수 있는 방법들을 아카이빙하여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엔 공들여 만든 연구의 결과물들을 조금 더 쉬운 정보로 만들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놀이의 연구, 필드리서치는 펀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각 프로젝트의 임팩트는 무엇인지, 구체적인 기준과 임팩트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일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50 sec, 1560명
첫 번째 숫자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박물관 캠프와 관련된 숫자입니다. 박물관 캠프는 신청 링크가 뜨면 50초 만에 마감됩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인기를 3년째 자랑하고 있죠. 그리고 이 박물관에서, 정말 하룻밤을 지낸 사람들이 지난 3년간 1560명입니다.
1000~명, 80%, 1300시간, 10000~장
두 번째 숫자는 아이들의 작업실 프로젝트와 관련된 숫자입니다. 작업실에는 천명 이상의 아이들이 왔다 갔고 이중 작업실을 다시 찾는 아이는 전체의 80%가 됩니다. 이 아이들이 쌓은 작업시간은 1300시간 넘고, 아이들이 작업을 하고 나서 남기는 작업노트는 최근 1만 장을 넘었다고 합니다.
45000명, 1100%
세 번째 숫자는 어린이 미술관의 데이터입니다. 2015년 8월에 개관한 어린이 미술관은 미술관에 찾아온 관람객으로만 누적 약 45000명입니다. 45000명의 관객이 문턱이 낮은 동네 미술관에서 조금 더 쉽게 예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관람객 수에 힘입어 매출액은 1100% 향상되었습니다.
1개 도시, 74개소, 50000명
네 번째 숫자는 군산시 놀이환경 개선 프로젝트와 관련된 숫자입니다. 기존의 놀이터 개선 프로젝트라면 1개의 놀이터를 바꾸고 그 주변의 아이들만 혜택을 누렸겠지만, 군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1개 도시 전체 74개의 놀이터를 전부 들여다보게 되었고, 놀이터들의 현황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군산시에서 현재의 예산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놀이터를 유지, 관리하는데 노력을 하고 계시고 앞으로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실 예정이니 결과적으로 군산시에 사는 5만 명의 아이들 모두를 위한 놀이 환경이 개선된 셈입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아이들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일상의 공간에서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8년에 Play Fund는 특히 공간, 놀이환경에 대한 실험에 집중하면서 두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나는 일상 반경 안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열린 공간과 환경을 만들고 보여주는 것,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가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일이었는데요.
"일상의 반경 안"이란 아이들에게 물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곳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 내에,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에 혹은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는 아이들이 어른의 동행 없이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됩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열린"이라는 것은 부모의 노력과 상관없이,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심리적 장벽 없이 갈 수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어떤 제약 없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 이를 저희는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로 집중한 부분은 아이들의 놀이환경에 대한 구체적 대화를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구체적 대화란, 연구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데이터와 명확한 기준으로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조금 더 쉬운 언어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확산의 시도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확산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들을 발굴하고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기 위한 대화를 2019년에도 지속할 예정입니다.
2018년에 중점을 둔 실험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바로 옆, 매일 드나들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작업실이 있다면 어떨까?
아이들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다양한 놀이터들이 있다면 어떨까?
이런 공간들이 모여 있는, 밖에서 뛰어놀기 좋은 동네란 어떤 동네일까?
그리고 운 좋게도, 이런 질문을 저희에게 던져주시기도 혹은 저희의 질문에 공감하고 함께해주신 파트너분들이 계셨습니다. 실험은 하나의 공간이기도, 때론 비슷한 공간이 엮여있는 구역이기도, 때론 아이들의 일상생활 반경, 즉 동네단위의 이야기기도 합니다.
하나의 공간으로서 새로운 실험이었던 아이들의 작업실은 정말, 딱 학교 바로 앞에 있습니다. 일상의 공간으로서의 접근성은 정말 좋은 곳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들렀습니다. 신발주머니를 툭 던지며 편하게 들어오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공간의 핵심은 아이들 누구든,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짜여진 커리큘럼은 없지만 재료와 도구를 가지고 무엇이든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없지만,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각자의 속도로, 각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천명이 넘는 아이들이 작업실에 오갔지만, 아이들 각자의 작업에 담긴 이야기, 공간에서 보낸 시간들의 의미는 숫자 그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속 가능한 것에 대해 고민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고 좋은 어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일을 해오신 리마크프레스 팀은 저희와 같이 파트너십을 맺고 공간을 운영하시는 동안 카페를 통한 수익모델, DD캠프 등의 시도를 해보셨고, 메이커스페이스 지원금 등 공적 자금의 지원도 받으셨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공간이 현재의 원칙을 유지하며 지속하기엔 충분치 않습니다. 만약 커뮤니티, 즉 동네 분들의 응원과 후원이 가능했더라면, 저희와 같은 펀드가 릴레이처럼 후원을 이어갈 수 있는 기금의 존재가 있었다면 이 공간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더 많이 확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리마크프레스에서 이 공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체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계시고, 저희는 운영의 부담을 줄이면서 작업실의 모델을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어린이 놀이환경 개선 프로젝트입니다. 일반적으로 놀이터에는 비슷한 놀이시설이 설치되어있고 그로 인해 제한적인 놀이 활동만 가능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하나의 놀이터에서도 다양한 놀이를 만들어 놀긴 하지만, 서로 다른 놀이시설이라면 더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겠죠. 그래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놀이터만이라도 다르게 설계하여 개별 놀이터들이 하나의 큰 놀이터의 구성 요소처럼 느껴지도록 서로 다른 놀이터로 설계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터 중에 하나는 조금 더 활동적이고 모험적인 놀이가 가능해지는 나이대의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면 어떨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질문에 확신을 갖고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실제 군산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과 주민들의 목소리 덕분이었는데요. 아이들은 이런 얘기들을 해주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놀려고 하는데 경비아저씨께 여긴 어린아이들이 노는 곳이라며 제지를 당했어요 -초등학생
시소나 미끄럼틀은 재미가 없어요. 더 어린아이를 위한 느낌이에요 -초등학생
어린이들에겐 놀이터, 어른들에겐 운동기구가 있는 공원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우리 나이 대에 맞는 놀이 공간이 필요해요 - 고등학생
다양한 연령대가 놀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위한 연령대별 놀이 공간 분리(한 공간 내)도 중요해요 -시민 조사원
한창 놀이터를 이용할 초등학생인데 더 어린아이들이 노는 곳이라고 못 놀게 하거나, 기존의 시설들이 재미없게 느껴지고 조금 더 모험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와 함께 중소도시일수록 놀이공간들이 부족해 놀이터에서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 서로 다른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는 3개의 놀이터를 연결해 개선한다는 시도는 중요한 실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방치되어있었으나 아이들의 이용률이 높을 것 같은 세 개의 놀이터가 모여있는 지역을 선정했는데 그 중 2개의 놀이터는 시설이 없는 놀이터여서 그 장점을 잘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놀이터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중학년 연령대의 아이들이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신기한 놀이대가 있는 모험의 언덕 놀이터, 조금 어린 친구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킥보드, 자전거등을 이용해 놀 수 있는 부메랑 놀이터,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도 공을 차고 놀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넓은 데크를 만들어둔 플레이필드 놀이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놀이터들은 아이들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 내에 모여있습니다.
이후에는 1개의 멋진 놀이터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인접한 놀이터를 엮어 구역의 놀이 환경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놀이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실험의 과정과 결과를 더 많이 알리려고 합니다.
올해 공들여 진행해온 일은 '놀이'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놀이와 관련된 투자를 하다 보면 "아이들은 놀이터만 있으면 놀아요" 혹은 "놀이터가 있어도 안 가요"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정말 아이들이 시간이 없어서 놀이터를 안 가는 건지, 위험하고 청결하지 않아서 못 가고 있는 건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군산시 프로젝트를 통해 군산시의 74개 공공 놀이터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현재 놀이터에 어떤 시설들이 배치되어 있는지 등 현황과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진단과정을 통해 놀이터를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는 지차체들에게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기 전에 먼저 놀이터에 대한 기본적인 유지, 관리 시스템을 잘 갖춰놓자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동네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 지금 도시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얼마나 놀고 있는지, 그 놀이를 촉진하는 동네 환경은 무엇인지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에게 GPS를 달고, 하루 종일 머무는 곳과 이동경로를 분석해서 어디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확인했습니다.
그중 흥미로운 결과 하나를 말씀드리면 저희가 선정했던 4개의 지역의 아이들 92명 중 25%가 하루에 1시간도 밖에서 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놀이환경이 좋은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평균적인 하루 바깥놀이시간이 다른 지역 아이들에게 전반적으로 높았습니다. 동네에 따라 놀이 시간이 평균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환경의 영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밖에서 놀 수 있도록 촉진하는 동네 놀이환경은 무엇인지, 아이들이 뛰어 놀게 만드는 '물리적 환경'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대화가 행동을 변화시키고, 행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 기관과 행정, 즉 지자체에 알리는 시도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쉬운 언어로, 아이들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Play Fund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을 SEE SAW라는 이름의 뉴스레터로 매주 공유하는 일도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언어를 만들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맡아서 하는 분이 바로 민 매니저입니다. 어쩌면 모호할 수 있는, 그리고 당연할 수 있는 언어들을 구체적으로, 새로운 관점을 담아 만들어내고 알리는 이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 응원이 필요합니다! >> 뉴스레터 구독하기)
이런 일들을 해오며 올해 깨달은 점은 아이들이 의미 있게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 경험을 하는 '물리적 공간'만 존재하거나, '어떤 프로그램'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리적 공간과 그 안을 채우는 적절한 재료와 콘텐츠, 그리고 아이들을 대하는 적합한 어른들이 필요합니다.
물리적 공간이란, 아이들의 삶의 반경 안에 물리적으로도 가까운, 혹은 가깝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위치에 있으며, 아이들이 사용자로서 고려되어 설계되고 구성된 공간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아이들을 만나는 사람, 즉 어른입니다. 아이들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자주 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그 공간을 채우는 어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어른들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을 언제나 환대하는, 지켜봐 주는 어른들이었고, 공간을 운영하기 위한 의사결정의 순간에서 언제나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들입니다.
마지막으로 경험을 만드는 재료와 콘텐츠인데요. 고정된 과정과 결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고 각자가 경험을 완성할 수 있도록 "여지가 있는 재료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등의 공간을 주목하여 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정말 할 일이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할 순 없기에 여러분의 응원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사려 깊은, 물리적으로 좋은 입지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이든, 좋은 공간을 갖고 있는 개인이든 이런 공간의 필요성을 알려주시고 연결해주실 분을 찾습니다. 또한 그런 공간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가지고 함께 프로젝트를 해주실 분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는 좋은 어른들을 키워내는 데에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Play Fund는 아이들을 위한 일상의 좋은 인프라가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때론 재료와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투자하고, 때론 좋은 사람을 키워내는 데에, 때론 같이 물리적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투자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일해보려고 합니다.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놀이터 등 기존의 공공 공간에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지원, 응원, 투자하면서 저희가 만들 수 있는 일상의 새로운 공간 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런 시도들을 쌓아가며 결국 아이들이 매일매일을 살아가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뛰어놀 수 있고, 언제든 도서관에 들어가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으며,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나만의 박물관, 도서관, 미술관, 놀이터 하나쯤은 있는 환경을 만들고 확산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사람, 공간, 콘텐츠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구독을 원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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