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고민 유형 레드그룹 두번째,
키워드) 꿈, 적성, 자아찾기, 티핑포인트, 동기부여
자기계발에 대한 적극도 : ★★★★☆
완벽주의적 성향 : ★★★☆☆
레드그룹의 두번째 유형은 주황 유형이다. 이 유형은 꿈과 열정에 대한 도전의 로망이 있다는 점에서 빨강유형과 비슷하지만 행동적인 부분이 다르다. 주황유형은 완벽하게 맘에 드는 꿈을 찾을 때까지 움직이길 망설인다. 때문에 많은 시간을 꿈이나 진로를 찾아내는 것 자체를 위해 투자하려고 하고, 생각만큼 빠르게 뭔가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는 꿈이 없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뒤쳐질까봐 불안해한다.
당장 꿈을 향해 달리고싶은 내면의 열정은 넘치지만 방향을 모르겠다는 마음에 무기력해지기 일쑤다.
주황유형 첫번째 조언
갑자기 미치게 만드는 꿈은 없다
최근의 페이스북에서 한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꿈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는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원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변호사가 될래요, 선생님이 될래요, 소방관이 될래요" 등등 예쁜 꿈들이었다. 반면에 청소년들 혹은 대학생들에게 꿈을 물으니 대답에 어려움이 있었다.
"입시와 학업으로 바빠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현실적으로 안될 것을 아니까 굳이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이러한 부정적인 대답이 주류를 이루었다.
어린이들의 대답에는 한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꿈=직업" 이라는 대전제를 가지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사실 꿈이란 직업 외에도 자신의 소망이나 가치관, 인생의 목표같은 것이 될 수도 있는데 오로지 직업군으로 대답하도록 교육받아왔다. '장래희망'이라는 단어도 장래에 희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 이라는가 '남을 돕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만 무조건 직업명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 것도 아는 것 없던 시절의 어설펏던 꿈조차 잊어버릴 때 쯤 '대학교 입시'라는 첫번째 꿈테스트를 맞이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했던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이는 대입을 앞두고 자신만 꿈이 없다고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그 역시 직업을 위한 학과의 고민이었다. 진짜 직업을 고민하게 되는 3~4학년이 되면 우리는 하고 싶은 직업이 없다는 의미로 '꿈이 없다'는 표현을 하게 되고 우리는 '꿈도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한 23세 한 휴학친구는 군 제대후 보상심리로 신나게 놀다가 문득 진지하게 친구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하다가 숨이 콱 막혔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복학해서도 잘 지낼 수 있을지 불안했다. 나에게 보낸 메일에는 불안감이 담겨있었다.
"제가 제일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입니다. 자동차나 기계나 자기가 하고 싶은 거에 정말 미쳐서 하루를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제가 진정으로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꿈을 찾을 수 있는 구체적 실행방안이나 계획을 알려주세요"
나는 대답했다. "아무런 계기없이 무언가에 미친다면 그건 진짜 미친사람입니다'"
아무 일도 겪어본 적 없이 책상에만 있던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무언가에 빠져서 미친듯이 그것만 한다면 그건 정상적인 게 아니다. '능력자들'에 나오는 비행기 덕후는 멋있지만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오는 핑크색 중독자가 부럽지는 않은 것과 같다.
'티핑 포인트'라는 개념이 있다. 컵에 물을 한방울씩 담다보면 컴의 끝까지 물이 차더라도 바로 넘치지 못한다. 표면장력에 의해 컵 위로 볼록하게 솟아 있다가 어떤 특정한 한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표면장력이 깨지면서 이미 먼저 넘쳤어야 하는 물이 터져나오게 된다. 어딘가에 확 몰입하게 될 때에도 이 티핑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계기"라고 하고 "동기부여"라고도 한다.
앞서 사연의 친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들이 물을 넘치게 만드는 마지막 한방울에만 신경을 쓰고는 한다. 휴학을 계획하는 대학생들에게서 '어떻게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 앞의 모든 물방울은 잊고 이 티핑포인트가 되는 마지막 한방울을 어떻게 찾냐는 질문이다.
꿈이 없다고 고민하는 대학생이 동기부여 방법을 물어보면 가장 먼저 하는게 있다. 지금 알고 있는 직업 떠오르는 대로 다 말해보라고 하고는 한다. 우리나라는 조사된 것만 30만개 이상의 직업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이 쓸 수 있는 직업의 갯수는 대략 30여개 안팎이다. 회계사, 계리사처럼 어른이 되면서 소위 '사'자가 붙어서 알게된 직업 몇 개를 제외하면 초등생보다 나을 게 없다.
미국의 시인 T.윌리엄은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고 공자도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라고 했다. 알고 있는 것은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면, 아는 사람(지지자) 먼저 되어야 즐기고 미친 사람이랑 비교 대상이라도 될 수 있다.
티핑포인트의 개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컵이 가득찰 정도의 물이 채워져있지 않다면 물방울 하나가 티핑포인트가 될 수가 없다. 사실 그 한방울도 똑같은 물일 뿐이고 책한권이나 엄청난 강의를 듣는다고 비워있던 컵이 갑자기 차오르긴 어렵다. 이미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으로 자신의 컵에 이것저것 담겨진 사람은 별거 아닌 일에서도 티핑포인트가 폭발하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물이 흐르게 된다. 폭발적인 몰입을 원하다면 먼저 자신의 컵부터 채워나가야 한다. 정말 꿈을 찾는 휴학을 원한다면 자신의 컵에 물을 채우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생각해보기Q1. 자신이 알고 있는 직업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세요. 몇개나 떠오르나요?
주황유형 두번째 조언
진로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휴학을 결심한 한 친구는 현재 대학교 3학년이다. 이전까지 집안 환경 탓에 어떻게든 빨리 졸업해서 취직할 생각만 했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인생이 행복하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한번이라도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생각할 만한 시간을 가지고 싶었어요. 검색해보니 독서, 대외활동, 취미활동, 여행 등으로 진로를 고민하더라고요. 저도 남들따라서 하고 싶은 걸 리스트로 쭈욱 적어봤는데 진로와는 너무 상관없어 보여요. 요리, 사진, 다이어트, 추억여행 등등.. 이걸 다 실행에 옮긴다고 제 진로를 정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시도만 하다가 시간낭비할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이게 정말 진로를 찾기 위한 좋은 방법일까요?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이 친구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진로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여행을 가서 보는 눈을 넓히고, 좋아하는 취미를 시도하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행을 가도 그때 뿐이고 좋아하는 취미자체를 고민하는 게 더 고통이라는 것이다. 관심이 많은 건 많지만 직접 시도하고 계속 꾸준히 또 잘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 친구처럼 취미로 '요리, 사진, 여행'을 선택한다면 이게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잘하는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수많은 진로관련 상담자들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일치하면 가장 좋겠지만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한다. 잘하는 것을 한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지만 행복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면 행복하겠지만 평생 잘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자신이 리스트에 적은 그 항목들이 사실은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나는 항상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소위 '금손'들을 보면 부럽다. 그래서 그림 관련 책을 사보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보려고 시도도 한다. 그리고 정말 못그린다. 그렇다고 그림이 좋으면 맨날 그리겠지만 나의 시도는 매번 2~3번에 끝나고 만다. 이건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정말 원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만약 내가 그림을 그려보며 내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면 항상 2~3일만에 끝내버리기 때문에 진지하게 이게 나에게 맞는지 안맞는지 고민할 시간조차 얻지 못했을 거다. 사진도 그렇고 운동도 그랬다. 정말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것들은 의욕적으로 시작했어도 결국은 금방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내 직업은 'UX기획자'다. 국외에서는 'UX디자이너'라고도 불린다. 대학생들이 모인 강연장에 갈 때마다 혹시 이 직업을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지만 여전히 1~2명뿐이거나 없다. 이런 특이한 직업을 진로로 찾게 된 것은 '고민'이 아닌 '필연'의 힘이 더 컸다.
세번째 휴학을 준비할 때 나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제 복학하면 취업에 도전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앞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나는 꿈에 대한 도전이 실패하는 일들을 겪었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일'에 상당히 매력을 느낀 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건 직종의 속성인 직무에 해당하는 것이고, 진로는 직무와 더불어서 업종도 정해야 했다.
그래서 '기획'이라는 타이틀이 달고 있는 건 다 쳐다보기 시작했다. 기획이라는 속성에 내가 알고 있는 분야들을 접목 시키기 시작했다. 그 처음은 '기획'+'공연'이었고 그 다음은 '기획'+'박람회'였다. 나는 내 머리 속에서 '기획'과 직종을 계속 해서 고민해봤지만 무엇하나 내가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즐기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만 했다.
그러면서 공모전 상을 탔던 SKT도 1차 자소서단계에서 떨어지고 삼성, CJ 등등 쓰는 곳마다 줄줄이 떨어졌다.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그래도 진로는 정해서 가야지 싶어서 마지막으로 '기획'에 '웹'을 붙여보자고 생각했다.
나는 이걸 직업 진로로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만 중학교때부터 대학생이 되서도 매년 끈기있게 홈페이지를 만드는 취미가 있었고 정확히 배우거나 학과와도 관계없는 일이었지만, '웹' 회사들에서 '기획'을 하는 직무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당시 NHN과 야후 등에 인턴 접수를 해 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는데 결과는 결국 낙방.
하지만 NHN의 면접장에서 난 지금의 직업을 만나게되었다.
NHN의 '서비스 기획' 직무에 면접을 봤었는데, 나는 사실 그 직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면접을 보고 허탈한 마음에 건물 앞에 앉아있는데, 내 옆자리에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앉아있는 걸 봤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 서비스기획 면접보러 오셨어요?"
어색하게 웃으며 그 여성분이 대답했다. "아,면접보러 온건 맞는데요, 전 UX면접보러 왔어요"
UX? 나도 역시 단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단어였다. "UX가 뭐에요?"
"아, User Experience의 줄임말인데요, 웹상에서 사용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동선을 좀 더 편하게 기획하는 거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대 맞은 듯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기획인데, 심지어 웹에 관련됐고 내가 공부한 인문학적 지식도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분당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2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UX와 관련 직무들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다. 관련 카페에 가입했고 지금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봤다. 그날까지 그런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뭔지 모르게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직업에 일하는 사람들이 하는 스터디도 찾아보고 내 자소서의 내용들도 UX직무에 맞춰서 고쳐나갔다. 그리고 노력끝에 지금 이 직업을 갖게 되었다.
내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진로를 찾는데 몇가지 순서가 있었다.
첫째, 자신이 좋아하는 업의 속성을 찾아낸다. 내가 원하는 직무가 정해진 순서를 효율적으로 변경해 가는 쪽인지, 아니면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남을 리드하는 일인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어본 일들을 통해서 업의 속성만 먼저 찾아낸다. 나는 기획이었다.
둘째, 업의 속성에 업종을 붙여가면서 직무를 탐구해본다. '기획'이라는 속성에 '공연'도 붙여봤고, '전시회', '웹'도 붙여봤다.
셋째, 머리속의 조합에 대해 시도해 보는 과정에서 진로를 찾아냈다. 비슷한 관련된 직무를 찾아서 인턴쉽, 취업에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직무도 알게 됐다. 내가 잘 알고 생각한 직무에서 진로를 찾아도 좋겠지만 그런 것들을 만들어서 도전하고 알아보는 과정에서 정말 우연히 내가 생각지도 못한 완벽한 조합을 만날 수도 있다. 나는 '기획'+'UX'라는 걸 만나게 됐다.
생각해보기Q2 - 자신이 좋아하는 업의 속성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했던 조발표 수업에서 자신이 했던 경험을 토대로 고민해봅시다.
직업이라는 건 대학교 입학이나 취업과 마찬가지로 어차피 1승 게임이다. 대학교도 1개만 가고 취업도 결국 1개의 회사로만 간다. 진로라는 것도 처음부터 여러개를 선택할 수 없다. 당장은 1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내 머리 속에 있는 몇개의 직업 외에 어딘가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 존재한다. 내가 너무 좋다고 생각한 일에 도전했어도 실망할 수 있고, 오히려 더 좋은 직업을 찾아낼 수도 있다. 내안에서 고민만 해서는 못찾았을 행운이다. 밖에 나가서 시도해보고 자신의 성향을 소문내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적극적인 행동을 하길 바란다.
꿈을 고민하는 주황 유형의 휴학포인트는 2가지다.
첫째 갑자기 미치게 하는 꿈은 티핑포인트처럼 이미 쌓여있는 것이 있어야 가능하다.
둘째 진로는 갑자기 찾아지는 되는 것이 아니다. 가설을 세우고 정보를 모으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허가없는 불법 인용은 불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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