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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파랑“나와 맞는게 하나도 없어!! 떠나갈래"

휴학 고민 유형 다섯번째 - 블루그룹 첫번째,

by 도그냥
키워드) 나의성향, 부적응, 실망, 학과실망, 불만
자기계발에 대한 적극도 : ★★☆☆☆
완벽주의적 성향 : ★★★☆☆


블루그룹은 오늘을 산다. 레드그룹, 그린그룹이 미래의 직업과 삶의 준비과정에서의 생각의 차이로 구분된다면, 블루그룹은 아예 다른 고민을 하고있다. 바로 현재의 환경을 고민한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문제가 있거나 어떠한 이유로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휴학을 고민한다.

블루그룹은 나와 주변환경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2가지로 나누어진다. 심리학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을 때 무조건 나에게서 원인을 찾는 경우를 내적귀인이라고 하고, 외부에서 원인을 찾을 때 외적 귀인이라고 한다. 레인보우 휴학 고민 유형에서는 자신에 대한 견고한 확신 하에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경우는 파랑유형으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유형을 분리해서 남색유형으로 정의한다.


파랑유형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하다. 나 자신의 성향과 태도에 대해 확고하게 이야기하며 주변 상황이 문제라고 이야기 한다.

"저는 웬만큼 흥미가 생기지 않는 이상 먼저 다가가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대학에 와서 학과에 제 흥미를 끌만한 애들이 없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학교 수업도 혼자 다니게 됐어요. 학과공부도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라서 이걸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안생겨요. 저는 동물을 정말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성적이 안되서 동물조련사가 되려고 했어요. 동물관련 학과를 찾다가 동물자원학과에 왔는데 축산공학과에서 이름만 바뀐거라서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소고기를 많이 생산할지와 같은 걸 배우더라고요. 여기있어봤자 제 꿈에 도움이 되지않을 것 같아서 휴학하고 고민을 해보고 싶어요."

동물자원학과 1학년생인 이 친구는 학과와 인간관계 모두가 고민인 상태였다. 소위 ‘꼰대’들이라면 세상물정 모른다며 이 친구를 먼저 비난하기 쉬운 부분도 몇몇 보이는 발언이다. 학과도 무시하고 있고 사람도 무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 친구의 부모님도 고민을 크게 들어주지도 않고 윽박지르기 바빴다고 했다.

"부모님은 제 말을 안들어줘요. 핑계대고 놀려고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냥 참고 다니래요"


블루그룹의 친구들은 이미 원인과 결과를 결정해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설명 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팩트만 놓고 판단해줄 필요가 있다. 팩트만 놓고 보자면, 2가지다.

첫째, 학과에서 친구가 많이 없는 상태고, 두번째로 학과의 공부가 예상에서 빗나가서 당황한 상태다.


파랑유형을 위한 첫번째 조언
자신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언젠가는 깨어진다.


파랑유형에 속하는 친구는 자신에 대해 확고한 정의를 내려버린다. 위의 친구는 남에게 먼저 말걸지 않는 타입이라고 고정시킨다. 이렇게 되면 친구문제는 모두 친구들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그들이 그만큼 관심끌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학과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다. 자신의 꿈과 하나도 관계가 없다고 확신한다. 이렇게 되면 학과는 내 꿈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직접 해명해야 하거나 아니면 영원히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자신에 대한 정의는 자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어기제다. 본인이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는 방법은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는 존재는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라고 생각해버리면 모든 문제는 주변의 몫이 되고 나는 결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문제는 무기력이다>의 저자 박경숙 박사의 2번째 책인 <문제는 저항력이다>에서 소개한 심리학용어인 ‘자기불구화 전략’과 유사하다. 자기불구화전략이란 자기의 결점을 드러내지 않기위해 외부의 방해로 인해서 행동해야할 것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현상이다. 해야할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기 저항의 한 방식이라고 한다.

파랑유형의 확신도 논리적인 면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위의 경우에도 친구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자체를 결점으로 인식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흥미를 끄는 존재가 아닌 학과 친구들에게로 문제의 원인을 돌려버린다. 이렇게 하면 나의 결점은 드러내지 않고도 이 문제 상황을 비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파랑유형은 태도를 개인적 성향의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아직 여러모로 경험이 부족한 대학교 초년생에게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개성을 내리누르면서 초중고 시절을 보내온 우리에게 이제라도 드러낼 수 있는 개성이란 매우 낯설고도 소중한 가치다. 그래서 스스로가 생각해낸 강한 ‘자기이미지’를 쉽게 고정된 것이라고 믿어버린다. 누가 지적을 해도 그냥 “나는 달라”라며 ‘날 괴롭히지마’라고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다. 새내기 시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깊이 없는 친구관계였다. 분명 많은 친구들과 친근하게 잘 지내고 있었지만 동아리의 동기들이 고민이었다. 공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놀 때는 나를 잘 부르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활발하고 친구들과 대화도 잘 하고 호응도 잘 해주는 사람이었지만 동기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꽤나 신경이 쓰였다. 마음속으로 “왜 쟤들은 날 알아주지 않는거지?”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 대해 안좋은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밝은 성격만큼 남의 말도 맘대로 하고 다닌다는 오해였다. 나는 그 말을 퍼트린 동기에게 어이가 없었다. 당시 유행하던 미니홈피 가득 그 친구를 생각하며 분노의 글을 써놓았었다. 부끄럽지만 그때 썼던 일기들의 내용은 이런 식이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들 그렇게 오해한다면,
정말이지. 이 무리에서 나란 존재는 가치가 없네.
근데 왜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나에게 바라는 건 그리도 많은 거지?
난 아무 죄도 없어
다만 너희의 거짓말은 날 바보로 만들었지
그치만 모두가 마찬가지야
니들은 그런 날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말을 믿어버리고 날 멋대로 생각했잖아“

2007.02.04,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마치 중2병에 걸린 중학생의 글처럼 오글거리는 일기다. 그런데 그 때 썼던 글들을 읽어보면 한 가지 큰 특징이 있다. 바로 비난하는 대상에 대한 ‘무시’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20대 초반의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를 방어했다. 그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었다. 종교적 신념이나 체질적 문제가 아니었고 그런 방식으로 나를 정의하고 싶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술을 취한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묘한 우월감이나 특별함 같은걸 느끼려고 했던 것 같다. 너희가 술을 마시고 망가지는 동안 나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자부심 같은 것이었다.

사실 그 시간에 그렇다고 더 나은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냥 술 하나 안마시고 있어서 내가 더 훌륭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자기 이미지를 갖고 있다보니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우습게 생각하는 면이 분명 있었다. 이런 나의 대단함을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아주길 바랬다. 나를 너무 알아주길 바라다보니 이걸 모르는 타인이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에게서 숨길 수 없는 것이 바로 감정이다. 결국 허물없이 친해질 수 없었던 것은 사실 나 때문이었다. 나의 그런 속내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도 어딘가 모르게 말투에서, 눈빛에서 내 감정은 흘러나왔을 것이다. 당시의 나를 욕하고 다녔던 그 동기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도 내면 깊은 ‘무시’를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어느날 문득 모르던 것을 깨달았다. 나만 주인공같고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찬찬히 살펴본 모두가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나를 뒤에서 욕했다던 그 친구도 내 악담과 다르게 그 친구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었다.


강한 자아이미지를 정의하는 사람은 모든 관심이 ‘나’에게만 쏠린다. 이럴 경우 주변에서도 학교에서도 모두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해야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주변은 당신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 왜냐면 그 주변의 친구들도 자신의 인생에서 각자 주인공을 사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도 나름대로 큰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인다. 교수님이든 학교든 한명의 학생을 위해 알아서 변해줄 수는 없다. 날 욕했다고 해도 그때뿐이고, 내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머리싸매고 알아줄 이유도 없다. 정말 알리고 싶었다면 나를 포장해서 한쪽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직접 말하고 느끼도록 해줬어야 했던 것이다.

“나는 ㅇㅇ하서 XX할 수 없다”는 말로 주변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면 이 상황은 달라질수가 없다. 지금 믿기 어려울 수 있어도 사람은 변한다. 절대 술을 먹지 않겠다던 고고한 태도에서 술한잔을 같이 기울일 수 있게 됐을 때 나는 성장했다. 술을 마시게 되어서가 아니라 나의 주목받고 싶어하는 못난 약점을 지키려는 태도를 버리자 노력하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 살아온 20여년의 시간은 좁은 사회에서 많지 않은 친구들과 지내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앞으로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편견이나 못된 아집이 깨지는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의 틀을 깰 때마다 새로 배우게 되는 것이 많다. 나는 내가 남들보다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인에게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징징대지 않고 그저 나는 나답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파랑유형의 고집스런 자기 정의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점차 확대되어가는 과정의 성장통이 자리잡고 있다.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지나갈 성장통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에 그 누구도 비난 받고 상처 받을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지금 나의 모습과 성격, 태도, 상황은 나와 함께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블루그룹이라면, 주변보다는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거라는 그 가능성만 기억해주길 바란다.


생각해보기Q1. 대학을 오고 난 후의 모든 문제가 주변인, 환경의 문제라고 생각하나요? 혹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파랑 유형 두 번째 조언
학과 선택은 운빨일지라도, 배운 지식은 영원하다.


파랑유형의 두가지 측면 중 두번째 팩트는 학과와 학교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학과 고민은 학과명과 입학전의 막연한 상상에서 오는 괴리감이다. 고등학교 때를 생각해보면 대학에 목숨걸고 매달려 있었던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매달린 건 수능이었다. 수능에 나오는 과목의 성적을 신경썼고 수능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을 고민했었지 실제 대학의 학과가 뭘 하는지 뭘 배울 수 있는지 알려준 적도 알려주는 곳도 없었다.

봉사를 하고 싶은 생각으로 사회복지학과를 들어간 경우 봉사만 다니는게 아니라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고, 사학과 출신인 나의 동기들도 연표를 좔좔 외우고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들으러 온 친구들은 철학과 비슷한 사관 공부에 치를 떨었다.


멀티미디어공학과에 다니는 한 친구는 대놓고 학과명에 속았다고 이야기했다

"저는 입학했을 때 처음엔 학과의 이름에 속아서 제가 원하는 거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다니는 학과 이름은 멀티미디어공학과에요. 저는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공부하는 건 컴퓨터프로그래밍이었어요. 입학을 한 후 학과 공부에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꾹 참고 다닐수록 흥미만 더 잃어가고 있어서 휴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어요!"

멀티미디어공학과라는 이름은 누가봐도 오해하기가 쉽다. 미디어와 공학 중에 어디에 방점이 찍히는지에 따라서 커리큘럼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 애초에 커리큘럼을 뒤져보고 그 학과 졸업자들 진로도 좀 확인해보고 선택했다면 이 친구는 지금의 후회를 막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는 감히 누가 그런 부분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저 수능점수 따라서 점수표따라 정한 학교 중에서 이름만 보고 선택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런 상담의 내용은 정말 많다. 이럴 때 나는 그냥 ‘똥 밟았다’라고 생각하라고 말해주고는 한다. 길가다가 똥 밟았을 때를 생각해보자. 거기다가 실례를 하고 도망간 개를 욕하거나 그 주인을 욕한다고 상황이 딱히 달라질 게 없다. 오히려 길을 걸으면서 개똥을 보지 못한 나의 책임도 있었다. 학과를 잘못 선택하게 만든 애매모호한 학과명을 지은 놈도 욕하고, 학과명만 보고 대입을 선택하게 만든 대입 시스템도 욕할 수는 있어도 상황이 달라질 것도 없다. 내 잘못을 감추기 위해 개를 욕할 필요도 없다. 그냥 똥 밟은 신발을 갈아신던가, 그냥 계속해서 그 신발을 신고 가던 길을 가야한다. 똥 밟았다고 그 자리에 주저앉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해해서 잘못 선택한 학과에 대한 후회와 실망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원하는 학과로 가는 거다. 하지만 편입도 전과도 다 여의치 않다면 그대로 갈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잘못 선택한 학과는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파랑유형은 학과가 내 미래에 아무 쓸모도 없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했던 명연설에서 쓸모없는 공부는 없다는 것을 훔쳐볼 수 있다. 공학도였던 스티브잡스가 우연히 듣게됐던 캘리그라피 수업은 당시에는 아무 쓸모도 없어보였다. 하지만 그 수업에서 알게된 캘리그라피의 큰 매력은 지금의 맥과 아이폰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른바 점과 점을 연결해서 나온 새로운 기회였다.


전에 한 강연장에서 이런 고민을 가진 친구를 만났었다.

"저는 관광서비스학과를 다니고 있는데요, 요즘 꽃을 다루는 플로러리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꽃을 배우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플로리스트가 되면 꽃집을 할 수도 있고, 꽃관련 사업이나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꼭 학교를 그만두어야 할까요? 꽃은 학교에서 전공하지 않더라도 아카데미를 통해서 배울 수 있어요. 진로가 달라지더라도 오히려 관광서비스에 대한 지식은 자신만의 무기가 될 수 있어요. 관광사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플로리스트라면 꽃을 활용한 광관상품을 개발해서 여행사에 역제안을 할 수도 있고, 꽃꽂이 강좌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죠. 단순히 꽃만 다루는 아티스트가 되지 않아도 본인에게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지금 배우는 지식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나중에 내 미래를 위해 쓰일 수 있다. 대부분의 취업자들은 꼭 자신의 학과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화학과를 졸업해서 화학회사에 입사한 사람도 인사팀에 발령받아 새로운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역사학과를 전공했지만 웹과 모바일 관련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는 대부분이 딱 나정도로만 고민하고 있다고 하면 다른 지식을 가지고 연결할 수 있는 이런 시너지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말로만 듣던 ‘통섭형 인재’로 자연스럽게 성장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맘에 들지 않는 학과 공부의 또다른 가능성은 아직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미대에 다니는 1년생 한 친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미술분야는 학교 이런거보다는 재능이 중요한 분야인데 학교에서는 교수님이 원하는대로 표현을 다 틀에 맞춰야 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 기량을 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다녀봐야 아무 소용 없을 것 같아요. 어차피 이 분야에서는 학력이 별로 중요한 것 같지도 않거든요."

이 말은 맞는 말일수도 있고 틀린 말일 수도 있다. 미술 분야에서 대학을 다니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의 재능이 많은 부분 차지하는 것도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기본기 없는 재능으로 성공하고 주류 미술계로 진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모든 대학이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대학은 개개인의 개성보다는 탄탄한 기본기에 집중한다. 그리고 재능이라는 것도 이 기본기가 있을 때 더 꽃이 피기 쉽다. 웹툰을 그리는 이말년이나 기안84도 미대를 졸업했던 것처럼 말이다. 기본 코드를 모르면 변주를 할 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과의 공부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고 답답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직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조금 더 배우고 어느 정도 수준이 지나가서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기면,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나 더 배우고 싶은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


생각해보기Q2. 학과 공부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학과공부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봅시다. 혹시 지금 하고 싶을 일과 연관되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너지는 없을까요?




파랑유형은 환경에 대한 불만으로 휴학을 선택한다. 하지만 휴학을 한다고 해도 자신을 꼿꼿히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은 아직 어리고 자라날 방향이 무수히 많다. 항상 꼿꼿하게 똑같은 사람은 없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고 또 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된다. 자신이 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야 휴학을 이용해서 더 좋은 인생으로도 변해갈 수도 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들이나 가치관을 시험하고 또 수정할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계획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비난받지 않으려고 움추려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드러낼 때 진짜 내 모습도 알게 될 것이다.



환경에 대한 불만으로 떠나가고 싶은 파랑 유형의 휴학포인트는 2가지다.

첫째 나라는 사람은 항상 똑같을 거라고 자기방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둘째 학과나 학교가 꼭 내 직업이 되지는 않는다. 불만을 펼치기 보다는 나의 지식의 범위가 더 넓다고 생각하자. 이 지식을 내 미래를 위해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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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고민보다는 액션하자!


들어가기 - 제대로 해보자, 휴학

#01. 스펙세대에게 휴학의 의미

#02. 휴학 레인보우 고민유형

#03. 빨강 "하루라도 빨리 내 꿈에 도전하겠어!"

#04. 주황 "꿈을 찾는다면! 정말 불태울거야!"

#05. 노랑 "취업 전에, 그냥 잠시 놀고 싶어"

#06. 초록 "뒤쳐지지 않게 나도 스펙을 쌓을거야"

#07. 파랑“나와 맞는게 하나도 없어!! 떠나갈래"

#08. 남색 "난 제대로 하는게 없어!"

#09. 보라 "휴학... 어쨌든 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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