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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남색 "난 제대로 하는게 없어!"

휴학 고민 유형 여섯번째, 블루그룹 두번째.

by 도그냥
키워드) 자기불신, 게으름, 소심함, 소극적태도, 자존감부족, 좌절, 허무함, 리셋
자기계발에 대한 적극도 : ★☆☆☆☆
완벽주의적 성향 : ★★★★☆


블루그룹은 현재의 문제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휴학을 선택한다. 그 중에서도 남색 유형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의 문제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파랑유형과 차이가 난다. 파랑 유형이 내 문제조차 스타일로 생각해서 외부 상황을 탓하기만 한다면, 남색유형은 주변은 모두 정상인데 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하고 있는데 나만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뒤쳐지는 감정이 강하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을 갖는 유형이 남색 유형이다.

이런 남색 유형의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그린 그룹의 초록유형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포커스가 다르다. 초록유형이 미래의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휴학기간을 모두 바친다고 생각하지만 남색유형은 지금 대학생으로 사는 것 자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완벽한 대학생이 되려고 휴학을 하겠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준비하려는 초록유형과는 다르게 남색유형은 평소에도 불안에 떨기 때문에 ‘스펙’의 관점에서는 부지런히 평소에도 뭔가 많이 한 친구들이 더 많다. 적어도 가방에 영어단어장 하나라도 넣고 다니지만 그걸 다 외우지 못했다고 좌절하는 유형이 바로 남색이다.



남색유형을 위한 첫 번째 조언
타인의 말로 나 자신을 평가절하 하지 말자.


"게으르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자다가 수업에도 못가기도 하고, 약속에도 항상 늦어서 남자친구가 뭐라고 했어요. 특히 제 친구 1명이 계속 게을러서 문제라고 이야기를 해서 정말 이러면 안되나보나 싶었어요. 올해에는 정말 잘해보려 초반에 엄청 노력했어요. 그런데 노력할수록 허무함만 늘어나더라고요. 중간고사 전까지 휴학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니까.. 휴학하고 좀 쉬고 다시 첨부터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안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너무 게으르거든요, 귀찮은건 안하려고 해요. 휴학은 무조건 할 건데 휴학하고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

대학교 2학년인 이 친구는 게으름이라는 자기 불만을 갖고 있었다. 고쳐보려고 노력했지만 마음같지 않았고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어했다. 마치 게임을 진행하다가 플레이가 맘에 안들면 리셋버튼을 누르고 싶은 마음처럼 보였다. 휴학을 하고나서 어떻게 이걸 고쳐나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이 상황만 벗어나도 다시 잘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남색 유형이 말하는 자기 문제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극적인 태도다. 실제로 한친구 한친구를 살펴보면 파랑유형이라면 ‘나의 개성이야’라고 주장할 수 있는 내용들도 남색유형들에게는 어떻게든 고치고 싶은 주요한 약점들이 되어버린다.


*남색 유형의 자기평가의 말들
- 사교성이 부족해요
- 게을러요
- 끈기가 부족해요
- 적극성이 없어요
- 소심해요
- 외모적 열등감이 있어요
- 감정기복이 너무 심해요


특히나 ‘게으름’은 가장 많이 듣는 내용이다. 지각하고 미루고 했었다며 끝없이 자책을 하고, 심지어 절대로 고칠 수 없을 것 같다는 말도 많이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역으로 이런 질문을 한다.

"수능 시험 보러 갈 때도 지각했어요?"

"기차나 비행기 시간에 매번 늦어서 놓치고 그러나요?"

자기가 게으르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해 모두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스스로 게으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늦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병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고칠 수 없는 게으름 상태는 아닌거다. 이미 스스로도 중요한 순간에는 컨트롤을 하고 있지만 일상속에서 그저 스스로의 기준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 비난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절대로 고칠 수 없다고 좌절 먼저 해서는 상황이 좋아질 수가 없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게으르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어디선가 들은 핀잔이 쌓여서 자신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지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쉽게 듣는다. 회사에서 사람을 평가할 때 근무태도를 평가할 때 가장 많이 반영되던 건 역시나 ‘지각 여부’였다. 이런 평가가 현재에는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출근시간은 쉽게 데이터화되는 자료이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빠르게 사용하기 쉬운 자료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평소에 분명 지각 이상의 역량이 드러냈다면 한두번의 지각으로 그 사람을 무조건 나쁘게만 바라보지는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의 부모님들의 시대는 경제개발 시점이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처럼 시간투자가 곧 생산성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였다. 그러다보니 부모님들의 경험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하신다. 본인이 하지 못하는 엄청난 부지런함도 자녀들은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린 시절부터 쭈욱 자식들에게 지각에 대한 핀잔과 걱정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 책 안보는 분들이 책보라고 하고, 공부에 흥미가 없으셨던 분들이 공부하라고 한다.


이렇다보니 지금의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어린 시절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강조하는 환경에서 자라왔다. 5시간만 자고 공부했어도 아침형 인간이나 3시간자고 공부하는 서울대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교당하기 일쑤였다.

나역시 부모님에게 게으르다는 소리를 듣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주말에는 늦잠을 잤고, 학교가기 위해 내 스스로 일어난 적도 별로 없다. 방학숙제는 항상 밀려서 막판에 했고 엄마는 맨날 나에게 게으르다며 타박했다.

"아우, 우리 딸내미 왜 이렇게 게으르고 지구력이 없냐"

엄마는 항상 세살 위의 언니와 싸잡아서 윽박지르고, 아침에는 씻으라며 이불을 걷어버리며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다른 집 딸 이야기를 했었다.

"다른 집 딸들은 먼저 일어나서 이불도 개고 아침밥도 차린다더라 니네는 어떻게 손가락도 까딱 안하냐"

"엄마는 약속을 하면 30분은 먼저 나가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맨날 5분씩 늦냐, 뭐가 되려고 그러냐"

우리 엄마는 아주아주 나를 정말 사랑해주시는 평범한 분이고, 저 모든 말에 악의라고는 전혀 없었다. 엄마 생각에 걱정되고 안쓰러워서 한두마디 했던 것이 반복됐던 것 뿐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말을 듣고 자란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나의 단점에 ‘지구력이 없다’라고 쓰고는 했다.


서른살이 훌쩍 넘은 지금, 나는 아직도 친구들과의 만남에 5분씩 지각할 때가 많다. 주말에는 늦잠을 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의 장점은 장기적인 성실함이라고 말한다. 그 사이에 특별한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엄마가 보지 못한 곳에서 항상 성실했다.

엄마 눈에는 매일매일 늦잠자는 게으름뱅이였지만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중학교 넘을 때까지 프라임타임 애니메이션을 절대 놓치지 않고 봤었다.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지구력이 없다고 말했지만 나는 컴퓨터에 앉아서 원하는 가수의 정보를 완벽히 얻을 때까지 절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방학동안은 몇일 밤을 새우잠을 자면서 알지도 못하는 포토샵과 드림위버를 자체적으로 깨우쳐가며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엄마가 늦었다고 자라고 소리질렀지만 나는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열정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신화의 사진을 합성하고, 동영상을 편집했었다. 나는 성실했고 내가 원하는 목표가 확실했다. 다만 그게 엄마가 생각하는 기준과 맞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엄마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듯이 나의 성실함과 지구력을 엄마가 보고 싶은 부분에서만 판단하려고 했다. 성실하게 아침에 일어나길 원했고, 공부할 때에 지구력 있게 앉아있길 원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방향에서 충분히 성실했고 지구력이 넘쳤다. 나는 지구력을 키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그 뒤에 대입에 목표가 생겼을 때 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자연스럽게 성실하고 길게 지구력을 뽑낼 수 있었다. 늦잠을 자고 올빼미처럼 생활하더라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보고 싶은 정보를 수집한다.

더 놀라운건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던 어린시절의 그 활동들은 오히려 자산이 되었다. 지금은 웹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혼자서 웹페이지를 끙끙대며 만들듯이 끈질기게 서비스 완성도를 위해 지구력을 발휘하고 있다.


남색 유형이라면 지금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는그 기준이 정말 스스로 문제가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오로지 타인의 기준일 뿐인지 판단해야한다. 게으르다는 그 말에 익숙해질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게으른지는 오로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짓'도 자신이 어떤 의미를 만들고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쓸데없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충분히 쓸모있게 만들 정도로 대학생은 젊고 가능성이 많다. 낮은 자존감으로 모든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나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행동들에 의미를 붙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연습이 필요하다. 다르게 말하면 연습으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남색유형이 '나는 하는 게 하나도 없어'에서 '나도 할 수 있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이 바뀌는 과정의 핵심은 바로 '자기효능감'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자기효능감'이란 미국 네브래스카대의 프레드 루탄스 교수가 정의한 긍정심리자본의 하나다. 긍정심리자본에는 4가지가 있는데, 희망, 자기 효능감, 회복 탄력성, 현실적 낙관주의로 구성되며 이를 통해서 긍정적 마인드를 일깨울 수 있다. 자기효능감이란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확신감이다. 따라서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자신감이 높아지고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효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은 성공을 계속 쌓아나가야한다. 최신 베스트셀러 중에는 이러한 자기효능감을 키울 수 있는 작은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많다. 베스트셀러인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은 이런 작은 반복의 경험이 지속력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이 역시 자기효능감의 위력을 설명해주고 있다. 외국 번역서다보니 예시가 좀 와닿지가 않는다면 EBS 프로듀서 김민태 의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를 추천한다. 저자는 단지 몇정거장 전에서 내려서 걷고, 한줄의 글을 쓰기를 노력했는데 하나하나 쌓여나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쉽게 질려서 포기가 빠르고 일상이 게으르다는 딱지를 학생 시절 내내 달고 살면서 항상 불안했었다. 대학생이 된 후 의식적으로 했던 작은 성공들은 자기효능감을 확실히 개선해주었다. 바로 나의 가치관을 이용한 것이다. 내 가치관에서 사실 5분정도 지각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돈은 몹시 아끼고 싶어한다. 내가 했던 방법 중 하나는 매일 빼먹지 않고 온라인 완강을 하면 50% 수업료를 돌려주는 강의를 듣는 것였다. 맨 처음은 어려웠지만 마음먹고 해봤다. 이것만 해내면 나에게 스스로 게으르단 소리를 안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모든 강좌를 다 듣고 환급을 받았을 때, 앞으로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게으르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직장인이 된 후 직장생활에 쫓기면서 퇴근 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도 나는 이 방법을 다시 시도해봤다. 2달 코스를 완강하고 난 다음에 퇴근후에 글도 쓰고 블로그나 상담도 짬짬히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전히 나는 하루하루로 보면 게으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보면 나는 장기적으로 성실한 사람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이런 가능성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역시 마찬가지의 생각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기PR이나 화려한 스펙과 사회 경험을 중요시 하는 분위기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더 많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휴학을 하고 억지로라도 외향적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아르바이트나 서비스직을 해보겠다는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먼저 생각해야하는 것은 소극적인 것이 정말 나쁜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이 역시도 타인의 판단일 뿐일 수 있다.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저자 도리스 에르틴은 그의 책에서 내향적인 성향도 존중받아야 하는 천성이며 내성적인 장점을 활용한 조용한 성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살다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이 더 필요한 직업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꼼꼼해야하는 재무담당부서에서 사교력있고 자기를 드러내느라 덜 꼼꼼한 사람보다는 조용하지만 꼼꼼하고 보고서를 잘 쓰는 사람이 더 훌륭한 인재일 수 있다.


생각해보기Q1. 지금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고민해봤나요? 남들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해보세요



남색 유형을 위한 두 번째 조언
계획이 틀어졌어도 이미 한발짝은 다가섰다.


국민게임으로 성장해가는 오버워치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중간쯤 갔는데 의외의 일격을 맞았다. 생각처럼 플래이 되지 않았다면 게임에서는 바로 재생해서 다시 싸우거나 영웅을 변경해서 다시 싸워볼 수도 있다.

남색 유형은 휴학을 통해 바로 이런 캐릭터 체인지와 리셋을 꿈꾼다. 잠깐 삐끗하는 것에서 큰 좌절을 느끼고는 한다.


역사 선생님이 꿈이었던 이 친구는 계획대로 되지 않아 좌절감을 끼고 휴학을 택했다.

"교직이수를 떨어지고 학점도 2.5가 거의 평균이라서 막막해서 휴학을 생각했습니다. 역사를 잘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되고 관심이 많아서 들어왔는데, 발표와 토론 수업이 좀 많이 약하고 대학공부법을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보니 흥미도 없고,... 학교 생활이 힘들어졌습니다. 다른 직업을 찾아볼 생각으로 휴학을 하려고 해요"

학교 생활과 모든 생활이 문제라고 말했지만 사실 문제상황은 딱 하나였다. 교직이수라는 계획에서 실패해버린 것. 완벽주의적 성향은 이러한 예상치못한 계획실패를 인정할 수가 없다. 처음부터 다시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많아진다. 특히나 적극적으로 원해서 선택한 학과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을수록 좌절감은 굉장히 크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밌는 사실은 누가 봐도 좋은 성적으로 잘 지내던 친구들에게서도 이런 모습은 자주 나타난다. 계획을 좋아하고 또 항상 바쁘게 행동하는 친구들은 자신에게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빼곡하게 스케줄을 관리하고 또 자기계발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한 친구는 누가 봐도 부지런한 친구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항상 끝마무리가 부족해요. 중간에 어느 정도 됐다고 싶으면 계속하지 못하고 끝내버리고는 해요. 그리고 상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 토론을 하는데 저만 내용을 몰라서 참여하지 못했어요. 휴학을 하면 닥치는대로 상식과 시사를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고, 스스로도 잘 컨트롤하고 있지만 자신에 대한 아주 강한 잣대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더 깊이있는 대화를 해보니 ‘상식과 시사’를 모른다기 보다는 ‘혹시나 조금이라도 잘못 알고 있을까봐’ 걱정이 돼서 대화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계획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완벽해야하는데 자신의 태도 때문에 완벽해질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색 유형의 좌절은 실제 자신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태다. 무언가를 채우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평가의 기준을 바꾸는 제일 중요하다. 이런 친구들에게 나는 ‘모로 가도 서울’마인드와 ‘3년 고개 마인드’를 소개한다.

‘모로 가도 서울’이라는 속담은 조금 늦거나 돌아가더라도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속담이다. 위의 역사 교사를 꿈꾸던 친구의 원래 목적은 역사를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었다. 목적을 이루는 방법으로 '교사'를 선택했던 거지만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은 꼭 교사가 되지 많이 있다. Plan B를 시도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봉사단체에서 소외계층 중고생에게 역사를 가르쳐줄 수도 있는 거고, 유튜브에 나만의 재미난 역사 수업을 연재할 수도 있다. 방법은 무수히 많다. 목적의 본질을 찾고 방법을 새로 찾아가면 된다. 사실 이러한 본질적인 사고 방식은 컨셉휴학계획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3년 고개 마인드’란 동명의 전래동화에서 따온 것으로, 넘어지면 3년후에 죽는다는는 전설이 있는 3년 고개의 저주를 풀기 위해 3년마다 1번씩 다시 굴르고 온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내가 매번 계획을 세우고 미처 다 완료하지 못하고 중간에 끝낸다고 해도, 마치 3년고개를 굴러서 수명을 늘리듯이 내 지식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라는 의미다.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 생기는 거다. 이런 관점에서 이미 실패했던 계획보다는 앞으로 또 새로 시도할 계획에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가 있다.


생각해보기Q2.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다고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 정말로 하고 싶었던 목적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파랑유형과 남색유형이 속하는 블루그룹은 현재에 집중한다. 하지만 휴학을 시작하는 순간 현재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된다. 휴학을 하고도 과거의 문제에만 집중한다면 계속해서 과거의 불행함만을 재확인하는 것밖에 안된다. 파랑유형이라면 주변 상황에 씩씩대고 화풀이할 필요 없고, 남색유형은 실패와 좌절을 머리속에서 재생해가면서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이럴수록 또다른 자기불구화 전략으로 작용해 버릴 수 있다.

어차피 선택한 휴학이라면 이제는 앞을 보자. 지금의 나의 환경에서도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가장 나답게 행동하면서 나의 가능성을 믿어보자.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휴학을 고민하는 남색 유형의 휴학포인트는 2가지다.

첫째 자신을 비난하는 점들이 타인의 기준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나의 시각에서 자신의 면면을 제대로 살펴보고 나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자.
둘째 계획은 얼마든지 바꿔나갈 수 있다. 오늘 했던만큼 한발짝 전진했었다는 걸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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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 고민보다는 액션하자!


들어가기 - 제대로 해보자, 휴학

#01. 스펙세대에게 휴학의 의미

#02. 휴학 레인보우 고민유형

#03. 빨강 "하루라도 빨리 내 꿈에 도전하겠어!"

#04. 주황 "꿈을 찾는다면! 정말 불태울거야!"

#05. 노랑 "취업 전에, 그냥 잠시 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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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파랑“나와 맞는게 하나도 없어!! 떠나갈래"

#08. 남색 "난 제대로 하는게 없어!"

#09. 보라 "휴학... 어쨌든 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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