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쓰기 위한 작고도 큰 300가지 물음표_0 (feat. 뉴닉)
글 쓸 소재를 잃었다
2018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꽤 많은 글을 썼다. 35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120편의 브런치를 업로드했으니 일주일에 한 편 가량은 꾸준히 키보드를 두드린 셈이다. '대기업 퇴사 후 떠난 유럽 와인 여행'이라는 주제부터, 'UN에서 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사장이 7명인 와인바 창업기' 등 온전히 경험에 기반한 글들을 써왔다. 그리고 문득... 멈췄다.
글쓰기는 참 좋은 행위이다. 문장을 가다듬으면서 생각도 가다듬고, 눈물겹게 엉망진창이었던 순간도 감성적으로 포장할 수 있고,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의 뿌듯함으로 하여금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마지막 이유가 글쓰기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쓸 소재가 없다니?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다.
짜내고 짜내다 사랑하는 '고양이' 이야기를 잠시 연재하기도 했지만 뭔가 그 글들은 내 것이 아닌 듯 느껴졌다. 뭐랄까 지나치게 감성적이게 된달까... 그렇게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한 것이 2021년 8월. 정확히 1년이 지났다.
별일 없었다. 이직을 하긴 했다. '백패킹'이라고 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와인바 매출이 꽤 늘었다. 글감으로 삼고픈 소재는 여전히 없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죽을 때까지 코로나엔 안 걸릴 슈퍼항체라는 잘못된 확신은 제대로 어퍼컷을 먹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격리 중. 집에 이렇게 오랫동안 갇혀 있었던 것은 아마 고3 이후로 처음일 거다. 혼자 있으니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내가 되고 싶은 나'는 어떤 사람이지
왜 이렇게 권태롭지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싶진 않은데...
다시 영어 공부도 좀 하고, 독서 모임도 가입하고, 글도 꾸준히 쓰고. 하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생각만 어수선하다. 잠들기 전 책이라도 읽을까 싶어 책장을 기웃거리다 반가운 책을 발견했다. '300 QUESTIONS FROM NEWNEEKER'. 뉴닉은 MZ 세대를 위한 잘 나가는 뉴스레터다. 뉴닉은 작년 11월 경 '물물교환'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세상을 향한 다양한 호기심, 즉 물음표를 뉴닉 독자들이 서로 나누고 궁금증을 공유하는 프로젝트였다. 2536명이 이 프로젝트에 '물음표'를 나눠줬으며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뉴닉 팀은 2천 개가 넘는 물음표 중 300가지 질문을 선발해 물음표 책을 만들어 프로젝트 참가자에게 보내주었다.
책 속에는 그야말로 황당무게하면서도 지극히 평범해서 더 이상한 질문들이 가득했다. 그 질문들이 퍽이나 재밌어 책을 몇 번 뒤적뒤적거리다 책장에 꽂아놓은지 벌써 반년이 지난 거다. 정작 책 속 물음표에 대한 대답은 한 마디도 채 하지 못하고 말이다.
쓰고 싶은 욕구와, 그리고 쓰고 싶은 소재가 생겼다. 일주일에 최소 한 편씩 물음표 책에 있는 질문의 답으로 글을 연재하려고 한다. 물론 내키지 않는 질문은 과감하게 건너뛰려고 한다. 첫 번째 질문은 이미 정했다. 내가 '뉴닉'에 제출했던 '나'의 물음표다.
179. 자살이라는 행위는 왜 비난받을까?
스스로 삶을 멈추기를 선택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는 걸까?
아웃도어 커뮤니티 컨텐츠 플랫폼 와이아웃 커뮤니티 팀장
와디즈 경영추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