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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Feb 10. 2020

한국 대표 수출상품 웹툰, 작가는 얼마나 벌까?

독보적 세계 1위, 국내 웹툰 시장의 이모저모

얼마 전 웹툰 작가 ‘기안84’가 40억 원 대 건물을 매입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부럽다) 도대체 웹툰 작가는 얼마나 벌길래 수십억 원에 호가하는 부동산을 구매할까? 국내 네이버 웹툰 작가 기준 ‘평균’ 연봉은 3억 1000만 원이다. 이 중 상위 20위권 작가는 평균 17억 5000만 원(누구는 20년 일해도 못 버는 돈…), 신인작가는 평균 1억 6000만 원을 벌어들인다.

신나 보이는 기안84 (출처 : 한경 DB)

2018년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 조사에 따르면 한국 만화 시장의 규모는 1조 1천억 원이다. 이 중 웹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로 7천억 원 이상이며, 2020년에는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출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는데, 미국, 동남아, 일본 등을 포함하여 200개 국가가 한국 웹툰을 보고 있다. 

하락하는 인쇄 만화 시장, 급격히 상승하는 디지털 만화 시장




수익구조는?

웹툰 보기는 대부분 무료인데 작가는 어떻게 이런 큰돈을 벌까? 초반에 네이버, 다음을 포함한 포털 사이트는 트래픽을 모으기 위해 고료를 주고 작가를 섭외했다. 이후에는 웹툰 밑에 배너 광고를 다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 수익구조는 계속 다각화되고 있다. 

드라마화된 치즈인더트랩 (출처 : 조선일보)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다양한 2차 저작물로, 영화와 드라마가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대표적으로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치즈인더트랩’같은 드라마와 ‘신과 함께’ 같은 영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애니메이션 하나가 나올 때 2차 저작물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시청에 따른 수익 대비 8배 이상이라고 한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 영화-드라마 라인업 웹툰 10편

  

극장 관객이 연간 2억 명대로 정체되고,
한국영화는 늘 나오던 이야기만 나온다고 욕먹던 상황에서
웹툰을 보니 상상의 한계가 없더군요.  - 스튜디오 N 권미경 대표


이렇게 시장이 커지다 보니 네이버와 다음 등의 플랫폼은 웹툰 회사를 별도로 분사하는 추세다. 예컨대 네이버는 2018년 영상 기획 전문 자회사 '스튜디오N'을 만들고 웹툰 IP를 활용한 영화·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카카오 M은 국내 대표 영화사를 2019년 9월에 인수했다. 웹툰 시장의 수직계열화로 최대 수익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스튜디오 N 권미경 대표 (출처 : 중앙일보)



독자의 지갑을 열어라

또한 ‘미리보기’라는 유료 보기 모델을 도입하여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300원을 내면 다음 화를 미리보기를 할 수 있고, 최대한 3-4편까지 미리 볼 수 있다. (네이버에서는 쿠키를 굽는다고 표현한다) 1주일을 기다리면 무료지만 다음 화가 너무 궁금한 독자들은 선뜻 지갑을 연다. 

다음 화가 궁금하면 돈을 내라고!

뿐만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고 쌓인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얼마 안 되는 마일리지이지만 웹툰 다음화를 보기에는 충분한 금액이다. 만약 4편을 미리 본다면 한 달을 미래로 가 있는 셈이다. 미리보기를 한 독자들은 ‘제가 미래에서 왔습니다’ 등의 약 스포일성 댓글을 달기도 하며 다른 독자들을 놀리기도(?) 한다. 단점도 있다. 한 달 치 미리보기를 한 독자는 한 달을 기다려야 무료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새 웹툰을 보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또 유료결제를 해야 한다. 한 번 유료 결제를 하면 계속 유료 결제를 하게 만드는 구조다. ‘미리보기’ 방식으로 월 1억 이상의 수익을 내는 웹툰은 이미 2016년에 나왔다. 또한 완결 후 다시 보기도 유료인 웹툰도 많아지고 있다. 

예전엔 무료였는데, 이제 정주행 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홍보 목적으로 유명 작가를 섭외해서 웹툰을 만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자사 홈페이지 정도에 업로드를 했다면 요새는 아예 웹툰 플랫폼에 올린다. 이 또한 쏠쏠한 수익이다. 



해외 수출은 어떻게?

해외 수출도 활발하다. 네이버웹툰은 작가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작가가 작품을 연재하면 너무나 편안하게 국경을 넘나들며 독자와 IP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전무후무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9월 기준, 글로벌 지역에 서비스 중인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을 포함한 네이버웹툰의 월간 순 방문자(MAU)는 6000만을 달성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간 미국 라인웹툰의 MAU는 연평균 71%, 일본 라인망가의 MAU는 연평균 32%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세계 각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라인웹툰 페이지

부럽다면 당신도 도전할 수 있다

웹툰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웹툰은 유투브와는 다른 생태계로 운영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사람들이 웹툰을 그려 자기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혹은 커뮤니티에 자유롭게 올렸다.  물론 지금도 자유롭게 업로드는 가능하지만 정식 웹툰 작가가 도기 위해서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포털의 경우 ‘도전만화가’에는 누구든 웹툰을 올릴 수 있지만, 정식 플랫폼에 게시되기 위해서는 담당 PD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웹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스낵컬쳐(Snack Culture)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시간과 장소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주로 가벼운 볼거리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를 의미한다. 웹툰은 대표적인 스낵컬쳐로 스마트폰 스크롤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과거에는 만화를 스캔하는 식으로 웹에 업로드했다. 2쪽을 나란히 두고 가로로 페이지를 넘기는 방식이었다면 웹툰은 처음부터 웹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올린다. 예를 들어 100미터 높이의 건물이 있다면 이를 쭈우우욱 세로로 길게 그릴 수 있는데, 이처럼 기존 종이 만화의 한계가 된 작법과 화법을 넘어서는 표현 구사가 가능하다. 

또한 ‘컷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여, 만화 컷마다 댓글을 달 수도 있다. ‘역시나, 반전이다….’ 이런 식으로 컷마다 독자들이 소통한다. 또한 웹툰은 이미 넷플릭스처럼 다양한 타깃 콘텐츠의 주제가 구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주로 10-20대가 만화를 보았다면, 웹툰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주제를 아울러 사랑받는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국내 웹툰 시장
언젠가 디즈니 못지않은 세계적 엔터테이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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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누리

운동과 술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석유화학회사를 때려치우고 와인 공부하다 스타트업에 정착했다. 2019년 한 해동안 1,000개 가 넘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개최했다. (자칭 이벤트 전문가) 창의성과 영감이 샘솟는 삶을 위해, 인생을 변화시킨 사람과 문장들을 수집 중이다. 


(현) 패스트파이브 커뮤니티 크리에이터팀

(전) 독일 UNCCD(유엔사막화 방지기구) FCMI 팀

석유화학회사 환경안전경영팀

서울대학교 과학교육, 글로벌환경경영 전공

산림청 주관, 유네스코 - DMZ 지역 산림 생태 연구 인턴

한국장학재단 홍보 대사

4-H 동시통역사, 캐나다 파견 대표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1기 인턴 팀장

서울대학교 국제 협력본부 학생대사 이벤트 팀장

와인 21 객원 기자, 레뱅드매일, 파이니스트 와인 수입사 홍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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