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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가특별한교육 Aug 23. 2023

평생 자산이 되는 자연과 친해지기 교육활동

학교이야기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교실에서보다는 운동장에서, 운동장에서보다는 자연에서 아이들은 덜 다투고 더 집중을 한다. 어린이들은 교실보다는 넓은 환경이 필요한 듯하다. 자연에서 활동하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얼굴이 밝고 마음의 정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과 친해지는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자연과 친해지는 교육활동을 위해서는 안전과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특히 교실과 학교가 아닌 자연 속에서 활동하다 보면 아이들의 안전이 매우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상처를 입거나 다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활동하는 경험이 적어서인 것이 대부분이다. 사람은 자신이 익숙한 환경에서 덜 다치는 것 같다. 그러나 아이들이 교실, 학교를 벗어나서 자연과 함께 하는 활동을 많이 할 기회가 적다 보니 아이들에게 자연이란 공간은 낯선 환경인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활동을 하기 전, 자연에서 활동할 때 위험 요소 - 해충(벌, 모기, 뱀)과 가시, 물 또는 산비탈에서의 미끄러짐에 대하여 주의를 주고 나서 활동을 진행하였다. 


또한  자연과 친해지는 활동을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 없이 자연과 친해지는 활동을 진행하게 되면 그 효과가 반감 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채집한 것을 관찰할 수 있는 도구인 루페, 채집하고 관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객관적인 사실로 접근하도록 필요한 곤충 식물 도감, 잠자리채, 곤충채집통, 물고기 잡는 족대, 어항 등의 채집 도구들을 꼼꼼하게 아이들과 준비하여 활동에 임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 시간을 위해 돗자리와 간단한 간식 준비는 필수다. 자연 속에 누워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과 자연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으며 쉼을 얻는 것은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아이들은 활동 에너지가 많아서 계속 움직이게 되는데 위험 요소가 많은 곳에서는 간식 시간을 통해 이런 움직임을 조금은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자연에서의 활동을 계획할 때, 장소 선정에 대하여 고민한다. 여러 활동의 결과, 학교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낮은 산도 좋고 높은 산의 하단부도 좋다. 산이 있으면 물이 있기 마련이고 이 물이 흐르며 계곡을 이루고 하천을 형성한다. 바로 이런 곳에서 자연과 친해지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방림에서 아이들과 산과 강을 헤집고 다녔다. 산은 산이어서 아이들에게 주는 교재가 풍부하고, 강은 강이어서 아이들에게 주는 교재가 풍부했다. 산에서 아이들과 나무, 꽃, 나뭇잎을 살펴보면서 숲과 더불어 사는 이유를 함께 느끼고 배워 갔으며, 강에서는 작은 물고기들과 물속의 조약돌을 보면서 자연 생태계를 몸소 체험해 나갔다. 교육적 의미를 떠나, 아이들의 즐거움이 배움에 묻어나고, 아이들의 행복이 활동에 드러나서 하는 내내 의미 있고 좋았다. 


강에서는 물 속 생물에 대한 탐구를, 산에서는 산속에 살고 있는 곤충, 벌레를 탐구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자연과 소통하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요즘은 영상 시대이다 보니 아이들이 영상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아이들이 물속 생물과 곤충, 벌레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과 별개로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이런 생물들을 채집하고 나면 아이들의 흥미도와 관심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리고 공생하며 산다는 의미에 대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 하고 나누기도 한다. 활동을 하며 동, 식물을 그들의 서식지에서 직접 관찰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매우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과 나무 밑에 누워서 지나가는 바람을 느껴보고, 나무를 관찰해 보는 것도 참 즐거웠다. 요즘 아이들이 숲속에 누워서 나무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숲이 내어주는 좋은 기운을 깊은 심호흡을 통해서 느껴보고, 이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가져 보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평탄한 숲길에서 맨발로 걸어가는 활동 또한 좋았다. 신발이라는 문명을 잠깐 내려놓고 안정적이고 자연을 몸으로 느끼는 활동은 온갖 걱정에 둘러싸인 요즘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릴 적 경험이 평생 살아가는데 소중한 자산”이라는 말이 있다. 자연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친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몸과 마음속에 다양성을 들일 수 있게 된다. 자연과 친해지는 경험은 아이들이 평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글쓴이: 김병겸. 초등교사이면서 숲해설가.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함박웃음으로 뛰어 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생태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영월, 원주를 거쳐 현재 평창 방림초에서 근무 중이다.



매거진 여름호 목차

여는 글_모두가 특별한 교육, 여름
1. 시론
2. 특집 : 학교 공동체를 살리는 교권
3. 학교이야기
4. 인터뷰_최이선 건축사
5. 책 이야기
6. 스케치_강원교육 평가와 전망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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