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버는 게 우선일까, 시간을 버는 게 우선일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월 천만 원 벌기, 부업 300만 원 벌기, 스마트 스토어, 경제적 자유,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부의 추월차선, 부자 되기에 관한 수많은 책들까지. 그런 콘텐츠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있을 때, 정작 나는 더 혼란스러웠다. 내 시간을 그런 콘텐츠들에게 도둑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많이 벌 수 있을까?
결국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 기저에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욕망이 숨어 있다. 하기 싫은 일이 아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마음이 깔려있다는 얘기다. 빨리 돈을 벌어 은퇴하고 싶은 이유는 가족들과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또는 일 때문에 못 가던 여행을 가고 싶은 걸 수도 있고, 돈 걱정 없이 책 읽으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내가 정작 하고 싶었던 여행, 책 읽기, 그림 그리기, 소설 쓰기, 작곡하기, 봉사하기 등을 미룬다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인 건가 싶다. 어쩌면 '돈이 많으면'이라는 막연한 말로 자신의 선택을 미루는 게 습관이 된 게 아닐까. 정말 여행이 가고 싶다면 퇴사하고 여행 가는 것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다. 일을 하면서도 후회 없는 여행을 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순히 인스타용 사진을 올리기 위한 휘발성 여행이 아니라.
진짜 소설 쓰기가 하고 싶었다면 돈이 많거나 은퇴한 다음에 하는 것만 답은 아니다. 퇴근하고 나서 시간을 내서 글을 쓸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간절하다면 글을 쓰기 위해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질 것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 그에 대한 인정을 못 받는 것을 피하려고 우린 핑계를 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못했어.’라고 말이다.
결국 돈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부족해서의 문제라면 시간을 어떻게 하면 벌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된다. 나 역시 예전에는 시간관리에 대한 책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은 나를 더 채찍질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시간관리법과 멀어지게 만들었다. 사실 무서웠던 거다.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며 금욕적인 생활을 하면서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민을 하면 할수록, 시간을 잘 쓴다는 것은 시간을 잘 쪼개 쓴다는 게 아니었다. 금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고 사는 삶도 아니었다.
그렉 맥커운의 <에센셜리즘>, 피터 틸의 <제로 투 원>, 알렉스 수정 김 방의 <일만 하지 않습니다>(원제는 Why you get more when you work less), 니르 이얄의 <초집중>, 웬디 우드의 <해빗>, 댄 애리얼리 외 <루틴의 힘>, 리처드 세일러의 <넛지>, 게리 켈러의 <원씽>, 로빈 샤르먀의 <변화의 시작: 5AM 클럽> 등의 책들을 읽으면서 하나의 흐름이 보였다.
우리가 시간을 벌 수 있는 하나의 큰 줄기가 보였다. 한 가지 책만 보면 혼란스럽거나 그 책의 내용대로 안되었을 때 좌절할 수 있는데, 여러 책을 읽다 보니 큰 숲이 보였다. 그리고 그걸 커리큘럼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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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목차화할 것이다. 커리큘럼화해서 나만의 근거들을 모을 것이다. 이런 재미가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다. 어제보다 오늘의 내가 더 좋아지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