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 김은정 과장
기운 [기운] 명사
1.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힘.
2.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다른 감각으로 느껴지는 현상.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국어사전을 살펴보니 기운이라 함은 살아 움직이는 힘이요, 보이지는 않으나 다른 감각으로 느껴지는 현상이라고 하는군요. 사람마다 느껴지는 기운이 다 다른데, 크게 움직이거나 소리쳐 말하지 않아도 생동감이 느껴지고 말과 생각에서 열정과 긍정이 넘쳐흐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기운에 동화되어 함께 살아 움직이는 힘을 느끼고 덩달아 가슴이 뛰며 뭐든 해보고 싶은 기분 좋은 설렘까지 드는데요.
현자나 많은 성공한 사람들 조언 중에 주변에 부정적인 사람은 멀리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가까이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일과 삶에 있어서 무엇을 바라보는 태도가 긍정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을 만나는 건 행운이고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누군가에게 행운이고 성공의 기운을 전하는 사람인가, 하는 성찰도 해보게 되는군요. 이참에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면 어떨까요? 하고 있는 일을 마지못해 하고, 환경을 탓하고, 스스로 뭔가를 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불평불만만 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매사에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그 과정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일의 영역과 권한을 넓혀 나가는 열정 넘치는 긍정의 아이콘이 있나요? 마녀의 지론(持論) 중에 "내가 뛰어놀 운동장은 내가 만든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 게 아니라, 누울 자리를 만들어 발을 뻗어라"는 것이 있는데요. 오늘 [더 토크뷰]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열정' '진취적'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운동장을 스스로 만드는 그런 마케터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좋은 기운으로 에너지를 충전받는 듯한 아주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호기심녀. 세상 만물이 다 궁금하고 관심이 많아요. 이것저것 벌려 놓고 그걸 또 다하고 있지요. 항상 뭔가를 하고 있다 보니 친구들도 얘기를 하더라고요. '항상 뭔가 하고 있는 애'. 하하하. 저는 쉬더라도 건설적으로 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제가 독서모임에 나가고 있는데, 거기서 받는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오호, 독서모임이라~ 마케터가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요?
- 글을 쓰는데 도움이 돼요. 이메일 마케팅 할 때, '안녕하세요 김 과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레터 프롬 엡손(Letter From Epson)'이란 콘텐츠를 작성하고 있는데, 단어 선정이나 표현에 있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인상 깊었던 책이나 영향을 받은 책이 있나요?
- 여러 책이 있지만, 커리어에 있어 제게 큰 영향을 주었던 책 중 하나는 주니어 때 읽고 커리어에 대한 마인드셋을 세우는데 도움을 준 셰릴 샌드버그의 린인(Lean In)이에요. 우연히 TED를 통해서 저자의 강연을 접하게 되었고, 공감되고 호소력 있던 그녀의 강연 덕분에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혹시 취미도 독서인가요?
- 하하하. 다양한 활동을 좋아하는데요. 새로운 취미는 프리다이빙이에요. 여행 가서 남편과 놀기 위해 배우고 있는데 재미있어요. 하하하. 숨을 참고 천천히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한데, 꽤나 매력적이에요.
학창 시절에는 어땠나요?
- 어렸을 때부터 외국어를 좋아해서 국제관계학과를 선택했다가 2학년 때 영어영문학과로 전공을 변경했어요. 그때 연극에 심취해 연극반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었어요. 대학원도 경력도 그쪽으로 가서 쌓을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러다 중국 북경으로 교환 학생으로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경제적 어려움이란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경험을 하고 '과연 이 삶이 내가 바라는 삶일까?'라는 의문에 부딪치게 되었죠. 그동안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을 했던 게 아닌가 싶었어요. 부모님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여러 번 무대도 올리고 연출도 하며 심취했던 연극인데, 현실에 맞닥뜨리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죠.
결론적으로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취업 준비를 했어요. 일단은 기분 좋~게! 졸업을 하고 '나는 무엇을 할까?' 탐색을 했어요. 다른 친구들이 인턴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회사 생활에 필요한 소양과 역량을 쌓을 동안, 전 연극에 빠져있었다 보니 그런 시간이 필요했죠. 당시 한 스터디 모임에 참석하면서 멘토링을 받았었는데 제조 분야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제조 기업에 지원을 해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기분 좋게 졸업을 하셨단 말 입니~까아?! 하하하. 요즘 듣기 어려운 말을 시원하게 해 주시니 반갑네요. 기분 좋아야 할 졸업이 미뤄지고 괴로워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한 편의 드라마를 듣는 듯 흥미진진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극을 한 것이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처음에는 전공으로 생각할 정도로 빠져있던 연극이 회사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될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까 회사 생활이란 게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더라고요. 연극에서 관객과의 소통은 정말 중요한데요, 제가 연극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그게 회사 생활에서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러면 첫 직장에서 마케팅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경력 소개를 부탁드려요.
- 아니에요. 제가 2011년 12월에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첫 직장에서는 사업 개발팀에서 해외 영업을 했어요. 그러다 무선 충전 아이템을 제조판매하는 국내 중견 제조 기업의 전략 마케팅 팀으로 이직을 하면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 저희 팀은 신설팀이었던지라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지만 무척 재미있게 일했어요.
하지만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2년 만에 팀이 해체되면서 저는 해외 영업팀 소속으로 다시 변경되었지요. 그때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며 프리 세일즈를 했었는데...... 이후에 현재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마케팅을 한 지 만 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 공정 자동화 부분에 들어가는 산업용 로봇 팀에서 전시회 중심의 BTL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 이메일 마케팅을 하며 콘텐츠 생성 및 배포를 주로 하고 있어요. 전시회의 경우에는 파트너사와 고객이 산업 단지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지방 출장 포함 연간 9-10개 정도의 전시회를 주최 및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해보니 어떤가요?
- 제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일이 재미있다고 느낀 것이 마케팅이에요. 제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관심이 가고 재미를 느끼는 쪽에선 능률이 팍 올라요. 가슴 뛰지 않는 일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편이지요. 그래서 제 모토가 '가슴 뛰는 일을 하자'인데, 이런 측면에서 마케팅이 제게 딱 맞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마케팅을 하다 보면 예산이라든지, B2B에서 흔히 나오는 '굳이 마케팅이 필요하냐'라든지, 외국계일 때는 본사 가이드라든지 등등, 여러 사항으로 제약을 받기도 하고 가슴 뛰지 않아도 일을 할 때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나요?
- 스스로 재미있는 요소를 찾으려고 해요.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잘 간직하고 있다가 타이밍을 보고 던져 보기도 하고, 일단 해봤는데 '안돼? 그럼 다음 기회를 엿보지'하며 시도를 계속하려고 하죠. 일단 제가 하고 싶으면 가보려고 최대한 노력해요. 그럴 때 단점은 팀 시너지가 부족하니 외롭고, 아이디어가 플러스되는 효과가 없다는 게 아쉽긴 합니다.
그럴 때는 또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우선,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예전 기업에서는 "네가 하는 일이 뭐야?", "기존 팀이 있는데 새 팀이 왜 필요해?"라고 말하는 직원이 있었는데, 제 내면에 불안감이 있으니까 그런 내부의 시선이나 압박에 반응을 했었어요. 이미 열심히 했기에 그런 과정에서 좌절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저는 제 일만 잘하면 되고 상사한테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회사가 저 혼자 일한다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걸 배우게 되었지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후폭풍이 있는지 체험을 하면서 교훈을 얻었어요.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것.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과 교류도 많이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먼저 다가갈 때 사람들 반응에 따라 힘도 얻었다가 상처도 받았다가 하기도 하지만요. 하하하.
과장님은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터득할 줄 알고, 자신만의 노하우도 회복탄력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경험을 통해 잘 배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잘 배우지 않거든요. 배운다고 해도 잠시뿐인 경우도 많고. 과장님은 스스로가 동력이고 성장의 원천이 아닌가 싶네요.
국내와 해외 기업 모두에서 B2B마케팅을 경험해보셨는데요. 차이점이 있다면?
- 제 경험 안에서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내 제조 기업의 특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중견,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협력 관계인 경우가 많아 대기업 대상의 마케팅은 별로 없고 해외를 겨냥한 해외 마케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국내 기업의 해외 마케팅은 맨땅에 헤딩할 때가 많고 퍼포먼스를 중시한다고 생각해요. 비유가 적합할지 모르겠지만, 앞에 적군이 몰려와 총을 쏘기 위해서 총알을 빚고 있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총알을 다양하게 만들었느냐, 최대한 많이 만들어 성과를 뽑아냈느냐를 보는 것이죠. 뭔가 더 과감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재미는 있지만, 한 두 개라도 좋으니 꼭 퍼포먼스를 뽑아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조직에서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하며 마케팅을 해야 해요.
반면에, 해외 기업은 이미 총도 있고 총알도 있는 편이에요. 그 무기를 가지고 얼마나 적군을 많이 쏘느냐가 제 성과죠. 그걸 기다려 주는 분위기도 있고요. 마케터가 쓸 수 있는 재료도 많고 운영하는 채널들도 이미 있다 보니 그 안에 넣을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글로벌 가이드 안에서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가야 하니까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는 점이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어느 쪽이 어려울까요?
-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를 거라 생각해요. 일단 제 경험상으로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인 경우가 많다 보니 이미 브랜드 가치가 높고 출발점이 다른 것 같아요. 예산만 해도 미리 설정된 상태에서 정확도를 높여가면서 계획대로 움직이는 편이라 해외 기업이 일하는 데는 좀 더 수월하게 느껴져요.
국내 기업의 해외 마케팅은 CES, MWC 등 큰 전시회를 나가보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요. 요즘은 각 기업에서 주요 큰 아이템이나 신작은 다 해외에서 출시 발표를 하고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럼에도 국내 시장에 견주어 아직도 그 중요도를 적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게 아쉬운 대목입니다.
두 분야 모두 상당한 외국어 수준을 필요로 할 텐데, 외국어 실력은?
- 영어와 중국어를 편안한 수준으로 할 수 있어요.
마케터가 언어를 잘하면 어떤 점이 제일 좋을까요?
- 업무상 사람을 만날 때 실제로 도움 받는 게 크고요. 혼자 업무 할 때도 외국어에 능통하면 업무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찾을 때 다른 검색 데이터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제 정보 자원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요.
업무에 주로 활용하고 있는 마케팅 툴(tool)이 있는지?
- 이메일 자동화 툴 활용을 많이 하고 있어요. 툴 사용 전에는 효과 측정이 잘 안 되다 보니까 내 아이디어가 효과가 있는 건지 알기가 어려웠지만 툴을 사용하면서부터는 직접적인 AB테스트를 통해 오픈율 등 효과를 확인할 수 있고, 다른 미디어 채널까지 연계가 되고 확장되니까 좋아 잘 활용하고 있어요.
효과적인 미디어 채널이 있다면?
- 카카오채널. 한국엡손 로봇팀 채널을 개설해 메시지를 내보내고 광고를 진행하고 있는데 도달률, 오픈율이 좋아요. 항상 노출할 수 있고 운영도 쉬워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활용하고 싶은 다른 툴이 있다면?
- GA로 홈페이지를 비롯해 채널 분석을 직접 해보고 싶어요. 산업용 로봇 쪽은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 채널을 통해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데이터를 보면 랜딩페이지 개선부터 시작해 보다 더 효율적인 채널 운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산업용 로봇 마케팅의 매력이 있다면?
- 일종이 자부심이 있어요. 전통 산업이면서 미래로 확장성이 높은 분야거든요. 아직은 빠른 속도나 신박함 측면에서는 모바일 비즈니스보다 느리지만, 스마트 팩토리라는 큰 틀 안에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이 커요.
반대로 어려운 점은?
- 사용 사례(Use Case)를 뽑아내는 것.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 공유하는 일이 어려워요. 산업 특수성이 많다 보니 고객이 정보를 오픈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거든요.
산업 로봇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의 B2B 고객이 사용 사례에 소극적이란 생각을 합니다. 잘 활용하면 우수 사례이자 선진 사례로 많은 기업들에게 귀감이 될 텐데, 보안이나 경쟁 관계 등의 각각의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저 역시 마케터로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마케터가 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면?
-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참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하나를 끈덕지게 가져가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쉽게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할 수 있는 끈기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급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메타의 주커버그가 한 연설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했지만, 나중에 보면 어떤 모습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제가 지금은 작은 것, 작은 마케팅을 할지라도 나중에 분명 어떤 의미나 모습이 될 거란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어요.
열심히 마케팅 콘텐츠들을 생성하고 배포를 해도 동료 직원들은 잘 안 볼 때가 많아요. 그러다 어느 날 어떤 콘텐츠를 보고 긍정적인 반응을 하며 누가 올렸는지 묻기도 하고, 몇 년 전 콘텐츠를 보고 지금 고객에게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빛을 못 보더라도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다', 또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반을 내가 계속 만들어가 가고 있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좋은 교훈이네요. 지금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을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원하고 바라는 모습까지 갈 수 있다는 데에 저도 동감입니다.
업무 성공사례를 소개한다면?
- 성공이란 게 한 번에 홈런 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 판단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기반에서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가며 기반을 마련해 왔던 것이 제 업무 성공 사례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엡손로봇 팀에 입사할 당시 마케터가 없었어요. 그래서 콘텐츠도 쌓고, 전시회 ROI를 위해 데이터베이스화도 하며 계속해서 마케팅 기반 틀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로 보이지 않겠지만 언젠가 분명 중요한 지표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다면 스스로 히스토리를 만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할 수 있는 역량, 예산을 통해 내가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며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니 이런 진취적인 분이 있나?! 하하하. 그런 경험을 저만 생생하게 듣고 있는 게 아깝네요. 스스로 성과를 창조해 나가는 것만큼 더 큰 성공이 어디 있겠나 싶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업무 실패 사례가 있다면?
- 시도한 일들 중에 이메일 마케팅을 한다고 콘텐츠에 욕심을 부렸던 적이 있어요. e-Book을 만들어 보자 싶어 대행사를 통해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목표 고객도 적었고 제가 직접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고객이 정보를 넣어 다운로드할 만큼 특별하지 못했고 평이했죠. 결과적으로 도달도 잘 안되었고, 다운로드 한 고객도 적었어요. 고객 데이터 양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진행한 결과였지요.
교훈은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마케팅 캠페인을 섣불리 진행하면 안 되고 계획을 철저히 잘 수립해야 한다는 것. 특히 새로운 것을 할수록. 매몰비용 오류에 빠지지 말 것. 마케팅 대행사와 협업하되, 내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와, 하하하. 학생으로 치면 자기주도학습을 통한 자가발전형 학생이시네요.
요즘 마케팅 트렌드 중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어요. 콘텐츠 만들 때, 챗GPT로 틀을 잡고 그 안에 제 아이디어를 넣으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마케팅을 위해서 별도로 배우거나 활동하는 것이 있나요?
- 마케터 모임에 나가고 있어요. 우연찮은 기회에 모임을 찾아가게 된 B2B마케터 모임인데, 서로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하며 스터디하는 모임이에요.
마케터가 하면 좋은 활동은 다 하고 계신 듯하네요. 하하하.
계속 마케팅을 할 건가요?
- 마케팅을 계속할 것 같아요. 저는 남들이 뭐라 해도 마케팅 직무 만족도가 '상(上)'이거든요. 하하하. 사람의 마음을 문을 열어주는, 그리고 그 마음의 문 속으로 쉽게 들어가는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제품이든 서비스든 설득이 되어야 하는데, 마케터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마케터는 목표 고객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이질감 없이 다양한 목소리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봐요.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 부여를 하고 사고파는 경험을 즐겁고 좋게 해주는 것. 그런 역할을 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만약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 미래로 가고 싶어요.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 똑같이 할 것 같아서요. 하하하. 미래로 가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요.
5년 후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한 마디 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 것 같나요?
- "매너리즘에 빠진 순간도 있었는데, 그 순간이 길지 않게 잘 극복해 주어 고맙고, 즐겁게 일해주어 고마워."
오늘 B2B마케터의 '정석'을 들은 기분입니다. 흔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일은 가르칠 수 있지만 태도는 가르칠 수 없다." 물론 일도 가르친다고 해서 다 잘하게 되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일을 잘 못하는 것보다 태도가 그르면 일을 하는데 더 어려움이 있다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십분 이 말에 공감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일은 내가 일을 바라보는 태도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걸 마녀 역시 경험으로 알기에 과장님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오늘 [더 토크뷰]는 행운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에너지와 태도를 가진 마케터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었으니까요.
기운 달리는 이 무더운 여름에 생동감 넘치는 기운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토크뷰]가 끝나고 김은정 과장에게 셰릴 샌드버그의 책, 린인(Lean In)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었느냐고 물었는데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전해주었습니다.
나는 남녀 모두 자신이 누리는 행운과 자신에게 쏟아진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감사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느 누구도 홀로 업적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성장하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여전히 내게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아 두려운 상황이 눈앞에 수시로 펼쳐진다. 스스로 사기꾼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옆에서 나란히 일하는 남성 동료와 달리 구설수에 오르고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심호흡을 하고 손을 번쩍 들 수 있는지 알았다. 나는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는 방법을 배웠다.
- 책, '린인' P65 중에서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결과를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 발 벗고 뛰어야 한다. (중략) 위험을 감수하고, 성장을 선택하고, 한계에 도전하고, 승진을 요구하는 (물론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것은 경력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하나같이 중요한 요소다. 내가 즐겨 인용하는 표현으로, 작가 앨리스 워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영향력을 포기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력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저절로 주어지기를 기다리지 마라. 영향력은 왕관과 마찬가지로 호락호락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 책, '린인' P102~p103 중에서
책 내용들을 보는데, 김은정 과장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고 영향력이 저절로 주어지기를 기다리지 않는 모습. 물론 그녀의 생각과 이야기를 통해서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일과 삶에서 그런 모습으로 행동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많은 마케터들이 스스로 구하고 취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런 마케터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와 위안을 얻습니다. 뭔가 B2B마케팅의 미래가 밝아보여서랄까요? 하하하
끝으로 마녀도 김은정 과장에게 책 구절로 [더 토크뷰] 소감을 전하고자 합니다.
내가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인생에서 더 어려운 과제를 만났을 때 도전할 수 있게 돕는다.
이 믿음이 '자기 효능감'이다. 자기 효능감은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 힘은 어려운 일을 마주쳤을 때 참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실패나 장애물을 만났을 때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이끈다.
- 책, '있는 힘껏 산다' 중에서
지금까지처럼 김은정 과장이 앞으로도 자기 효능감을 꽉 쥐고 가슴 뛰는 마케팅을 하며 있는 힘껏 잘 살길 응원합니다!
이상 친절한 마녀였습니다!
[더 토크뷰]는 홍보마케터, 그리고 협업하는 대내외 여러 직군의 사람들을 만나 슬기롭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절한 마녀의 B2B 마케팅] 매거진 속 코너입니다. 사람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홍보마케터, 개발자, 기획자, 그리고 CEO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만 겪는 문제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 글은 어때요?
[더 토크뷰 시즌 3]
스물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내향형이지만 마케팅은 잘합니다
[더 토크뷰 시즌 2]
스무 번째. [더 토크뷰] 마크툽! 운을 내 편으로 만드는 마케터
열아홉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마케팅 문해력왕
열여덟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날개를 준비하는 사람
열일곱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위풍당당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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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더 토크뷰_피플팀 편]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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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1
[더 토크뷰_CEO 편] 시를 사랑한 청년 CEO-파트 2
열한 번째. [더 토크뷰_마케터 편] 서울 강남에 외국계 기업 다니는 마케터 전 과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