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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Nov 01. 2019

나의 독서 모임 이야기.

11. 도움을 주다.

Photo by �� Claudio Schwarz | @purzlbaum on Unsplash


※  독서 모임의 진정한 가치는 모임 안에서 어떠한 가치 있는 생각들이 오고 갔느냐일 것입니다. 그러나 곡식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토양을 만들고 성장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듯, 독서 모임 그 자체도 바로 그러한 지적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중요한 토양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독서 모임을 만들어 가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나의 독서 모임 가이드」에서 언급한 여러 형태의 독서 모임을 만들어 가면서 느꼈던 생각이나 경험들을 중심으로 적은 글입니다. 이러한 글을 쓴 까닭은 독서 모임을 새롭게 만드는 분에게는 여러 모임의 형태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함에 있으며, 독서 모임 진행하거나 참여하고 계신 분은 자신과 같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봄으로써 공감을 하고 저처럼 자신의 독서 모임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의도는 이러한 몇 년간의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가치 있는 사고를 위한 독서 모임」을 만들기 위한 부단한 사고 활동에 관한 인상이나 느낌을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통해,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좋은 독서 모임을 만드는 방법보다도 좋은 독서 모임이 되기 위해 어떤 사고를 했는지를 들여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독서뿐 아니라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을 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작은 소망입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참고로 이야기는 오래 전의 일을 기억에 의존하여 쓰고 있기에 연재 중에 계속 수정되며 추가될 수 있습니다.


1부 이야기 -「1. 독서 모임을 접하다.」https://brunch.co.kr/@wringkle/115

2부 이야기 - 「2. 독서 모임을 만들다.」https://brunch.co.kr/@wringkle/122

3부 이야기 - 「3. 발췌와 발제의 기준을 세우다.」https://brunch.co.kr/@wringkle/131

4부 이야기 - 「4. 안정적인 장소를 얻다.」https://brunch.co.kr/@wringkle/135

5부 이야기 - 「5. 양적으로 성장하다.」 https://brunch.co.kr/@wringkle/138

6부 이야기 - 「6. 새로운 형태의 독서 모임을 만들다.」 https://brunch.co.kr/@wringkle/142

7부 이야기 - 「7. 지속성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동아리 창단 계획을 구상하다.」https://brunch.co.kr/@wringkle/146

8부 이야기 - 「8. 난관에 빠지다.」https://brunch.co.kr/@wringkle/148

9부 이야기 - 「9. 새롭게 시작하다.」https://brunch.co.kr/@wringkle/149

10부 이야기 - 「10. 도움을 받다.」https://brunch.co.kr/@wringkle/150



고요 독서 모임(가제) 제안서
- 묵독 모임(모두 참여 프로그램) -


◉ 목적       

1. 책 읽는 습관 형성(개인적 차원)     

   - 바쁜 시간 가운데에서도 동아리의 취지에 맞게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책을 읽거나 기록을 하는 습관을 기른다.      

  2. 동아리 유대감 형성(단체적 차원)     

   - 동아리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모임으로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기르고 동아리에 대한 애착을 형성한다.     

   -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진행하는 책을 읽도록 안내함으로써 프로그램 간의 가교 역할을 한다.    

   3. 가치 있는 생각의 공유(사회적 차원)     

   - 독서 후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기록함으로써 독서를 통한 가치 있는 생각을 공유한다.     


◉ 목표        

1차 목표(단기)

    - 완독 : 시간을 내어 의식적으로 책을 읽음으로써 습관 형성     

    - 서평 : 읽은 책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기록함으로써 생각 발전시키고 글쓰기에 관한 두려움을 줄임     

    - 발제 : 책을 읽으며 발췌와 질문을 기록해봄으로써 향후 독서토론을 위한 자료 완성    


2차 목표(중·장기)

  - 독서 모임 주체적 리더 양성 및 역량 강화

          독서 모임 리더 양성

          동아리 운영진 양성

        사회적 리더 양성

  - 독서 삼매경 컨텐츠 강화

        도서에 따른 발제 컨텐츠 확보

        서평집

          홈페이지

          선별 출판

   - 독서와 관련된 대외 공모


◉ 일정과 장소     

    운영 기간 201x년 2학기     

    운영시간 오후 - 월~금 4시~5시 30분, 25분 독서, 5분 휴식 x 3회,     

                            5시 30분 ~ 6시,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간단 소개. (프로그램 정규 시간)     

                  저녁 – 월, 화, 수, 목 7시~8시 (※ 이후 7~9시까지로 변경됨)    

                    ※ 모든 시간 참여가 아니라 참여 가능한 시간만 체크하시면 됩니다.

                         단, 일주일간 최소 참여 횟수와 시간이 1회 2시간 이상이셔야 합니다.     

  운영장소 ** *** 동아리 방 (동아리 방이 여의치 않으면 사전에 내부 참여자 간 조율)     


◉ 진행 방법     

   프로그램 시작 전     

    1. 자신이 참여 가능한 요일과 시간에 체크한다.     

    2. 매달 초 짧게는 2주일, 길게는 한 달간 자신이 읽을 책을 선정한다.     

    3. 참여 가능한 일정과 선정한 도서는 문서화되어 구성원 모두가 열람 가능토록 한다.     

    프로그램 시작     

    5. 25분 묵독 5분 쉬는 형태로 독서를 한다. (공식 모임 시간인 매일 4~6시 기준)     

        - 독서력이 있는 분은 자유롭게 해당 시간에 독서를 하시면 됩니다.     

    6. 참여 여부 및 독서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비치된 일지에 간단히 기록을 남긴다.     


    프로그램 끝     

    6. 독서 후 자신의 도서 간단하게 소개하거나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공식 모임 시간 기준)     

    7. 독서 후 서평을 남긴다.

        ⓐ 자기 블로그

        ⓑ 독서 삼매경 홈페이지(의무)

        ⓒ 학교 게시판 및 정석 게시판

      ※ 추후 해당 자료를 독서 삼매경 기록물 및 소개 자료로 활용함.



◉ 회비 및 기타 사항     

      - ** *** 3기 독서 프로그램으로 회비는 없으며 3기 회원이면 누구든 참여 가능합니다.     

      - 모임에 참여하는 분께서는 독서와 서평 작성이 의무입니다.     



FAQ – 자주 묻는 말.     


1. 해당 모임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 ** ***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3기 독서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분들이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만들어진 묵독 프로그램입니다.     

2. 묵독 프로그램이 뭔가요?     

- 묵독은 소리 없이 책을 읽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러나 독서력이 부족하신 분들은 1시간 동안 참을성 있게 책을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현대 사회에서 책 읽는 시간과 장소를 확보한다는 게 쉽지 않죠. 그래서 의식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기르고 함께 읽음으로써 가치 있는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3.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 많은 분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시간을 “월~금 오후 4~6시, 월~목 저녁 7~8시”로 넓게 잡았습니다. 오후 4~6시는 모임의 정규 시간으로 총 2시간 동안 진행되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25분의 집중적 책 읽기, 5분간 휴식 x 3회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30분간은 자신이 읽는 부분이나 책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강제 사항은 개인의 독서력에 따라 모임에서 시간과 관계없이 쭉 읽어나가셔도 됩니다. (저녁 7~8시 시간은 진행자에 따라 다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밖에 시간에 오셔서 읽고 가셔도 참여 시간으로 인정됩니다.)     

5. 동아리 가입해야 하나요?     

- 맞습니다. ** ***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입하셔야 하며 가입할 경우 [** *** 3기 멤버]로서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6. 회비는 있나요?     

- 신규로 참여하시는 분들은 회비가 없습니다.     

7. 회원의 의무 사항은?     

- 회원은 일주일간 1회 2시간 이상 참여해야 합니다. 또한,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만큼, 개인의 역량 발전을 위해 서평 작성을 의무화했습니다. 그밖에 동아리 활동에 관한 의무 참여 사항은 없습니다.     

8. 참여자 나잇대는 어떠한가요?     

- 다양합니다. ** ***의 모든 모임은 나이나 학년에 구애받지 않으며 자유로운 환경에서의 책 읽기와 토론을 강조합니다.     

9. 관심은 있는데 일단 참관 가능한가요?     

- 당연히 가능합니다.     

10. 하고 싶은 말.     

- 누구나 좋은 기회와 만나지 않은 자는 없다. 다만 잡지 못했을 뿐이다. - 데일 카네기.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책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두꺼운 책이나 조금 지루한 책을 볼 때면, 몇 페이지 읽고 나면 잠들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죠. ** ***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그러한 분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저 역시 책 읽기의 지루함 때문에 이러한 묵독 프로그램 기획한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 이 프로그램은 그런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헬스장에 가는 이유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자극제와 도구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듯, ** ***은 영혼의 건강을 위한 헬스장으로써 여러분의 독서력을 높일 수 있을 만한 충분한 기회와 장소를 제공합니다.     




회장: 그러면 묵독 한번 소개해주시지요?     

나: 일단은 간단하게 딱 두 페이지로 프린트해왔습니다. 목적 같은 것은 그냥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게 책 읽는 습관이잖아요. 사람들이 이 모임에 오는 까닭을 생각하면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일 거예요. 아무래도 밖에서는 책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이에 따라 묵독 모임의 목적을 세 가지로 구분을 했어요. 책 읽는 습관, 동아리 유대감, 가치 있는 생각의 공유입니다.     

목표는 단기와 장기로 구분을 했는데 일단 첫 번째가 완독이에요. 완독이라고 하는 게 한 권을 책을 1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는다는 완독이 아니라 그 책을 충분히 읽는다는 의미에서의 완독이에요. 이는 또한 의식적이고 적극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에서 서평 쓰기를 할 거예요. 그런데 이것은 절대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개인이 어떠한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서평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구양수란 사람이 삼다 이야기하잖아요. 다독, 다작, 다상량 중에 다독이나 다상량만 있어도 안 되는 거고 결국 3개 다 있어야 한다는 건데, 통찰력은 좋은 책을 읽고 저자의 정연한 생각에 더해 제 생각을 정제하여 자신의 언어로 말하거나 쓸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러한 의미에서 글쓰기는 중요하다는 생각에 서평 쓰기를 목표로 두었습니다. 물론 두 줄, 세줄 이거는 안되죠.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조금 힘드시더라도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정도로 하셔야 합니다. A4용지 한 페이지에 24줄 정도 나오는데 그 정도는 쓰셔야 해요. 요청이자 의무입니다. 이게 좀 힘들 수도 있는데 정 힘들면 다른 글을 써도 돼요. 통찰을 기르거나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은 비단 책을 읽고 서평 쓰기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생각을 쓰면서도 가능하잖아요. 그러니까 본인이 일기를 쓰셔도 되고 신변잡기를 쓰셔도 되고 혹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자유롭게 쓰셔도 돼요. 그러나 가급적이라면 독서 모임이니만큼 서평을 쓰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발제! 이것은 발췌와 질문을 기록함으로써 향후 독서토론을 위한 자료 완성이라고 쓰여 있잖아요. 이 모임은 묵독 모임이니만큼 자기 자신이 책을 가져와 정해진 시간에 읽는 게 기본 형식이지만, 아마도 우리 독서 모임에서 운영하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책들을 많이 연계해서 우선 읽게 될 거예요. 이 프로그램의 취지 자체도 다른 프로그램과의 가교 구실을 하기 위함도 있고요. 그래서 거기서 선정한 책을 읽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여러 발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보도록 하는 다상량적 차원에서 이렇게 정했습니다. 발제는 명문화시켜도 좋고 글로 써도 좋고 생각을 하셔도 좋고 모임에서 얘기해주셔도 좋습니다.     

2차 목표는 중장기적인 목표인데 동아리 차원의 목표예요. 독서 모임 주체적 리더 양성 및 역량 강화한다. 제가 전 학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주체적 역량을 가진 분들이 많이 부족하다, 혹은 그렇게 참여할 수 있는 분들이 부족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임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를 양성해 나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리더의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저희가 기존 방식인 프로그램 단위에서 모집하고 그중에서 원하는 사람만을 동아리 회원으로 받는 방식을 버리고 무조건 동아리 차원에서 모집을 통째로 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분배하려는 이유이기도 해요. 각 프로그램 차원에서 모집했더니 동아리 차원에서 운영진으로 활동을 하는 이들이 부족했잖아요. 그러므로 동아리 운영진을 많이 만들기 위한 목표로서 전 회원을 모두 의무로 독서 프로그램을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임도 경험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니 이 동아리 공간에 대한 친숙함도 늘어나게 되며, 자주 보게 됨에 따라 유대감이 생기면 향후 운영진이 되기에도 더 쉬울 테니까요.     

사회적 리더 양성은 모임과 대학의 궁극적인 방향입니다. 독서를 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의 지성을 일깨우려고 하는 거잖아요. 이는 민주사회의 시민 양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죠.     

다음으로, ** *** 콘텐츠 강화 도서에 따른 발제 콘텐츠 확보 이것은 장기 목표와도 연관이 되는 겁니다. 서평집 완성에 관해서는 시 모임에서 작은 책을 엮을 계획을 말씀하셨는데 그것과 비슷해요. 나중에 잘된 것들을 모아서 자체적으로 서평집을 만들거나 다른 외부, 가령 학교의 교지에 서평 중 잘 된 것을 뽑아서 수록한다든지 혹은 별도의 지원을 받아서 서평 집을 만들면 좋겠죠. 요는 우리만의 자료를 많이 만들어 가는 겁니다. 서평집 완성과 따라서 몇 가지 요청드리고 있는 게 있는데 자신이 쓴 글을 혼자만 보기보다 같이 공유를 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하여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 번째는 개인적 차원으로서 블로그가 없으신 분들은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글을 계속 남길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브런치, 네이버, 티스토리, 알라딘, 학교 도서관도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요청사항이에요. 두 번째는 동아리 차원이며 의무로서 동아리 홈페이지에 기록한다. 저희 홈페이지 있는 거 아시죠? 그곳에 기록하고 함께 읽어볼 수 있으면 서로 피드백을 줄 수 있으니 좋죠.     

마지막 하나는 사회적 차원에서 학교 게시판에 생각이 담긴 글을 올리고 다수의 사람과 생각을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학교 게시판이라고 하면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도서관의 서평 게시판을 말하는 건데 거기에 직접 남겨보는 게 굉장히 좋아요. 도서관에 남기면 포인트도 줘서 그것을 모아 다른 것을 살 수 있고 다른 혜택들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여하튼 그렇게 특정 기간 동안 쓴 것을 모아 선별하여 출판까지 하는 거죠.  

독서와 관련된 대외공모라고 쓰여 있는 것은, 모임을 하다 보면 우리끼리 유대감이 생길 것 아니에요? 그러면 독서 관련된 많은 공모전이 있잖아요? 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장려하자는 차원에서 목표라고 적었습니다. 이것도 요청사항이긴 한데, 크게는 동아리 자체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 많이 노력하려고 해요.     

일정과 장소는 조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저 혼자 할 수 없으므로 인원 배치를 하고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괄호 안에 ‘조정 필요, 인원 배치 필요’라고 써 두었는데, 운영 기간은 2017년 2학기 9, 10, 11, 12월 까지죠. 시험 기간 빠지고 뭐 빠지고 하면 별로 안될 거예요. 한 2달 정도 될 것 같네요.     

운영시간은, 제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후 4시에서 5시 30분까지예요. 정확하게는 6시까지요. 4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25분 독서, 5분 휴식 x 3회라고 쓰여 있잖아요. 이거는 뭐냐면은 책을 읽는데 한 번에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분이 계신가 하면은 그렇지 못한 분이 계셔서 이런 식으로 시간을 잡아 놓은 거예요. 50분 집중하기는 어려워도 25분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잖아요. 25분 집중하고 5분 쉬고 25분 집중하고 5분 쉬고 타이머를 잴 거예요. 다만 이거는 안 지켜도 돼요. 책이 너무 재밌으면 중간에 끊기 그렇잖아요. 그러면 쉬는 시간에도 쭉 보시면 됩니다. 그게 어려우신 분들은 25분 동안 집중해서 보시고 5분 동안 호흡도 가다듬고 커피라도 한잔하시고 화장실도 한번 다녀오시라는 차원입니다.   


회장: 그럼 그렇게 하면 5분 쉴 때, 긴 호흡으로 읽으시는 분들께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나: 그거는 그분들께 양해를 구할 거예요. 긴 호흡으로 읽으시는 분들은 어차피 집중력이 높으므로 조금 시끄러워도 잘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이라고 믿어요. 다만 너무 떠들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쉬는 시간에도 가급적 바라는 것은 이겁니다. 단순히 쉬기보다 내가 읽었던 내용은 뭔지 내가 읽었던 책에 관해서 소개도 한 번 해보고 아니면 물어보기도 하고 이런 내용의 휴식이에요. 무조건 쉬라는 게 아니라. 궁금하거나 또 물어볼 것 있어요?     


선정: 콘텐츠 강화 차원에서 독서 관련된 대외공모 좋은 것 같아요. 초벌로 글을 써놓은 것을 발전시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서로 품평회 혹은 합평 같은 것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나: 아직은 그런 계획은 없어요. 유대감 강화가 되면 모여서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죠. 고마워요. 그럼 계속 진행할게요. 해당 방식은 강제 사항은 아님이라고 적어놨고 제가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아까 말한 바와 같고 5시 30분 ~ 6시까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거나 서로가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간단한 소개라는 부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제 생각으로는 아마 이 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여하튼 이렇게 한 달 동안 해보고 수정해보려고요.     

오전과 저녁 시간도 만들어 놨는데 그 까닭은 4시에서 5시 30분까지 어떤 분들은 참여할 수 있겠지만, 다른 분들은 한주 전체가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시간에도 와서 하실 수 있도록 이렇게 시간을 정해놨습니다. 화요일은 일단 시모임이 있어서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풍성하게 만들어놓으면은 한 번 정도는 오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고 이 시간에는 될 수 있으면 신규 회원들만을 자리에 두기보다 여러분들 중에 오실 수 있는 분들을 의무적으로 배치했으면 좋겠어요. 말하자면, 여러분들 중에서 이 시간대에 오실 수 있는 분들, 기존 회원 중에서 오전이나 저녁 시간에 오실 수 있는 분들이 그 시간대의 모임장으로 활동해주시는 거예요. 시간이 되시는 분은 제게 말씀해 주세요. 혹은 기존 회원들께 여쭈어서 제가 배치를 할게요. 우선 대략적 틀이 이렇고 시행 후에 세밀하게 조정을 할 거예요.     

참고로 일주일간 최소 참여 시간이 2시간 이상이어야 된다고 했어요. 책을 읽으려면 2시간은 해야죠. 횟수로 따지면 약 1~2회예요. 운영장소는 동아리방이라고 해놨어요. 동아리방이 여의치 않으면 사전에 프로그램 간에 조율할 수 있도록 하고요. 동아리방에서 하는 이유는 동아리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애착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에요. 어렵게 얻은 장소인데 잘 활용해야죠. 추울 때는 고구마도 갖다 놓고 같이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동아리가 따뜻하고 힐링이 되는 공간이라는 경험을 줘야죠. 그럼 다음을 봅시다!     

해당 프로그램의 참여는 ** *** 전(全) 활동 회원의 의무 사항이며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에 대한 회원의 참여는 선택사항이라고 적어놨어요. 전 활동 회원 공통 사항이므로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1회(2시간) 이상 의무 참여입니다.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 읽어도 되고 혹은 다른 프로그램 운영자분들께서는 이 프로그램에서 선정 도서를 읽어도 된다고 적극적으로 안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 회원 참여 의무라고 했으나, 해당 기수의 활동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여가 어려운 경우 사전에 사유를 밝히면 예외로 하는 부분을 마련할 거예요.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변동사항이 생길 수 있잖아요? 원칙이 있되 사정에 맞춰 최대한 유연하게 할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자발적이며 의식적으로 하는 거지, 의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니까요.     

자, 진행 방법! 프로그램 시작 전 ‘① 자신이 참여 가능한 요일과 시간에 체크한다.’ 이거는 단체 톡방의 투표로 미리 다 확인을 받을 거예요. ‘② 매달 초 짧게는 2주일, 길게는 한 달간 자신이 읽을 책을 선정한다.’ 이것도 받을 거예요. ‘③ 참여 가능한 일정과 선정한 도서는 문서화되어 구성원 모두가 열람 가능토록 한다.’ 이거는 좀 얘기할 게 있어요. 우선 두 가지 방식을 생각했거든요. 첫 번째는 큰 전지나 도표에 본인의 이름을 적는 거예요. 현황판처럼요. 이름, 참여일, 선정 도서 등을 체크할 수 있게 만들어 모두의 현황을 살펴보는 거죠. 전지가 아니라면 커다란 틀을 만들어 벽에 붙인 다음 각자의 이름이 적힌 작은 공간을 만들고 참여 현황이나 선정 도서 등을 바로 알 수 있는 현황판을 만드는 거죠. 그러면 참여율 등을 쉽게 알 수 있기도 하거니와 경쟁의식 같은 게 생겨서 좀 더 열심히 보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는 인원이 많으면 적기가 어렵잖아요. 할 수 있기 힘들다면 A4용지에 형식을 만들어 바로 적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생각했어요. 자신이 언제 왔고 무슨 책을 읽고 있으며 그 책에 대한 감상을 간단히 적을 수 있도록 양식을 비치하는 거죠.     


회장: 두 번째요! 왜냐하면, 벽에다가는 크게 사진이나 여러 가지를 꽂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거든요.     

나: 오케이! 알겠어요. 그럼 두 번째 방향으로 가는 것을 고려합시다. 다음은 해당 시간에 독서와 작문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의 참여는 의무 참여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될 수 있으면 독서하시고 전공이나 기타 모임의 목적에 반하는 공부를 하신다면 다른 곳에서 하시라고 안내한다? 혹은 자신이 정한 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한쪽에서 모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자기 공부하는 것은 인정한다?     


선정: 여기서 설정한 프로그램 시간에는 다른 공부를 하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하고 그 시간에는 모두 같이 그 시간에는 오로지 모임의 목적에 맞는 공간으로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싶어요.     

나: 독서, 작문시간 이외의 목적으로 해당 시간의 공간 이용은 인정하지 않을게요. 작문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신변잡기를 써도 돼요. 서평이 어렵다면 최대한 가볍게 쓸 수 있는 글을 쓰셔도 되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것, 책에 대한 것이 아니어도 돼요.

그럼 지금까지 이야기 한 묵독 프로그램에 대해 정리를 할게요. 참여 여부 및 독서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황판이나 기록물을 비치해 둔다고 했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25분 묵독, 5분 쉬는 형태를 세 번 하고 30분 토론하는 것을 기본으로 설정했습니다. 물론 조정될 수 있어요. 서평을 쓰거나 자기 생각이 담긴 글을 동아리 홈페이지에 남기는 경우도 참여 시간으로 인정한다는 것도 말씀드렸습니다. 다독뿐 아니라 다작과 다상량의 차원에서 비록 공식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시간을 설정하고 독서나 작문을 했다는 것을 인증하면 그것도 의무 참여 시간으로 인정할게요.     

독서 후 자신의 도서 간단하게 소개하거나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는 것도 말씀드렸습니다. 길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길어진다면 배달을 주문하고 먹으면서 계속 토론할 수도 있겠죠. 독서 후 도서 서평 작성도 말씀드렸습니다. 자기 블로그, 개인 블로그를 만들기는 요청사항으로 ** *** 홈페이지 서평 및 글 남기기는 의무 사항, 학교 게시판 및 도서관 게시판, 추후 해당 자료를 ** *** 기록물 및 소개 자료로 활용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끝으로 모임의 준비와 진행에 비용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서 편안한 음악과 더불어 커피나 차 등이 준비되면 좋겠어요. 다과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음악과 스피커는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도서는 각자 준비하되 어떤 책을 고를지 모를 사람들을 위하여 여러 책을 갖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매주 미리 단톡 방에 투표로 참여일을 확인하고 댓글로 선정 도서를 기재토록 할 예정입니다. 혹 참여자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는데, 도서관에도 없거나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은 사람에게는 미리 이야기하도록 하여 다른 사람이 구해줄 수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또 준비할 것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기타 모임장 이외의 각각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수 있는 핵심 멤버들이 필요합니다. 모임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약 한 달간 변화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수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는데 묵독이라고 부르기보다는 ‘고요 독회’라는 이름이 어떨까 싶어요.




토론은 약 2시간가량 계속되었고 거기에 나온 주요 이야기를 대략 정리해보면 이렇다. 기존의 모임들에 대해서는 예산을 분배하여 이들이 좀 더 만족스러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도록 요구했다. 예산은 책 지원 예산과 활동 지원금으로 나누었는데, 책 지원 예산은 모임에 진행할 책들을 자비로 전액 부담하게 하기보다 일부나 전액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했고 그렇게 지원한 책은 동아리에 되도록 귀속시킬 수 있도록 했다. 활동 지원금은 각각의 프로그램에서 모임장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비용으로 책이나 모임에 관련된 여러 활동이라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지원금이었다. 이렇게 하여 모임을 진행하는 모임장들이 적어도 비용에 관한 부담이 적을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 주었다. 이를 통해 다시 총 균 쇠 모임과 같은 아침 독회와 시모임, 영화 모임, 주말 모임 등이 개편되거나 신설되었다.     

회원들에게는 한 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과 더불어 추후 회의를 거쳐 적어도 한 학기에 한편 이상의 서평을 쓰는 것을 의무화했다. 다만 서평이 어렵다면 자신의 신변잡기에 관한 글을 적어도 한편 이상 쓰면 된다고 조건을 완화했다. 이렇게 기록을 남기면 자신의 독서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동아리로서도 자산으로 삼을 만한 것이 남기 때문에 동아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이러한 서평을 쓰거나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홍보는 기존에 학교 온라인 게시판이 예전보다 파급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는 대학생들이 가는 주요 사이트도 함께 홍보를 병행하기로 하고 벽보 등을 붙여서 오프라인으로도 홍보하기로 했다. 모임 장소는 동아리 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사용을 하면 다른 프로그램과 겹치지 않도록 미리 진행 시간대를 알리거나 겹치면 다른 장소를 섭외토록 했다.     

홍보와 더불어 회원제 방식도 어느 정도 개편했는데 기존의 회원제를 모두 폐지하고 회의를 거쳐 기수제로 모임으로 변경하였다. 이를 위해서 회칙을 전면 수정해야 했으며 충분한 회의를 거쳐 현재의 주먹구구식의 한 장 짜리 회칙이 아니라 체계를 갖추고 세분된 회칙을 만들어 종강 총회 때나 다음 총회에 공표 후 안건을 받아 최종 수정을 하는 식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 대다수는 시스템이 제대로 안정화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전부터 내려오던 관례나 전통 조자 제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에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게 우리가 떠난 다음에도 동아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입 요건, 프로그램 신설, 예산 분배, 회원의 의무, 홍보 방식, 회원제 방식 등을 대대적으로 개편을 하고 바로 시행에 옮겼다. 바로 시행에 옮길 것은 회의를 통해 통과시키고 이러한 것들을 이번 학기에 충실히 진행하면서 회칙으로 다듬어 그다음 학기에는 완전히 제도화할 것은 약속했다.     

이번 학기에 가장 중요한 목표는 동아리 운영에 핵심이 될 만한 단단한 회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국가에는 법이며 기업에는 기업이나 대학에는 여러 규정이 있듯, 우리에게도 체계화할 수 있는 회칙이 있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 주마다 혹은 못해도 격주에 한번 이상씩 회의를 위해 만나 회칙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동아리나 학교 환경에 맞춰서 조직 개편과 더불어 회칙을 개선하고 필요한 부분은 다른 동아리나 집단의 회칙을 참고했다. 또한, 일부는 우리 집단이 가진 독특한 가치관에 맞춰서 수정해 나갔다.     

그렇게 회칙을 계속 수정과 개정을 거듭하는 동안 회원 모집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회장과 부회장, 그리고 여러 임원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노력했다. 특히 부회장의 노력이 컸는데, 그는 틈날 때마다 동아리를 홍보용 전단을 곳곳에 붙이거나 새롭게 참여하는 이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분위기를 유도했다. 나 역시 그들이 모임 안에서 무언가를 이뤄가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을 썼는데, 무엇보다 그들이 이 모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일을 분배해주고 자신 스스로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한 학기가 끝날 무렵에 이르러서야 회칙이 간신히 완성되었다. 그러나 회칙이라는 게 공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든 참여 인원들과의 조율과 합의가 있어야만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회원들의 의견과 합의를 거쳐서 최종 공표를 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학기 말 종강 총회에는 회칙 개정안에 대한 발표와 더불어 3개월 동안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발표는 다음 학기 개강 총회에 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롭게 선출된 다음 학기 회장이 동아리의 회칙에 관하여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이번 학기만 동아리의 재건을 위해 도움을 주고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다시 나오겠다고 공표를 한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도 어렵게 만든 회칙을 흐지부지되게 한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사실 방학 이후에는 동아리와 다시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저 회칙 마련 이후로 내 할 일이 끝났다고 여긴 착각이었다. 이들은 동아리에서 회칙은 그저 불필요한 형식일 따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이러한 규정들이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우리의 노력의 결과물은 동아리 컴퓨터의 깊숙한 폴더로 들어가버렸다.

이러한 일을 거치게 되었음에도 당시에 이러한 개편과 새로운 프로그램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꽤 많은 사람이 독서 동아리에 회원으로 참가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개별적인 프로그램도 모두 활성화되었다. 사람이 많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여러 내부적인 이벤트들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물론 문제도 몇 개 있었는데, 동아리에 의무 사항이라고 만들어놓은 서평 쓰기나 모임 의무 참여에 관한 것들을 임원들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의무 불이행에 따른 페널티를 별도로 만들어 두지 않고 일종의 '넛지'정책으로써 사용한 터라, 학기 말이 되자 많은 회원이 잘 지키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그런데도 한 학기를 많은 회원을 모집하여 각각의 프로그램 잘 진행한 것은 꽤 높은 성과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문제가 있던 부분은 다음 학기 전에 보완해 나가면 될 일이었다. 나는 남아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학기를 마치면서 다시 동아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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