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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Nov 24. 2023

한류의 미래는 다양성에 달렸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 17화]

출처. 넷플릭스


 전성기를 맞은 한류가 망할 것이라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글을 쓰고 있지만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문화는 한류가 틀림없다.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에서나 인기를 끌던 한류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둔 적이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등 K팝 스타들이 발매한 앨범은 곧장 빌보드 차트로 직행한다.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빌보트 차트 1위도 해낸다. 비틀즈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K팝이 흘러나오고 우리가 비틀즈를 따라불렀듯 영국 청소년들은 BTS와 블랙핑크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에서 지구인들은 딱지치기와 달고나를 먹으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기생충은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문화는 한류가 확실하다.


 한류가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문화인 것은 틀림없으나 한류의 인지도를 측정하는 빌보드 차트, 넷플릭스, 아카데미는 아직도 서구 사회의 것이다. 10년 전 한류가 서구 사회 진출을 목표로 세웠던 다음 목표는 빌보드 차트, 넷플릭스, 아카데미 등의 플랫폼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아이돌 그룹,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과 작품이 한국의 음원·OTT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 각국의 영화가 한국의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되는 것이 한류의 다음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류가 다음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빌보드 차트, 넷플릭스, 아카데미 등이 인기 측정의 기준이 되는 건 서구 사회가 패권을 쥐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양성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빌보드 차트는 팝송(서양 음악) 외에도 힙합&재즈(흑인 음악)나 라틴(라틴 아메리카 음악)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K팝 아티스트의 활약으로 K팝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주로 K팝이 순위권을 점령한 국내 음원 차트와 대비된다. 


 세계 각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모여 있는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 ott 플랫폼에는 작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해외 진출 속도도 매우 더디다. 2010년 처음 해외(캐나다)로 진출한 넷플릭스는 6년 만에 전 세계 178개 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후발주자로 2019년에 출시한 애플tv, 디즈니플러스는 출시와 거의 동시에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면 토종 ott인 웨이브나 티빙은 이제 막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거나 아직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 "자막의 장벽을 1cm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라는 수상소감을 남겨 화제가 됐다. 전 세계 영화와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마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한국의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 등의 국내 영화제에 진입하는 외국 작품의 장벽은 이보다도 더 높다.


 물론 한류 플랫폼이 해외 플랫폼을 따라가지 못하는 건 자본과 인프라 규모 차이, 정치적 제도 등의 제약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양성을 수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국내 플랫폼이 외국보다 배타적인 것은 사실이다. K콘텐츠, K팝 등으로 일컬어지는 한류는 세계 정상에 섰다. 


한류 플랫폼은 과연 주변의 문화를 흡수할 수 있을까? 

한류는 과연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변화해야 할까?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는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이전화 읽기
1화: 프롤로그)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이유
2화: 글로벌 시장을 대하는 카카오의 민낯
3화: 싸이월드와 카카오의 공통점: 글로벌 시장 공략의 부재
4화: 영어는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5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하지 못하는 이유.
6화: 한류는 어떻게 세계를 휩쓸었을까?
7화: 1당 체제가 몰락시킨 홍콩 문화. 
8화: 세습정치로 몰락한 일본 문화.
9화: 한류의 미래는 몰락입니다.
10화: 잼버리 사태로 본 정치의 한류 길들이기.
11화: 차별을 방관한 정치가 망치는 한류.
12화: 세계는 한류에 열광하지만 한국은 세계를 차별한다.
13화: 노재팬이 있다면, 노한류도 있다.
14화: 한류를 감당하기에 너무 후진 한국 정치.
15화: 글로벌 한류팬은 기후악당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16화: 글로벌 시험대에 오른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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