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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Dec 15. 2023

한류의 미래가 선거제도에 달렸다?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 20화]

 한류가 오늘날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양성에 있었다. K팝은 외국인 멤버를 받아들였고, K콘텐츠는 글로벌 플랫폼에 론칭해 세계적인 문화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 정치는 대단히 폐쇄적이다. 외국인은 당연하고 국내 여성, 청년들에게도 폐쇄적인 곳이 의회다. 홍콩과 일본의 예로 보았듯 폐쇄적인 정치는 문화 발전의 장애물이었다. '50대 아저씨들'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 정치의 한류 발목 잡기는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나아가 한국의 글로벌화 마저 발목 잡을 것이다.


 세계화, 글로벌화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대학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글로벌학과가 생기고, 기업들은 저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러나 세계화나 글로벌화는 대학이나 기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과 기업이 백날 노력해도 정치인의 사고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세계화는 불가능하다.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 4차 산업혁명, 국제 전쟁 등이 화두다. 그런데 한국 정치는 아직도 '자유'와 '민주화'라는 이념 논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산진영의 대표국가인 중국과 자유진영의 대표국가인 미국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신냉전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한다. 신냉전을 치르고 있는 두 국가 사이에서도 이념논쟁은 자취를 감쳤다. 오직 한국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자유를 외쳐대고 있을 뿐이다.


 AI와 로봇이 일자리를 위협하고, 반도체·클라우드 등의 기술로 신냉전 시대가 열린 오늘날 한국 정치인들은 1940~80년대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정책은 현실과 괴리가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 잼버리·엑스포 유치 실패 사태를 보면 그 괴리감을 잠시 체감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만든 엑스포 홍보 영상 수준은 터무니없이 낮았고, 잼버리 대회는 세계적인 망신거리가 됐다. 그나마 한류가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회도 정치 입장에서나 만회이지, 한류 입장에서는 이미지 실추였다. 이처럼 정치는 계속해서 한류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것이다.


 50대 아저씨 중심의 시대착오적인 정치 문법에서 한국 의회가 벗어나야만 한류의 미래가 있다. 그렇다면 한국 의회는 50대 아저씨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나아가 여성, 청년, 외국인, 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로 진입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의회를 구성하는 조건인 '선거제도'가 50대 아저씨들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거제도는 의회가 폐쇄적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도록 세팅되어 있다. 결국 한국 의회가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한국 선거제도에는 어떤 문제가 있길래 폐쇄성이 짙은 의회라는 아웃풋이 나오게 된 걸까. 선거제도의 문제점부터 얘기해 보자.


'ㅁ 때문에 한류는 망하는 중입니다.'는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이전화 읽기
1화: 프롤로그)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이유
2화: 글로벌 시장을 대하는 카카오의 민낯
3화: 싸이월드와 카카오의 공통점: 글로벌 시장 공략의 부재
4화: 영어는 글로벌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5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하지 못하는 이유.
6화: 한류는 어떻게 세계를 휩쓸었을까?
7화: 1당 체제가 몰락시킨 홍콩 문화. 
8화: 세습정치로 몰락한 일본 문화.
9화: 한류의 미래는 몰락입니다.
10화: 잼버리 사태로 본 정치의 한류 길들이기.
11화: 차별을 방관한 정치가 망치는 한류.
12화: 세계는 한류에 열광하지만 한국은 세계를 차별한다.
13화: 노재팬이 있다면, 노한류도 있다.
14화: 한류를 감당하기에 너무 후진 한국 정치.
15화: 글로벌 한류팬은 기후악당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16화: 글로벌 시험대에 오른 한류
17화: 한류의 미래는 다양성에 달렸다.
18화: 폐쇄적인 정치 때문에, K팝은 반짝이다 망할 거예요.
19화: 세계 시장과 거래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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