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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Oct 29. 2022

거짓말의 순도와 관용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또는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




거짓말의 순도와 관용


거짓말


국어사전(네이버)의 정의에 따르면,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또는 그런 말.'이다. 거짓말이란 무엇인가? 참말이 아닌 말이다. 참말과 거짓말은 서로 섞일 수 없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참말은 거짓말이 아니고 거짓말은 참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참말과 거짓말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사실(있는 것)’이다. ‘사실’과 맞으면 참말이고, ‘사실’과 어긋나면 거짓말이다.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참말이고,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거나, 있는 것처럼 꾸며대면 거짓말이다.


2천3백 년 전에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아리스토텔레스 선생께서 벌써 정리를 해 두셨고, 2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거짓과 진실'의 정의는 그대로 수용이 가능하다.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 또는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고,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과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에서 발췌)


거짓말도 아니고 진실도 아닌


책, 신문, 방송과 수많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살펴본 켈리 X의 말, 글, 정보들 속에 상당히 우려할만한 과장과 왜곡이 있다고 해석되었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고, 때로는, 있는 것처럼 꾸며대는, 쉽게 틀통이 날 아이들의 '상황 회피용 거짓말'과 유사하게 앞 뒤가 맞지 않는 사실과 정보를 여기저기에 흩어 뿌리기도 한다. '에이 설마 이런 것을 그렇게 말했겠어?"라고 비교 분석 과정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명백하게 서로 충돌하고 있는 사실과 정보들이 한국 대중들에게 공공연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너무 단순하고 쉽게 드러나는 명백한 거짓 정보들이라 오히려 숨겨진 의도와 목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때로는, 어른들의 고도화된 거짓말 활용 전략과 같이, 전부가 아닌 일부를 교묘하게 조합하거나,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암시와 유도를 통해서 나머지는 마치 있는 것으로 우리가 짐작하고 상상하도록 이끌기도 한다. 온전한 진실은 아닌데 직접 거짓말은 하지 않는 숙련된 고급 기술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데 진실도 아니다. 그래서, 숨겨진 의도와 목적을 추적하지 않으면 거짓의 여부를 판별하기도 어렵다. 


기획된 거짓말의 위험


고도화된 거짓 정보에 노출되고, 알고리즘을 통한 편향된 유사 정보에 강화되고, 드디어, 당신이 그녀에게 작은 호감이라도 가진 심리 상태가 되면 절대로 의심하지 못하고 무조건 믿게 되는 가스라이팅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그 끝은 추종이다. 그때가 되면, "조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아?"라고 누군가 말한다고 해도, 지질한 세상 사람들의 '시기', '질투', '음해'라며 감싸고 옹호하게 된다. 급기야는, "그래도 나는 상관없어"라며 무지성적이고 맹목적이 되어 사실과 진실을 아예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잘 짜이고, 그럴듯하고, 의도적으로 기획된 거짓말이 위험하다.


거짓말에 대한 관용


거짓말에 대한 개인적인 관용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대체적으로 많은 부분이 사실이면, 일부분이 사실이 아니어도, 거짓은 아니다'라고 당신이 생각한다면, 켈리 X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녀의 삶과 성취의 많은 부분이 사실이고 우리가 선택하여 귀감으로 삼을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사실이 아닌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거짓이다.'라고 엄격하게 적용하는 편에 속한다면, '켈리 X가 거짓말을 하였다'라고 분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중들에게 공개된 사실만을 비교 분석한 결과로, 안타깝게도,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을 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하지만, 거짓말에 대한 개인적인 관용의 정도에 따라서, '켈리 X는 거짓말쟁이다', 또는 '켈리 X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라는 판단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거짓말이다


나는 '사실이 아닌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사실일 수가 없다'라는 생각이다. 적당히 80%쯤 사실이라고 해서, 사실의 비중이 높다고 해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확하게 ‘사실’과 맞으면 진실이고, ‘사실’과 한치라도 어긋나면 거짓말이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쟁이에 대한 기준도 동일하다.


영향력 있는 공적인 인물일수록 기준은 엄격해야


특히, 공적인 인물일수록 거짓말에 대한 기준은 엄격해야 하며,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클수록 거짓말에 대한 사회적 관용은 엄정하며 작은 거짓말도 허용되기가 어렵다고 본다. 개인적인 삶의 태도나 삶 자체가 젊은이들에게 모델이 되기를 원하는 인물일 경우에는 지나칠 정도의 자기 검열과 엄격함이 유지되어야 함을 명심해 주기를 우리 사회는 기대한다.


기업가의 허위 진술은 유죄 판결을 받기도


최근 어떤 미국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의 창업자이자 회장이자 CEO였던 유명한 기업가가, 해당 기업의 평판을 높이거나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허위 진술을 하고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였다는 이유로 기소가 되고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기소 검사는 "그는 투자자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는 명백하고 단순한 사기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기업의 평판을 높이고 비즈니스의 성공을 부풀리려는 의도에서 말한 기업가의 거짓말은 윤리적인 비난을 넘어서서 엄중한 법률적인 책임의 영역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의 투자는


개인의 삶에서 투자의 형태는 다양하다. 공개된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회사의 창업자나 대표자의 말을 믿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퇴직금 전부를 투자할 수도 있고, 성공 스토리에 감동을 받은 인물을 인생의 모델로 삼고 그의 길을 따르는 방식으로 인생을 투자할 수도 있고, 화려한 이력과 엄청난 재력에 매료되어 성공담을 담은 그의 책을 구매하는 투자를 할 수도 있고, 구입한 책을 읽는데 시간을 투자할 수도 있고, 그가 개최하는 고액의 성공 강좌에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등의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사기 혐의로 고발하기는 어려울지라도


그런데, 엄청난 후광으로 우리를 눈부시게 했던 화려한 이력과 엄청난 재력이, 자신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를 '조금 더 돋보이려는 욕심으로 부풀린 부분이 있었다'라고 고백한다면, 우리를 속였다고 사기 혐의로 고발하거나, 프랜차이즈 기업 관련 정보를 부풀려 제공하여 소비자를 기만하였다고 부당한 허위·과대광고 등의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존경해요', '저의 롤모델이에요', '덕분에 인생을 바꾸고 있어요'라고 더 이상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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