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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어크라우트

Sauerkraut

by Justrip


Sauerkraut

사우어크라우트는 독일을 비롯한 중앙유럽, 동유럽에서 즐겨 먹는 양배추절임입니다. 우리의 김치와 마찬가지로 배추에 존재하는 락토바실루스 등의 유산균이 증식하여 신맛을 내는 유산균발효음식이지요. 과거 대항해시대 때 장기간 항해를 하는 선원들은 채소와 과일섭취 부족으로 만성적인 괴혈병(비타민C결핍증)에 시달렸습니다. 출혈과 권태, 무력감 등을 동반하다가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지만 사실 레몬 한 두 개만 먹으면 해결되는 간단한 병이기도 하죠. 그런 상황에서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으며 항해하던 배에서는 괴혈병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타민 C와 U, K, 섬유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 설사와 변비예방, 위 건강 등 소화계통에서 효능을 보입니다.


사우어크라우트 만드는 법


재료

양배추 100%
소금 2%
많은 시간


만들기

0. 용기를 알코올이나 끓인 물을 이용해 소독해 줍니다.

1. 양배추를 채칼이나 칼을 사용해 얇게 쳐줍니다. 얇게 써는 것이 핵심!

2. 양배추 중량의 2%의 소금을 넣어줍니다. 저의 경우에는 1384g의 양배추이니 28g의 소금을 넣었습니다.

3. 온 힘을 다해 양배추를 괴롭혀줍니다. 꽉 쥐었다가 주먹으로 내리치고 손등으로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줍니다. 오른쪽 사진처럼 양배추의 즙이 빠져나올 때까지 눌러줍니다.

4. 잡균이 증식하지 않게 소독한 용기에 옮겨줍니다. 물을 채운 용기를 이용해 꾹 눌러주고 천을 한 장 얹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둡니다.

*발효과정에서 기포가 올라와 물이 끓어 넘칠 수 있으니 큰 쟁반이나 통을 받쳐 보관합니다.

짜잔

이렇게 최소 2주에서 4주간 발효시켜 쿰쿰한 냄새와 신맛이 올라오면 완성입니다! 맛이 어느 정도 들었다 싶으면 유리병에 담아 냉장보관 해줍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의 냉장고엔 무려 1년이나 보관 중인 사우어크라우트가 있다고 하네요.


느낀 점

양배추를 써는 일은 기분이 좋습니다. 종이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려 썰어내면 소리와 느낌이 짜릿하지요. 옆에서 지켜보는 친구들의 눈빛을 즐기는 것도 즐겁습니다. 양배추를 한 조각 씹어보면 약간 스티로폼같은 식감에 녹진한 달콤한 맛이 오묘합니다. 양배추를 꾹꾹 누를 때 알게 모르게 천천히.. 은근히 수분을 쏟아내는 게 웃기기도 합니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으니 양이 많을 때는 방망이 같은 도구를 이용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몇 년 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한 식당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한식당이라 김치를 포장판매 하기도 했는데, 해질 무렵이면 양손 가득 저녁장을 보고 귀가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매장에 들러 김치를 포장해 가는 일이 깨나 자주 있었습니다. 빨간 배추김치를 저녁 식탁에 올리겠다는 의미죠. 그들에게 절인 배추는 우리만큼이나 삶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는 음식인 것입니다. 오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괜스레 뿌듯하기도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하루는 도시의 멀끔한 대형마트 한가운데에서 드럼통에 담긴, 100kg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우어크라우트를 보고는 고향의 재래시장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음식은 무언가와의 연결인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과 시간과... 다음번엔 소시지를 한국식으로 만들어 같이 곁들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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